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발 1,200m의 스페인 고산은 지금 막 따뜻해진 것 같습니다. 하지만 양지는 뜨겁고 음지는 여전히 추운 편입니다. 요즘은 난로를 피우지 않아 그런지 더욱 집 안에 있기가 힘들어집니다. 돌집이라 그런지 서늘하게 추우므로 움직이지 않고 있으면 얼어버리기 쉽답니다.
마침 컴퓨터 앞에서 꼼짝하지 않고 있었던 터라 제 몸도 으슬으슬 추워졌습니다. 그래서 아무 생각 없이 밖에서 광합성을 하자고 나가 봄기운을 마음껏 즐겼답니다.
지난주에 한꺼번에 도착한 잡지.
제 독자님이 신청해주셔서 잘 읽고 있습니다. (정말 고맙습니다!)
스페인은 정말 우편 시스템이...... 절 눈물 나게 합니다. ㅠㅠ
주간 시사잡지인데 도착이 제멋대로입니다. ^^;
업데이트는 고상하고 항상 뒷북치기 일쑤입니다.
이 밀린 잡지를 다 읽으면서 광합성을 하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남편이 맥주 한 잔을 딱 가져옵니다.
아니! 왜?
"마시면서 천천히 글도 쓰고, 책도 읽어~" 하는 겁니다.
"오~ 쫌 고마운 걸~!"
새 코너가 무척이나 마음에 들었네요.
그래서 열심히 독서와 글쓰기 삼매경에 빠지게 되었습니다.
아이들은 저 멀리서 소리를 꽥꽥 지르면서 무엇인가를 하면서 놀고요......
고양이들은 뜨거운 태양을 피하여 어디론가 숨어 들어가 버렸고요......
그러다 화들짝 놀라서......
"밥할 시간이잖아!" 하고 부엌으로 갔더니......
남편이 열심히 요리하고 있었습니다.
'아~ 아내의 여유까지 챙겨주는 너라는 남자, 살아볼수록 괜찮네.'
사실, 저는 배움을 주는 사람을 참 좋아합니다.
그런 사람이 제 옆에 있네요.
결혼하기 전에는 한번은 이런 말도 했습니다.
"세상에 버려진 아이를 입양하여 키우는 게 그 아이들에게 도움이 될 것 같아."
처음에는 약간 서운한 감이 있었는데, 살면서 생각해보니 이런 보편적 사랑이 버려진 아이에게 얼마나
중요한 것인지 새삼 깨닫게 되었습니다. 아이를 보살펴줄 차원의 제도가 우리에게 너무 불리하여
입양은 못 했지만 이 남편의 말은 제 마음에 무척 많이 남았습니다.
물론 아이가 생기니 딸바보 아빠가 된 건 이런 마음이 있었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또 한번은 나이 들어가며 외모가 변하는 제게 한 말입니다.
"쭈글쭈글한 모습으로 변하는 당신이 아름다워."
물론, (아직은) 쭈글쭈글하지는 않지만,
나이 들면서 자연스럽게 변해가는 외모에 신경 쓰지 말라는 소리였지요.
그렇게 주말은 여유롭게 지나갔습니다.
밖에서는 닭들이 벌레를 쪼아대며 먹이를 먹고......
또 들판에는 이런 아름다운 봄날의 야생 꽃이 활짝 피어나는 시기......
(며칠 전보다 더 많이 더 활짝 피어나 너무너무 아름다운 요즘)
제 마음에 여유를 담아준 남편이 고마웠던 주말 한 장면입니다.
오늘도 즐거운 하루 되세요~!
블로그에서는 하지 않은 맘껏 수다방으로 놀러 오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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