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 이야기/음식, 식재료

요즘 신기하게 현실 체감 중인 스페인 속 한국 음식

스페인 산들무지개 2018. 7. 7. 03: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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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주 전 발렌시아(Valencia, 스페인의 제삼 도시)에 다녀온 적이 있답니다. 오랜만에 또 페페 아저씨도 직접 만나 회포도 풀고 아이들과 기차 여행도 하니 참 기분이 상쾌하고 좋았답니다. 페페 아저씨는 여전히 김치를 만들면서 김치 찬양을 해서 참 신기했습니다. 몇 년 전만 해도 김치가 뭔지도 몰랐던 사람이 이제는 김치 없으면 못사는 사람으로 변하고 말았습니다. 정말 살다 보니 이런 날도 오는구나, 혼자 많이 감탄했습니다. 

그도 그럴 것이 스페인은 한국인이 많이 사는 일본이나 영미권 국가와는 달리 한국 물건 찾기가 하늘의 별 따기처럼 어려운 곳이었지요. 그런데 최근 몇 년 사이, 많지는 않았지만, 아시아 마트에 한국 식품 몇 종류가 들어오면서 얼마나 반가웠는지요! 

게다가 스페인 사람들에게 알려진 동양 음식의 대표 음식은 중국이나 일본 음식 외에는 없었습니다. 그야말로 한국 음식은 한국 식당에서만 먹을 수 있는 음식이었지요. 반면 일본 스시는 마트에서도 흔히 파는 음식이었습니다. 


▲ 스페인 마트에서 흔히 보는 스시 코너

그런데 이번에 발렌시아 기차역에서 우연히 들른 마트에서 저는 깜짝 놀라고 말았답니다. 아니, 우리 첫째가 깜짝 놀랐습니다. 

편의점 스타일의 마트인데 알고 보니, Tokyo라는 매장으로 편의점 물건 + 아시아 음식을 패스트푸드 형태로 파는 곳이었습니다. 그곳에서 물과 아이스크림을 사려고 계산하고 있었는데, 제 눈에 삼각 김밥이 들어오는 겁니다. 

"반갑다, 삼각 김밥~!" 

일본 음식을 파는 곳이라 그러려니 했는데, 웬일요? 삼각 김밥에 떡 하니 한글로 적혀 있는 겁니다. 어? 이곳 정체가 신기한데? 한국 삼각 김밥이 이곳에 있는 건가? 신기해하면서 계산을 하려는데 첫째가 옆에서 큰 소리로 그럽니다. 

 

"엄마, 떡볶이 사줘~!" 

얘는 갑자기 웬 떡볶이?! 여기가 한국이라면 떡볶이 사주겠지만, 뜬금없이 웬 떡볶이?! 하고 하하하! 웃었습니다. 아이는 자기가 더 놀라 손으로 광고판을 가리킵니다. 

아니나 다를까, 떡볶이가 떡~ 하니 광고에 있었습니다. 자세히 보니, 스페인 요리사가 떡볶이 만드는 날이 적혀 있더라고요. 가격도 15유로(약 만 9천 원)로 만만치 않은 가격이었습니다! 여기, 뭐야?  

참 신기했었습니다. 아이는 자기가 좋아하는 떡볶이를 스페인에서 파는 게 얼마나 신기하고 좋았던지 입이 찢어졌더라고요. 그런데 이날은 떡볶이를 하지 않아 어쩔 수 없이 우리는 가게를 나와야만 했지요. 

그동안 시골에만 짱 박혀 있어 돌아가는 사정을 실감하지 못해서 그런 걸까요? 아니요! 최근 들어 정말 한국 음식이 엄청나게 많이 스페인에 들어오는 것 같았습니다. 


▲ 며칠 전에 갔을 때는 아이스 불닭볶음면도 있더라고요.

 

물론, 아시아 마트에서 만나는 한국 식재품이지만, 그만큼 현지인의 소비가 많기 때문에 다양하게 들어오는 게 아닌가 생각되었습니다. 요즘 유행하는 불닭볶음면에서부터 다양한 라면, 다양한 만두와.... 과자까지.... 정말 제가 요즘 유행하는 한국 식자재를 이곳에서 마주하리라고는 생각지도 못했답니다. 

게다가 조금 유명하다는 현지 레스토랑에 가면 어김없이 한국 메뉴로 선보이는 곳도 많았습니다. 그중 유명한 것이 돼지고기 (고추장) 바베큐였습니다. 작년부터 느끼는 건데 많은 식당에서 한국식 메뉴 하나씩을 끼워 넣는 듯했습니다. 특히 작년에 갔던 바르셀로나 맥주 투어에서 들른 펍에서는 한국 음식 하나씩은 꼭 있더라고요. 저는 처음에는 불고기인 줄 알았는데 그게 아니었습니다. 

매운 한국 음식이 요즘 유행하는 게 사실인 듯했습니다. 


 ▲ 미쉐린 가이드에 선정된 나파르비어(Naparbier)의 메뉴, 고추장 소스 올린 이베리코 갈비 바베큐와 한국 채김치.

스페인에 사는 한국인으로서 아주 반가운 소식입니다. 게다가 그 느낌은 몸으로 직접 체감하는 정도이니 정말 놀라운 일이고요. 

특히 마트에서 보이는 '한국산'이라는 단어는 제가 눈을 비비고 다시 보는 물건 중 하나가 되었습니다. 음식은 아니지만, 한국산 부탄가스와 한국산 수영 타올, 한국산 보온병 등 의외로 많은 물건이 스페인 마트에 들어와 있더라고요. 

어떤 때는 버섯까지 한국산이라 정말 신기했던 적이 있었습니다. 어떻게 이 버섯이 한국에서 이곳까지 들어왔을까?! 싶은 게 말입니다! 한국산 버섯이라니!!! 송이 버섯 외 다양한 버섯이 있었지요. 

그런데 오늘 아침에는 친구가 톡을 보내왔습니다. 

아침에 친구가 보내온 톡. 

"안녕?! 혹시 모를 것 같아서.... 메르카도나에 마침내 이걸 팔더라. 한국산 김자반~!

메르카도나(Mercadona)는 스페인의 대중적인 현지 마트입니다. 

표지가 좀 촌스러운 메르카도나 특유의 브랜드지만, 그래도 이곳에서 직접 이 김자반을 보다니! 엄청나게 놀랐습니다. 요즘 한국 음식이 눈에 확 띄지는 않지만, 그래도 상당히 빠르게 가깝게 현지로 파고드는 듯했습니다. 이게 먹방 유행 때문일까요? 저도 잘 모르겠지만, 신기하게 한국 음식이 스페인 속으로 깊게 파고들면서 현실화되는 것 같습니다. 


▲ 이거 마라가 한 김치. 

마라는 김치 담그는 일에 중독됐어!

이제는 친구들이 어떤 김치를 해보라고 권 정도이고, 이렇게 그동안 구하지 못했던 음식도 만날 수 있으니 얼마나 반가워하던지요. 정말 신기합니다. 물론, 일본이나 영미권 국가처럼 다양하지는 않겠지만 말입니다. 그래도 현지에서 체감하는 변화는 정말 놀라울 정도입니다. 한국 음식이 드디어 이곳에도 상륙하는구나, 싶은 게 말입니다. 

아침에 친구에게서 온 톡 때문에 전 정말 즐거웠답니다. 

"이거면 됐지! 김자반하고 김치, 밥만 있으면 되잖아!" 우스갯소리로 남편에게 환호를 해줬습니다!!! 특히 애들이 좋아하는 초등입맛(죄송~)이 마침내 이곳에도 도착했다는 즐거움과 함께 말이지요. 

살다 보니, 이렇게 한국 음식도 스페인 마트에서 볼 날이 더 많아지겠구나, 싶은 게 오늘은 기대감이 쑥쑥 상승한 날이었습니다. 물론 여전히 일본 식자재가 더 많지만, 그래도 스페인에서 16년 살면서 올해처럼 많은 한국 음식을 현실적으로 체험한 적은 없었던 것 같습니다. 앞으로는 더 빨리 한국 음식이 이곳에 침투할 것 같은데요?! 

여러분, 오늘도 즐거운 하루 되세요~!

좀 더 즐거운 이야기, 많이 구상하여 또 찾아뵐게요. 아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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