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 이야기/음식, 식재료

갓 구워낸 빵은 '위험'하다(?)는 스페인 사람들

산들무지개 2016. 11. 20. 02: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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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인 사람들의 빵에 대한 고집, 정말 신기해요...



저는 스페인에 오래 살면서 보아온 신기한 행동 습관에 항상 의문을 제기해왔습니다. 한국에서는 전혀 의심 없던 것들이 이곳에서는 날개를 달고 의심스러웠으니 말입니다. 


신혼 초에 말이죠, 슈퍼마켓에서 파는 막 구워나온 빵을 즐겨 사 먹었습니다. 


빵이 나올 시간대에 가서 따끈따끈 모락모락 맛있는 빵을 집으면서 냄새도 맡고 으아~ 좋아라, 감탄하면서 사옵니다. 사오자마자 집에서 아침으로 툭 떼서 먹는 그 맛은 참 좋지요. 그런데 남편, 산똘님은 언제나 "난 식으면 먹을게." 하는 겁니다. 


어느 날은 아래층의 할머니와 슈퍼마켓에서 마주했습니다. 


따끈한 빵을 집어 드는 저에게 할머니는 그러셨습니다. 


"에구구! 따뜻한 빵 먹으면 안 돼~! 소화 안 돼!"


에잉? 소화 안 된다니?! 그게 말이 되는 것이여? 하면서 산똘님께 물어봤지요. 그랬더니 이 남편이 하는 말도 참 웃겼습니다. 



"따뜻한 빵 먹으면 빵이 뭉쳐서 위에 들어가면 소화가 안 돼! 그래서 스페인에서는 보통 따뜻한 빵은 먹지 않아! 특히 제과점에서 갓 구워낸 빵은 완전히 식었을 때 사는 거야!" 합니다. 


으악?! 정말?! 이것은 무슨 소리이지? 한국에서는 따뜻한 호빵도 먹고, 따뜻하게 데워주기도 하던데...... 자고로 음식은 따뜻할 때 먹어야 원기 회복되는 것 아니야? 하면서 의아하게 생각했었죠. 


그리고 이곳 고산 마을에 이사 와서도 매일 빵 가게에 들르면 아줌마가 하시는 말씀, 


"지금 빵이 너무 따뜻하니까, 좀 식혀서 먹어! 따뜻할 때 먹으면 소화 안 되고 배가 부풀어 올라!" 


에잉? 이것도 무슨 소리인가? 배가 부풀어 오른다고? 


그런데 알고 봤더니 말이죠, 스페인에서는 이런 비슷한 문구가 마치 사실인 양 알려져 있습니다. 마치 속담처럼 전해오는 빵에 관한 몇 가지는 다음과 같답니다. 




뜨거운 빵과 듬성듬성 나오는 우유는 적은 무리의 가축 떼와 있는 양치기와 같다?!

Con pan caliente y leche añojal, medra el pastor como un perujal.


차가운 물과 뜨거운 빵은 결코 편안한 배를 만들지 못한다?!

Agua fría y pan caliente, nunca hicieron buen vientre.


차가운 물과 뜨거운 빵은 사람을 죽인다?! 헉?!!!

Agua fría y pan caliente, matan a la gente.


뜨거운 빵을 먹을 때에는 샘물은 마시면 안 된다?!

Cuando comieras pan caliente, no bebas de la fuente.


뜨거운 빵을 먹는 것은 치아를 망하게 한다?! 헉?!!!

Al pan caliente metelle el diente. (!)


그리고 이런 말도 있지요. 


"오렌지를 먹으면 임산부의 모유를 끊고, 뜨거운 빵을 먹으면 몸의 털을 자라게 하여 (모유가 끊어진다) 헉?!!!

Por último parece ser que "la mujer tenía algunos alimentos prohibidos, como las naranjas porque creían que cortaba la leche o el pan caliente porque daba “pelo”.


정말 믿거나 말거나 한 미신 같은 말이 스페인에서는 전해져오고 있더라구요. 100명 중 90명은 절대로 따뜻한 빵을 먹으면 안 된다고 우기는 판입니다. 실제로 이 주제로 여러 군데에서 포럼도 있었고요, 대부분이 안 된다고 찬성하는 분위기, 정말 믿을 수 없었지요. 그래서 정말 왜 따뜻한 빵이 몸에 좋지 않을까? 하면서 웹에서 정보를 찾았는데요, 하는 말이...... 





빵이 구워진 후에는 일정하게 안정되는 과정을 거친다. 이 과정을 deshorneado(오븐에서 꺼내 식히는 과정)이라고 하고, 실제적으로는 빵이 (식으면서도) 구워지는 과정의 일부이기도 하다. 이 빵에는 여전히 습기가 과하게 있고, 속은 뜨겁고, 발효 중 사라지지 않은 가스를 발견할 수도 있다. 이런 과정에서 바로 먹어버리면 그 가스가 위장의 소화를 불편하게 하고, 맛은 그렇게 좋지 않다. 그래서 몇 분 더 기다려 어느 정도 안정된 빵이 되어, 식혀서 먹어야만 한다. 



-야후 에스파냐의 질문에 관한 베스트 답 일부



우와! 한국 사람들 이 말 들으면 할 말 없어지는 것 아니에요? 

한국에서는 아침에 막 구워낸 따뜻한 빵을 사러 가는 덕후(애호가)들도 있는데 말이죠.... 따끈따끈한 호빵은 또 어떻고!!! (아~! 호빵 먹고 싶어지는 계절입니다)


게다가 신선한(?) 빵이라며, 따뜻함을 유지하며 파는 사람들도 있지요. 

(전, 따뜻한 빵을 '신선한' 빵이라고 하는 것을 도무지 이해할 수 없습니다. 빵이 따뜻하기만 하면 신선하다는 말은 좀 이치에 맞지 않습니다. 밀가루가 막 재배되어 나와 신선한 것인지, 오래된 밀가루라도 빵으로 갓 구워내면 신선한 것인지... 정말 알 수가 없습니다)


사실 스페인 사람들은 왜 따뜻한 빵이 소화 장애를 일으키는지 잘 모르고, 이런 말을 습관적으로 합니다. 

오늘도 빵집에서 어떤 할머니가 빵집 주인장에게 그러시더군요. 


"이 할망구, 소화 안 되어 죽는 꼴 보고 싶어? 난 식은 빵으로 줘!" 하고 말이죠. 

정말 신기한 스페인 사람들의 빵에 대한 관념이었습니다. 



오늘도 즐거운 하루! 


"스페인 시골 할머니의 민주주의" 

'뮤즈'의 방에 글이 올라왔습니다. 

클릭하세요~

http://spainmusa.tistory.com/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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