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 이야기/생활, 문화

스페인서 와인잔 부딪칠 때 한번 생각해야 할 행동

스페인 산들무지개 2017. 6. 3. 04: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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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풍기 틀어놓고 자면 죽는다! 



한국에서는 아주 대중적인 미신이지요? 정말 저도 어렸을 때 하도 많이 들어서 정말 무서워했던 미신입니다. 그런데 실제로 여행하면서 인도나 태국 등 더운 나라를 하도 많이 다니면서 선풍기 틀고 잔 적이 많아 죽지 않고 살아난 경험으로 이것은 쓸데없는 미신이라는 것을 알았습니다. ^^; (제가 죽을 짓을 많이 했지요! 선풍기 틀고 잔 날들이 꽤, 꽤 많으니.....!)


스페인에도 이런 미신이 아주 많답니다. 아주아주 많고, 또 어처구니없는 것도 있고, 좀 그럴듯한 것도 있답니다. 나중에 이 미신 이야기를 한꺼번에 정리하여 포스팅으로 올리겠지만, 오늘은 딱 하나의 이야기만 하겠습니다. 우리 시어머니가 경악하는 미신! 물론 시어머니께서는 미신이 아니고 예의라고 말씀하시지만 말입니다. 


그럼 그 예의(?)가 무엇인고 하니...... 와인잔을 부딪칠 때의 관습이랄까요? 스페인 사람들이 좀 싫어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한번 적어보겠습니다. 물론 미신으로 치부하는 남편 같은 사람들도 있으니 너무 심각하게 듣지 않으셔도 됩니다. 



▲ 오늘은 와인 마실 때의 전체적 에티켓 이야기가 아니고, 

피해야 할 정도의 미신입니다. 

 


그것은 자고로......! 스페인에서 와인 채운 잔은 물잔과 절대로 부딪치면 안 된다는 것입니다. 

아니, 이게 무슨 소리야? 한번은 제가 시부모님 모시고 점심을 같이한 적이 있는데요, 

어쩌다가 제 잔에는 물이 들어가 제때 와인을 따르지 못하고 물잔으로 건배했습니다. 





"아! 물잔과 와인잔을 부딪치며 건배하면 정말 큰 일이야. 정말 나쁜 일이 생겨~!" 그러시는 겁니다. 

"에이, 어머님도~! 뭐 그런 미신을 믿으세요?" 하고 저는 아무렇지도 않게 생각했지요. 

그런데 그날 저녁 정말 우연히도 제가 소매치기의 표적이 되어 크게 당했답니다. 

운이 좋아 소매치기는 잡았지만, 모든 물건을 날리고, 경찰서를 오가던 그 날...... 

시어머니께서는 이런 뼛속까지 새겨들어야 할 말씀을 하셨죠. 


"그러게 왜 물잔을 와인잔에 부딪쳤냐고? 처음이라 몰랐을 테지만, 정말 불운을 주는 일이야."



그렇게 하여 그다음부터는 항상 시어머니께서 그러셨죠. 

"물잔과 와인잔은 안 돼!" 

어떤 날은 자신의 물잔을 손으로 탁 엎으시면서 

"나는 내 물잔을 절대로 와인잔에 부딪치지 않겠어!" 

얼마나 확고하신지...... 정말 이것이 예의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저는 지인 집에 초대되어 갈 때마다 그럽니다. 


"내 잔이 물잔인데 상관없겠어요?" 


건배할 때 와인을 든 사람들에게 하는 예의라 생각하고 이런 말을 했더니 

반응이 각각 '나는 상관없어'에서부터 '응~ 피해 주겠니?'까지 

정말 이런 불운을 믿는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들로 나뉘더라고요. 

(물론, 젊은이들은 미신이라고 단정하여 아무 상관없습니다. 단지, 어르신들이...... ^^;)

정말 좀 특이하지 않나요? 


그래서 오늘의 교훈: 

스페인서는 와인 마실 때 와인은 와인과, 물은 물과 건배하라는 소리! 물론 이것은 미신이라는 사실! 


분위기 봐서 건배하며 잔을 부딪칠 때 가만히 있는 것은 또 예의가 아니라는 사실, 물잔이라도 함께 부딪쳐야 하는 게 또 예의. 미신 믿는 사람이 두렵다면 무조건 와인 마시라는 소리. 

또한, 와인 부딪칠 때는 꼭 상대방의 눈을 봐줘야 하는 것. (아흐~! 로맨틱해!

약간의 눈인사 정도는 해야 예의라는 것. 


암튼, 오늘은 이런 소소한 이야기로 여러분의 주말을 응원하겠습니다~! 


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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