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 이야기/생활, 문화

한국인이 생각하는 스페인 남자에 대한 환상과 오해

산들무지개 2016. 11. 24. 01: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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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스페인에 여행 오시는 우리나라 사람들 인구수가 아주 많아졌습니다. 전과 비교하여 단체여행이든, 개인여행이든 많은 분들이 스페인에 다녀간 경험이 있으시더라고요. 그리고 제 블로그에 찾아오시는 많은 분들도 이미 스페인 여행을 하셨고요. 물론, 아직 미지의 영역으로 남아 있는 분들도 있습니다.  


그래서 그런지 요즘 많은 분이 스페인에 관하여 물어보십니다. 

그중 단연 제가 신기하게 생각한 것은 "스페인 남자"에 대한 것입니다. 스페인 남자 하면 어쩐지 정열적이고 여자를 유혹하는 기술이 상당할 것으로 보입니다. 어떤 분은 스페인 남자는 가슴에 털 많고 마초적인 남자라고 정의를 하셨어요. ^^ 또, 어떤 분은 돈 키호테(Don xijote) 식의 중세 기사풍의 로꼬(loco, 정신 나간 사람)? 많은 분이 환상과 오해를 하고 계셔서 여기서 오늘 몇 자 적습니다. 




자, 여기서 스페인 남자에 대한 환상과 오해를 제가 아는 선에서 콕 집어서~, 넘어서~ 가보겠습니다. 

(저와 의견이 다른 사람들도 있을 거예요, 이런 남성에 대한 판단은 다 절대적이라고 할 수는 없지요.)



스페인 남자에 대한 환상과 오해, 그 진실



1. 스페인에서 '마초(macho)'라 하면 큰일 나요


이 단어는 지역에 따라, 상황에 따라, 그 느낌이 다르게 받아들여지게 된답니다. 그래서 한국분이 스페인 사람과 대화하시게 될 때는요, 조심히 상황 파악하고 이 단어를 사용해야 합니다. 


'마초'는 세계화된 스페인어 단어 중 하나이지요? 일명, '동물의 수컷'을 뜻하기도 하는데요, 보통 '황소처럼 힘이 센 남자'로 정열적이고 근육질에 정력 좋은 남자를 뜻하기도 한답니다. 그런데 스페인에서 '마초'라고 스스로 대견해하면서 자신을 가리키는 남자들이 있습니다. 보통의 스페인 사람들은 이런 마초를 탐탁지 않게 생각합니다. 


왜냐구요? 그 속에는 자신은 우월한 존재이며, 우쭐대면서 여성을 비하하는 태도를 은연중에 갖고 있다는 모습이 포함되기 때문이지요. '마초주의(machismo)' 혹은, '마초 신드롬'이라는 말과 일맥상통한다고 보면 됩니다. 



▲ '마치스모(마초주의)는 (여성을) 죽인다.'라는 로고로 청소년 교육을 합니다. 

"La maté porque era mía.(내 여자라 내가 죽였어.)"란 마치스모의 전형입니다. ㅠㅠ

스페인 사람들은 이런 문구를 혐오합니다. 



스페인 남자가 스스로 난 "이베리아 마초야!"하고 으스댄다면 아무리 매력적이라도 좀 경계해야 합니다. 마찬가지로 한국 남자가 스페인 여자들에게 인기 끌기 위해 "난 한국 마초야!" 그러면 겉으로는 웃지만, 속으로는 당황하는 스페인 여성들도 있으니 조심하시길 바랍니다. 

 


2. 스페인 남자의 사랑, 정열? 냉정? 


이 주제 관련 정보를 찾다 조승연, [유러피언 러브 스타일]이라는 책에 나온 내용이 돋보였습니다. 각국의 러브 스타일을 조목조목 정리한 정보형 에세이인데요, 그 속에 표현된 스페인의 사랑은 역시나 '정열'이라고 표현되어 있더라구요. 


뭐 스페인 사람들의 사랑 방식은 각 개인에 따라 확연히 차이나는 것은 여느 나라 방식과도 같습니다. 


스페인 사람들이라고 해서 정말 정열적일까? 그것은 아니라고 봅니다. 이것도 지역에 따라 확연히 달라지는데요, 우리가 보통 이야기하는 정열, 플라멩코, 투우 등은 스페인 남부 지방의 이야기이고요, 사랑도 마찬가지일 겁니다. 그래서 그런지 [토이 스토리3]에서 Buzz Lightyear가 메뉴얼이 바뀌어 '스페인 버전'으로 돌아가는데요, 그 속에 버즈는 플라멩코 춤을 추면서 이쁜 아가씨를 꼬시는 버즈로 변하고 맙니다. 그는 여자에게 이렇게 달콤하게 속삭입니다. 


"오! 사막 속에 핀 아리따운 꽃 한 송이이여!" 

하면서 사르르 녹는 스페인어로 제씨를 꼬십니다. 제씨도 홰에엑 약간 심장이 벌렁벌렁해지죠? ^^ 이 말에 홱 넘어가지 않을 여자들 있을까요? 




이렇게 스페인 남자하면 어쩐지, 아름다운 말로 여자를 꼬드기는 기술이 상당할 것 같죠? 그런데.... 스페인어 특성상, 표현법이 참 감성적이라 그럴 수도 있어요. 


또, 지방마다 그 특색도 다양합니다. 만약 그대가 북쪽에 산다면 이런 스페인 남자는 기대하기 어렵습니다. 북쪽으로 올라갈수록 스페인 남자의 사랑 방식은 "냉정, Cool~"입니다. 전 발렌시아에 살고 있지만, 제 주위의 친구들이 서로 사귈 때 도대체 이 친구들이 사귀는 것인가, 아닌가 할 정도로 몰랐습니다. 까딸루냐 사람들은 더합니다. 이들은 남부 사람과는 확연히 차이가 나기 때문에 스스로를 스페인과는 다른 사람이라고 명명하기를 좋아합니다. 


그만큼 남들에게 알리지 않고, 쿨하게 애인으로 발전하여 결혼까지 가는 사람들이 있다는 말이지요. 어느 순간 봤더니 저 친구 둘이서 같이 다니드라, 어? 같이 다니더만, 결혼까지 하게 될 줄 몰랐네....  


또 한국처럼 서로 애인하자, 너 내 애인 맞지?, 결혼은 언제 해?, 등등의 집착적 사랑(스페인 남자가 제게 하던 말입니다.)을 별로 좋아하지 않습니다. 올 때가 되면 올 것이니 당분간은 서로가 좋아하면서 그렇게 만남을 가지자, 라는 주의랄까요? 그래서 많은 분이 제게 스페인 사람과의 사랑에 혼란을 겪는다고 고백하셨습니다. 왜냐면? 이 사람들의 사랑 방식이 한국과는 조금 다르기 때문입니다. 일단은 집착에서 벗어나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입니다. 



3. 스페인 남자는 한국 남자와 비슷해? 


어떤 이가 스페인 남자와 한국 남자의 공통점이라면서 말한 부분이 "마초, 보수, 마마보이"라고 하더군요. 그러나 이곳 사람의 생각 자체가 달라요, 이곳 사람들이 이런 말을 한다고 한국식으로 이해한다면 오해라는 말입니다. 스페인 사람들에게 마초, 보수, 마마보이 강도가 한국과도 차이가 납니다. (또, 언제부터 한국 남자상이 이렇게 변한지는 모르지만, 한국 남자를 이런 식으로 일반화하는 것에도 문제가 있다고 봅니다. 한국 남자는 한국 남자만의 매력이 있는데 말이지요.)


마초가 으스대면서 자기 우월감에 빠져 보수적 사고로 여성 비하한다고 쳐요. 이곳에도 그런 사람이 있긴 합니다. 그런데 제가 본 스페인 남자의 마초라는 분위기는 교육을 덜 받은 사람일수록 강하다는 것입니다. 


보통 교육 받은 이들은 남녀존중이라는 개념이 강합니다. 며칠 전 산똘님 맥주 아마추어 협회의 페이스북에 어떤 사람이 여자들이 맥주 마시고 난 후 행동이라는 제목으로 글을 쓴 것이 눈에 들어왔습니다. 


자주 화장실 가고, 여자들끼리 수다 떨고, 어쩌구저쩌구 하면서 여성 비하의 뜻이 달려있더라구요. 그런데 이 협회 사람들은 동조하는 분위기가 아니라, "이렇게 여성 비하 할 거면 이 협회를 잘못 찾아들어왔어!"하며 그 게시자를 힐난하더라구요. 



▲ 스페인에서는 남자든, 여자든, 마마보이든, 아니든.... 

일정한 나이가 되면 정말 가정적으로 변합니다.

식구들과 떨어져 지내는 것을 극도로 싫어합니다.



아무리 마초, 보수, 마마보이라도 스페인 남자는 요리는 한답니다. (아마도 요리는 열심히 잘 하는데 마지막 뒷정리를 못해 이런 말이 나온 것일 수도 있네요. 스페인 남자들 중 요리는 정말 좋아하는데 설거지 및 뒷정리는 나몰라라 하는 사람이 있거든요.)

 

특히, 일요일날 가족 모임 요리를 주로 하는 사람이 남자들이죠. 큰 철판에 하는 파에야나 바베큐 등은 언제나 남자들이 알아서 하는 몫이구요.


보수라고 하는 부분도 참 다릅니다. 

스페인에서 만약 남자가 매너 차린다고 무겁지도 않은 여자 물건을 들어주면, 저 모습을 보고......

"남자 자랑한다고 마초 흉내 내고 있네! 아휴, 보수적이네."라고 말할 지도 모릅니다. 

요즘에 누가 여자 물건을 들어주느냐? 이런 것이죠. 


옛날에는 레이디 퍼스트라고 해서 참 잘도 챙겨주고, 신사적 모습이라고 칭찬까지 했지만 말이지요. 요즘은? 남녀평등이라서 마초라고 흉을 볼 수도 있다 그 말입니다. 우리는 우리식으로 따지는 매너가 스페인에서는 통하지 않는다는 말이지요. 여자를 나약한 존재로 보고 그런 식으로 대한다면 스페인에서는 이상한 사람으로 보기 쉽상입니다. (뭐, 아닌 사람도 있겠지요?) 여자를 나약한 존재로 보는 사람을 보수적이라고 합니다.  


또, 마마보이라고 표현한 글에서도...... 

아마도 가정적인 사람들의 표현 방식을 그렇게 한 것이라 생각됩니다. 

산똘님도 가끔 마마보이가 아닌가 할 정도로 어머니에게 많은 것을 의지합니다. 매일매일 전화하고요......

그런데 가족을 중시하는 스페인 문화상 연대 관계가 남다르기 때문이라고 봅니다. 마마보이라고 하여 주체적이지 못한 것이 절대 아니기 때문이죠. 스페인 마마보이는 그래도 자기 원하는 것은 다 하는 남자들? 어머니의 조언을 거의 의무적으로 들으면서 자신의 선택을 결정할 때가 있어요. 그래서 나중에 아내의 자리도 참 스페인 남자에게는 커지게 된답니다. 중대한 결정은 절대로 혼자 하지 않습니다. 언제나 아내에게 먼저 물어보고 꼭 같이 결정하죠. ^^ 


뭐, 요런 주제는 각자의 관점에 따라 달라지는데 확연한 것은 스페인식 마초, 보수, 마마보이 한국식과는 다르다는 것이지요. 



4. 스페인 남자들 털 많고 느끼해요


하하하! 정말 그럴까요? 

이것은 제가 노코멘트할게요. 느끼는 사람마다 다르게 반응할 수 있으니...... 

서양인이 좀 동양인보다 털 많은 것은 사실이지요. 

느끼하다는 것은...... 살라도(Salado, 소금처럼 짭짜름 유머 감각과 동정심이 발달하여 인상 좋은 사람을 가리키는 말)하다는 말일까요? 스페인 사람들이 다른 유럽인에 비해 살라도하는 것은 사실입니다. 그런데 느끼하다는 말은....... 으음.... 이태리쪽이 좀 더할 것 같은데요? ^^ 



한국에서 떠도는 이런저런 스페인 남자상에 대한 이야기를 정리하다 보니 이런 주제의 포스팅을 하게 되었네요. 가장 특징적인 스페인 남자는 사랑에 집착하지 않으며, 일단 사랑에 빠지면 진정으로 내 사랑이라 생각하여 아주 가정적으로 변한다는 사실입니다. (물론, 제 의견과 반대인 사람도 있겠지만 말이지요, 이런 개개적 특징을 일반화하는 것이 참으로 어렵다는 것을 여기서 밝히겠습니다.) 


스페인은 한국보다 3배나 땅덩이가 넓은 곳이기 때문에 각 지역마다 문화적 특징이 남달라 남자의 사랑법도 다르답니다. 또한, 그러한 특징도 일반화될 수 없고요. 스페인 사람과 사랑에 빠져 허우적대는 당신에게 조언한다면 인내심을 가지라고 하고 싶습니다. 사랑에서 인내가 없다면 어떻게 될까요? 스페인이 꼭 아니더라도 말입니다. 




우와~ 너무 긴 글 읽어주셔서 고맙습니다. 


오늘도 즐거운 하루 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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