뜸한 일기/가족

스페인 고산, 우리 가족이 추운 계절을 맞는 방법

스페인 산들무지개 2016. 11. 3. 22: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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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인은 지난주부터 서머타임제가 해지되고 이제 본격적인 겨울 시간대로 왔습니다. 낮이 점점 짧아지고 밤이 점점 길어지는 추운 계절이 다가온다는 신호이지요. 벌써 낮이 짧아져 아이들이 학교에서 돌아오면 어둑어둑해져 더는 야외활동은 할 수 없답니다. 


그런데 이 추워지는 계절, 우리 가족은 알아서들 잘 추운 계절 대비를 하게 되었습니다. 


어느 날 아침, 저는 뛰지 않으면 안 될 것 같은 기분이 들었습니다. 아침 일찍 일어난 저는 평소와 마찬가지로 신문 보는 습관으로 인터넷 신문을 읽기 시작했습니다. 그런데 좋은 소식은커녕, 죄~다 까도 까도 나오는 최순실 게이트에 화가 나기 시작한 것입니다. 한국에 있는 우리 국민들은 얼마나 마음 아프고 화나고 배신감에 빠져 있을까, 얼마나 충격일까? 제가 더 걱정되었지요. 그러다, 마음을 아프게 하는 이 소식들에 화가 나 들판 한 바퀴를 뛰기 시작했습니다. 에이~ 정신 건강을 피폐하게 하는 소식보다 그 시간에 이렇게 내 몸을 건강하게 하는 게 훨씬 효율적이란 생각이 들었지요. 그래서 그때부터 지금까지 저는 뛰기 시작했습니다. 아이들 등교 보내기 전 약 25분 정도를 뛰게 되었답니다. 



엄마는 아침 달리기 2km 


이것이 제가 추운 계절을 맞는 방법이었습니다. 아침에 한 번 뛰고 오면 몸도 마음도 가벼워져 상쾌하고 추위도 달아나 기분이 좋더군요. 뭐, 아직 7일밖에 되지 않았지만, 그래도 쭉~ 이렇게 하기로 했답니다. ^^*



해가 떠오르기 직전 뛰다가 찍어본 비스타베야 풍경입니다. 처음 3일은 움직이지 않던 근육이 결리더니 이제는 더 뛰고 싶은 마음이 들었답니다. 물론, 숨이 차서 뛰다가 걷다가를 반복하지만, 상쾌한 아침 공기 마시는 일은 아주 기분이 좋은 일입니다. 



아빠는 보관해 둔 한국의 마사지 팩을 꺼내기 시작했어요~


산똘님은 추운 계절만 되면 어깨가 결리고, 근육이 마비되는지 모르겠어요. 자신의 구명조끼라고 불리는 한국에서 사 온 마사지 팩은 꼭 꺼내어 사용한답니다. 여러분이 이미 아시는 분도 계시겠지만, 이 남편에게는 이 마사지 팩이 소중하지 않을 수 없다네요. 안타깝게도 하나가 터져버려 지금, 한 개로 버티고 있다는 사실...... 



자~ 이렇게 마사지 팩과 발을 넣을 수 있는 보온 발 덮개, 고무로 된 보온 물통(침대를 따뜻하게 하려고) 등을 꺼내어 추운 계절을 대비하기 시작합니다. 


그런데 아이들은? 


아이들은 야외에 나가 노는 걸 두려워하지 않게 옷 든든히 입히고 마음껏 놀게 둡니다. 



겨울 시간대로 옮겨져 낮이 엄청나게 짧아졌지만, 

아이들과 함께 자주 산책을 하거나 채소밭에서 아직도 나고 있는 채소를 수확합니다. 



아이들 도움으로 수확한 몇 안 되는 채소밭 채소



이것은 루꼴라인데, 우리 밭에 지금 루꼴라 풀이 한창 자라나고 있어 잘라와 닭들에게 모이로 줬습니다. 

먹어도 먹어도 넘쳐나는 야생 풀이거든요. 



집으로 돌아오는 길, 양 떼도 집으로 돌아간다고 메에에에~ 웁니다. 



이렇게 야외 활동이 두려워지는 계절이 점점 다가오지만, 아이들과 자주 산책을 하려고 노력합니다. 이제 자전거도 타는 아이들이니 다 함께 들판 한 바퀴 돌고 오는 일도 참 좋습니다. 



집밥, 반찬에 신경 더 많이 쓰고 있어요~


집밥은 언제나 잘 먹어야 좋은데, 날씨가 변하는 계절, 특히 추운 계절은 면역력이 떨어져 참 걱정이더라고요. 특히 유행성 감기에 걸려 골골대는 때가 다가오기 때문에 항상 집에서 먹는 밥은 신경을 더 쓰게 됩니다. 면역력에 좋은 반찬이 어떤 것인지 잘 모르지만, 하루하루 다양한 재료와 반찬을 먹으면 면역력이 생기지 않을까 생각되었답니다. ^^



밥 먹을 때마다 매번 사진 찍는 걸 잊어버려 몇 장 없는데 요즘 먹은 음식들입니다. 

보통 4첩 반상이 되도록 노력하는데 ^^; 중복되는 반찬들도 있답니다. 

템페(인도네시아 두부) + 고수 나물, 부추 달걀말이, 감자 당근 채소 조림, 샐러드 



병아리콩으로 만든 전, 구운 만두, 어묵과 감자 당근 간장 조림, 깍뚝 샐러드(토마토, 양파, 오이, 아보카도) 



어묵 무 당근 조림, 치즈를 넣은 달걀말이, 오징어 양파 간장 볶음, 샐러드 

그리고 백김치. 

사실, 피클이나 김치는 항상 밥상에 오르는 음식이지요. 



숙주 간장 조림, 생선빵가루튀김, 

대만식 두부라는데 두부 구이에 양송이 버섯 브로콜리 볶음, 무 말랭이 무침 



제가 요리할 때는 매번 이런 식으로 한답니다. 꼭 4첩이 되도록 노력하지요. 그래봐야 뭐 별것 없는 듯하지만 제게는 꽤 신경 써서 하는 요리가 아닐 수 없답니다. 남편이 요리할 때는 스페인식 요리로 반찬이 없는 다른 풍경이 생성된답니다. ^^



추위와 어둠을 두려워하지 않는 불놀이~ 


점점 추워지는 계절, 어둠이 쉽게 내려앉는 밤들...... 

우리는 이 계절의 변화 앞에서 어떤 작은 의식을 하기로 했답니다. 아이들이 겨울만 오면 아마 이런 의식이 꽤 큰 추억으로 남을 것 같아요. 계절을 인식하는 방법이기도 하고, 계절 앞에서 겸허해지는 방법이기도 합니다. 



집에서 먹고 난 치즈 통을 재활용하여 만든 등불입니다. 

둥근 통을 오븐 종이(유산지)로 이어 붙어 저렇게 등을 만듭니다. 

유산지를 접을 때 안쪽에 나뭇잎을 덧대면 참 예쁩니다. 



이 등에 작은 초를 넣어 불을 붙이고 들판을 한 바퀴 돌기로 합니다. 



점점 추워지는 이 저녁 밤, 아이들도 몸소 추위를 느낍니다. 

이제 어둠의 계절이 온단다. 우리는 어둠을 두려워할 필요가 없단다. 

이 등불을 밝히고 씩씩하게 걸어가면 두려울 것이 없어. 

좀 추워지면 이 작은 등불에 의지해 집으로 가면 돼~



아이들은 신났습니다. 


이렇게 겨울을 맞이하는 등불 의식도 끝나고, 이제 우린 열심히 추운 계절을 즐길 차례입니다. 뭐 별난 방법은 아니지만, 이렇게라도 어수선한 세상사에서 내 삶을 지키는 방식이 아닐까 싶습니다. 

여러분도 추운 계절 건강 유의하시고요, 나름대로의 면역력을 키우는 방법 한가지씩 알아서 서로 건강 유지하기로 한 번 노력해봐요~ 

 


여러분, 오늘도 즐거운 하루 되세요~~~



블로그에서는 하지 않은 맘껏 수다방으로 놀러 오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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