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말씀드린 것처럼 우리 가족은 지금 스페인 내륙의 오래된 도시, 부르고스(Burgos)에서 여행 중이랍니다. 부르고는 라틴어로 자치구라는 뜻이 있으며, 영어로는 burg라고 합니다. 성곽이 있는 도시나 성을 뜻하는 옛말로 산 페테르부르크, 합스부르크 등 burg에서 온 이름을 쓰는 지명이 꽤 있답니다. 옛날에는 부르주아에 속하는 상업적 계층이 살던 곳을 뜻하기도 했다네요. 그래서 '부르고'라고 하네요.
△ 부르고스의 대성당, 유네스코 세계 인류문화유산(다음에 사진으로 보여드릴게요^^)
스페인은 유네스코 지정의 세계 인류 문화유산이 가장 많은 나라 중 하나입니다. 아직도 등재하지 않은 수많은 문화유적으로 그 다양함과 거대함에 숨이 막히기도 하는 나라이지요. 한 예로 이탈리아에도 있는 콜로세움이 마드리드 근교의 한 곳에서 땅에 완전히 묻혀 아직도 발굴되지 않았다고 합니다. 발굴하기에는 턱없는 많은 유적으로 시간을 들이지 않으면 안 된다는 것이지요. 이탈리아가 가장 많은 문화유적을 가지고 있다고 통계적으로 알고 있지만, 세계 문화유산에 등재한 시기가 스페인보다 4년 정도 빠르니 그런 시기적 특징으로 그렇게 분류되지 않았을까 합니다.
아무튼, 그래서 오늘 하고자 하는 말은 무엇이느냐구요?
다름 아니라 스페인 여행을 하니 실감나는 외식비와 집밥 식비의 차이입니다. 5인 가족이 여행하면서 쓰는 돈은 평소에 비해 좀 나가는 편이지요.
우리 가족은 여행 중 아파트 숙소를 주로 이용합니다. 집처럼 편하고 5인 가족이 사용하기에 부담이 없고, 빨래며 요리 등 집처럼 사용할 수 있기에 더 선호합니다. 또한 아이들이 아직 어리기 때문에 민폐 끼치지 않는 수준에서는 아파트 숙소가 최고랍니다. ^^ 부르고스의 한 아파트 숙소 5박 6일 빌리는 데에 400유로(1박 70유로 + 실내 주차장 1박 10유로) 정도가 들었습니다.
유적지를 보러 다니면서 점심은 외식으로 해결할 경우가 많답니다. 그래서 외식비와 집에서 직접 해 먹는 식비에 대해 한 번 비교해보았습니다. 여행을 계획하시는 분들께 좋은 정보가 될 수 있을 것같아 이곳에서 한 번 풀어볼게요. ^^*
외식
보통 스페인에서는 점심시간에 메뉴 델 디아(Menu del dia)를 선보입니다. 말 그대로 그날 식당에서 정해놓은 메뉴를 경제적 가격으로 선택하는 것으로, 프리메로 플라토(첫번째 접시 요리) + 세군도 플라토(두번째 접시 요리) + 후식 + 빵 + 음료가 포함되는 가격을 뜻한답니다.
가격은 레스토랑에 따라 다른 데요, 보통 서민 가격으로 나온 곳이 9유로에서 15유로 선이랍니다.
이번에 우리 가족이 먹은 외식은 다음과 같습니다.
자 이제 메뉴 델 디아와 아이들을 위해 2판의 피자를 시키게 되었습니다.
남편이 먹은 음식은 위의 두 사진입니다. 치즈와 토마토 샐러드, 라자냐
제가 먹은 해산물 샐러드와 할머니식 닭 가슴살 요리
아이들이 먹은 4가지 치즈 피자와 바비큐 피자입니다.
아이들이 아주 배불리 먹어 그날 저녁 피자라면 질린다고 했습니다.
후식으로 국화차와 아이스크림
이렇게 하여 나온 외식비는 총 53.50유로로 원화로는 65,000원 정도가 나왔습니다.
메뉴 델 디아가 12.50(15,000원 정도)유로로 아주 저렴했습니다. 반면 음료는 환타가 2.50유로(3천 원)으로 좀 비쌌네요. (맥주는 메뉴 델 디아에 포함되었구요.)
외식비는 이렇게 보면 그렇게 비싼 것 같지 않은데, 하루 2끼만 해도 13만원이 훌쩍 넘어가니 이제 집에서 집밥으로 해결해야 할 차례가 왔습니다. 물론 집밥을 해 먹는 이유 중 하나는 아이들이 아직 어려 민폐 끼치기 싫어서입니다. ^^; 집중력 없는 아이들이 식당에서 의젓하게 앉아있는 시간이 아주 짧기 때문입니다.
집밥
이번에는 가까운 슈퍼마켓에서 음식 재료를 구입해 한 끼를 해결한 부분입니다. ^^ 물론 두세 끼를 해결할 수 있는 분량이지요.
귤, 쌀, 샐러드, 게맛살, 아이들을 위한 함박 스테이크, 후식으로 요거트, 물티슈
돼지고기와 소고기, 마늘, 파슬리로 양념이 된 4개짜리 함박 스테이크가 1.89유로(2,300원)입니다.
샐러드(1유로 = 1,200원 정도)와 샐러드에 넣을 양념용 튀긴 양파 조각(1.29유로 1,550원 정도)
귤- 시즌이 거의 끝나가는 시점이고, 여긴 발렌시아가 아니라 조금 비쌌습니다. 3.62유로(4,400원 정도)
그래서 만든 샐러드
샐러드와 함박 스테이크, 그리고 밥. 쌀은 1kg 한 봉지에 1.39유로 (1,700원 정도)
이렇게 하여 우린 집에서 재료를 사와 먹게 되었습니다.
후식인 요거트는 0.69유로로 830원 정도가 되겠습니다. 아~ 가격 싸고 맛도 좋고......!
물티슈 빼고 나온 총 식비는 16.20유로(19,700원 정도)가 되겠습니다. 물론 재료가 좀 남았겠죠?
그다음 날에 위에서 먹지 못한 하몬과 마지막 샐러드, 요거트, 남은 음식 등을 먹었으니 5인 가족 2회분 식사라고 보면 되시겠습니다. 그래서 한 끼는 8.10유로(9,800원) 정도가 나오네요.
여행 중이기 때문에 그래도 재료를 사와 해 먹는 비용도 좀 비싸네요. 하루하루 마트에서 사와 해 먹기 때문에 그렇기도 하고, 외식으로 밖에서 해결해야 하는 경우도 있으니 집 나오면 돈 쓰는 것은 어쩔 수 없나 봅니다. 뭐 돈 쓰는 게 아깝다는 것은 아니고, 이것저것 조율하면서 하는 여행이 좋다~ 그 소리입니다. 그래서 이렇게 음식 값에 대한 포스팅도 하게 되었으니 말이에요. 그래도 이곳의 전통적인 음식 먹어보는 외식도 참 나쁘지 않습니다. 물론 저는 재래시장 구경하면서 이곳 음식을 사는 걸 더 좋아하지만 말입니다. 다음에는 부르고스의 재래시장을 올려볼게요~
즐거운 주말 되세요~
블로그에서는 하지 않은 맘껏 수다방으로 놀러 오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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