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 이야기/생활, 문화

한국 교민이 말하는 스페인이 살기 좋은 점 몇가지

스페인 산들무지개 2017. 1. 5. 21: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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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발 1,200m의 스페인 고산 [참나무집] 식구는 겨울 방학을 맞아 발렌시아의 스페인 할머니 집에서 시간을 보냈답니다. 그동안 접해보지 못한 도시 생활에 아이들도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즐겁게 지냈습니다. 그동안 못 본 사람들 보는 것도 하나의 일과가 되어서 저는 드디어 한국 교민 친구를 만날 기회를 잡았습니다. 우리가 못 본 지도 1년이 다 된 듯하네요. 


한국 교민 친구가 발렌시아에 터를 잡은 지 2년이 넘어가는 시점에서 우리는 스페인 생활에 대한 이야기를 자연스럽게 하게 되었습니다. 공원에서 만나 아이들은 신나게 인라인스케이트를 타거나 미로 정원에서 헤매는 동안 오랜만에 우리 말로 수다를 떨자니 시간이 가는 줄 몰랐답니다. 


아이 둘을 스페인 학교에 보내는 친구는 이곳 생활이 이제 많이 적응되었다고 하는데요, 가장 좋은 점을 '여유'라고 뽑았답니다. 


여유라...... 


물론 이 여유는 '경제적으로 풍부하다'는 여유를 말하는 것이 절대 아닙니다. 


사람의 여유, 환경의 여유, 공간의 여유, 삶의 여유 등을 말하는 것이랍니다. 


저도 이 말을 꺼내기 전에 시부모님댁 청소하시는 도우미 덕분에 꽤 놀란 일이 있었습니다. 가사 도우미께서는 아침 8시 30분에 출근하여 점심시간 12시 30분 즈음에 퇴근하는 파트 타임 일을 하시고 있지요. 그런데 청소를 하시다 말고, 잠깐 부엌으로 가시더니 30분 간식 타임을 가지시더라고요. 4시간 파트타임이라도 이렇게 여유롭게 쉬는 시간이 있다는 사실에 왜 놀랐는지...... 이것이 오히려 스페인 사람들에게는 당연한 쉬는 시간(권리) 임에도 '겨우 4시간 일하는데 무슨 쉬는 시간?'이라며 놀라는 저 자신이 오히려 더 놀랐습니다. 그렇다고 일을 하지 않는 것도 아닌데 말이지요. 


한국에서는 스페인 사람들을 게으르다고 오해를 하십니다. 유럽 내에서도 가장 노동 시간이 긴 나라 중의 하나인데도 이런 선입견이 있습니다. 오히려 독일 사람들이 근무 시간이 유럽 내에서 가장 짧답니다. 그런데 노동시간은 길지만, 쉬는 여유가 있는 부분에서 게으르다 오해를 하시는 것 같더군요. 이것이 당연한 권리인데 말입니다. 


아무튼, 그래서 친구와 나눈 여유를 들어보니 다음과 같았습니다. 



학교에서의 여유 


학부모와 만나 이야기를 들어보면 아이들의 교육 목적이 경쟁이 아니라, '참여와 연대'라는 의미로 이해되어 따돌림당하는 이들이 별로 없다고 합니다. 오히려 함께 하는 사회인의 한 부분이라는 교육이 좋다라고 합니다. 


그것과 마찬가지로 아이들의 쉬는 시간도 엄청나게 길어 야외에서 노는 활동이 많아 그런지 옷이 자주 해어지고 구멍이 나는 이변을 겪었다고 하네요. 아무래도 점심시간이 2시간 이상이니 밖에서 노는 일이 많아 그런가 봅니다. 

또한, 과외(?) 활동으로 공부보다 신체적 발달을 위한 특별 활동이 더 많다고 하네요. 그래서 인라인스케이트도 이렇게 재밌게 타면서 학교에서 배운다고 하네요. 




스페인의 좋은 날씨에 영향받는 레저 여유


날씨가 온화하여 언제나 즐거운 마음이라네요. 물론 비 오고 흐린 날도 있지만, 4계절 무엇이든 야외에서 할 수 있는 다양한 일이 있어 좋다고 합니다. 여름에는 뜨거운 해변에서 봄, 가을에는 산책 겸 산행을, 겨울에는 스키장에서...... 스페인 날씨는 집안에만 박혀 있을 수 없는 신비한 힘을 발휘하여 언제나 외출하는 그 즐거움이 있다고 합니다. 



스페인의 값싼 장보기 


한국 사람들이 스페인에만 오면 감탄하는 부분이랍니다! 마트에 가면 채소나 생선, 육류가 아주 저렴하다는 사실. 한국과 비교하면 입이 떡 벌어진다고 합니다. 

실제로 한국 친구가 이곳에 정착해 살면서 언제나 하는 말이었습니다. 


"이렇게 많이 샀는데 20유로밖에 안 해~ 한국 같으면 10만 원 훨씬 넘었을 텐데......!"


게다가 신선한 지중해 채소와 과일이 언제나 원하기만 하면 싼값에 살 수 있어 참 좋다네요. 

유럽의 식탁을 책임지는 채소가 스페인 지중해 연안을 따라 생산되기 때문에 정말 밭에서 뜯어먹는 기분입니다. 또, 요즘은 스페인 내에서도 망고, 아보카도, 바나나 등의 열대 과일이 많이 생산되고요, 게다가 오렌지, 감, 사과, 딸기, 체리 등은 말할 것도 없이 싼 값에 나오고 있어 참 좋습니다. 맛도 참 좋고요. ^^*




건강한 지중해식 스페인 음식 


스페인 음식이 짜다고 하는데 보통 식당에서 파는 음식들이 그런 경우이고요, 일반 가정에서는 부드럽고 연한 음식이 주입니다. 물론 특유의 염장한 재료를 쓴 음식은 짜겠지만, 일반 가정에서는 과장되지 않는 재료 특유의 맛이 나는 음식을 만들어 먹는답니다. 


"스페인에서 딱 한 번 짠 음식 먹었고, 대부분은 적당히 짜고, 맛있었어요. 스페인 음식은 정말 입맛에 맞아요."


신선한 채소를 많이 사용하는 스페인 요리는 버터 대신 올리브 오일을 사용하여 느끼하지 않고, 또 한국인 입맛에 맞게 마늘과 파프리카를 사용해 맛도 일품입니다. 생선, 해물, 육류, 곡류, 채소 등 매일매일 바꾸는 식단이기 때문에 첫인상은 단순할 수 있어도 매일 반복된 똑같은 음식이 아닌, 매일 다른 음식을 먹는다는 장점이 있답니다. 

 


스페인 사람들의 여유로운 운전 


한국에서 10년 경력 이상의 운전자인 교민 친구는 이곳에서도 운전하고 다닙니다. 그런데 처음 운전대를 잡았을 때 믿을 수가 없었답니다. 


"한국에서는 깜빡이 켜도 차선 변경하는데 몹시 어려워요. 그런데 이곳에서는 다들 여유가 있는지, 속도를 늦춰주고 다들 쉽게 길을 터주더라고요. 정말 운전하기 편하고 여유가 있어요."


저도 이 말에는 대찬성을 했답니다. 사실 재작년 한국에 갔을 때 차선 변경하다가 접촉사고를 낸 적이 있거든요. ㅠㅠ 뒷차가 속도를 줄이지 않고 일부러 들이박은 것인지 제가 거리 측정을 잘못한 것인지...... ㅠㅠ 아주 살짝 스쳤지만, 스페인식 운전 습관으로 했다가는 이런 사고가 나는 한국의 운전 현황에 좀 놀라기도 했답니다. 




스포츠가 생활화된 스페인 사람들의 일상 


스포츠라고 하면 너무 거창하고 운동이라 하면 일상적이지 않은 듯하고...... 

한마디로 이곳 사람들은 어떤 '활동'을 하기에 아주 적절한 환경을 갖추고 있답니다. 수영장에서부터 무용이나 피라테, 요가 등 아주 다양한 환경이 조성되어 시에서 운영되는 경우가 많답니다. 그런데 가격이 아주 저렴하답니다. 


일반인 상대로 하는 시에서 운영하는 라 카사 데 쿨투라(La casa de cultura, 문화의 집)에서는 대체로 무료인 경우가 많고요, 또한 공립 수영장인 경우에는 가격이 엄청나게 저렴하여 원하면 쉽게 이런 활동을 즐길 수 있답니다. 



저도 공립 야외 여름 수영장에서 하루 2시간 주 5일 수영 인텐시브 코스를 했는데 30유로 이하의 수강료를 내고 했던 기억이 나 감탄을 했습니다. 


"아~ 그렇구나. 그런 점에서는 정말 살 만하구나."


그렇게 우린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다 아이들과 점심 도시락 김밥도 먹고 즐거운 한 때를 보냈습니다. 그런데 마지막으로 나눈 대화가 참 재미있었습니다. 


"우와~! 한국에서는 이렇게 엄마들이 만나서 아이들을 놀게 하는군요?"

"그럼요. 그런데 한국에서의 살기 좋은 점은 공원에서 놀면서도 음식을 배달할 수 있다는 거예요. 여기선 그런 게 없어서 직접 음식을 싸가지고 가야 해요."

"하하하~! 맞네요. 한국에서는 공원에서 짜장면도 배달하고, 맛있는 음식 배달해서 펼쳐놓고 먹을 수 있을 텐데 말이에요."


그러고 보니, 정말 다 장단점이 있는 세상사입니다. ^^* 



여러분, 오늘도 즐거운 일 가득하시고요, 보람찬 하루 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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