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중해 연안, 해변 도시와 10도 정도 차이나는 스페인 고산에서 일 때문에 도시에 나갔습니다. 요즘 방학 맞은 아이들하고 정신없이 시간을 보내다 깜빡하고 못 한 일을 오늘에서야 하게 되었습니다. 하루아침에 모든 일을 해결하자니 정말 정신이 하나도 없었습니다. 스페인 공공 사무소는 오전에만 문을 열기 때문에 더 열심히 일을 해결하려고 했답니다.
그러다 보니 얼마나 땀이 많이 흐르던지...... 더위 때문인지, 일 때문인지는 잘 몰라도 정말 열이 많이 났지요. 남편과 카페테리아 노천 식탁에서 시원한 스페인 토마토 생채소 국물을 들이키면서 더위를 식혔답니다. 정말 오랜만에 나온 외출이 이렇게 더울 줄 상상도 못 했습니다.
스페인의 여름 별미, 가스파초(Cazpacho)입니다. 시원한 생채소 수프의 한 종류라고 생각하시면 된답니다. 토마토, 오이, 양파, 마늘, 얼음, 물 등을 한꺼번에 생으로 갈아 마시는 국물입니다.
이렇게 시원하게 주문하여 마시고도 갈증이 가시질 않아 정말 오랜만에 아이스커피를 주문했습니다.
그런데 여러분, 스페인식 아이스커피를 아세요? 저는 이곳에 처음으로 유학 왔을 때 이 아이스커피를 보고 깜짝 놀랐답니다. 제가 평소에 마시던 아이스커피하고는 차원이 다른 커피였답니다. 그런데 그게 몇십 년 전이었는데, 국제화되어 가는 요즘에도 아이스커피는 그 자리에서 발전(?)하지 않더라고요.
옛 모습 그대로 아이스커피가 나왔습니다. ^^*
바로 요렇게 말이지요. (위의 사진) 스페인 현지식 아이스커피는 이런 모습입니다. 에스프레소 작은 잔(소주잔 크기)에 코르토(Corto, 짧은), 혹은 라르고(largo, 긴) 원하는 양을 선택하여 마실 수 있지요.
위의 잔은 라르고인데 이것의 반이 코르토입니다. 그러니 얼마나 적은 양의 아이스커피를 마시는지 아시겠죠? 한국처럼 아이스 둥둥 떠다니는 큰 잔의 커피가 절대 아니지요.
그래서 위의 사진에서 보듯 뜻도 비슷하게 '아이스커피'라는 합성어보다는 ['커피와 얼음(카페 콘 이엘로, cafe con hielo)' 주세요~] 라고 보통 주문한답니다. 그런데 재미있게도 발렌시아에서는 제철 커피(cafe del tiempo)라고도 한답니다.
이 카페 솔로 라르고는 이렇게 커피와 얼음잔이 따로 나오고요.
보통, 밀크 커피 형태의 커피를 아이스커피로 마시고 싶다면 카페 콘 레체 콘 이엘로(cafe con leche con hielos)라고 하시면 된답니다. 카페 콘 레체는 밀크커피입니다. 하지만, 현지에서는 아이스커피를 만들어 주는 게 아니라, 이렇게 얼음이 든 잔 하나가 더 나오는 게 일반적이랍니다.
뜨거운 커피에 원하는 양의 설탕을 타고 바로 얼음이 든 잔에 부어주면 된답니다.
그리고 이렇게 저어주면, 시원한 아이스커피를 즐길 수 있답니다. ^^;
그런데 양이 너무 적어요~! 에잉, 여전히 이렇게 강렬한 아이스커피구나! 오늘도 이런 소리가 절로 나왔답니다.
에스프레소로 뽑아낸 강렬한 커피는 얼음 몇 개만 있으면 된다나요?
남편이 옆에서 그러네요.
"스페인 사람들은 커피를 홀짝홀짝 마시는 것보다 한번에 원샷하며 입속으로 쏙 털어버리는 것을 좋아해서 그런 거야. 그래서 이 얼음 넣은 커피도 이렇게 한 번에 쏙 털어버리는 습관이 있어 그런 걸 거야."
그러고 보니, 정말 세 모금에 원샷으로 끝낼 수 있었던 라르고(largo)하지 않은 아이스커피가 되고 말았습니다.
만약 이거 한국에서 아이스커피라면서 팔면 엄청나게 욕 얻어먹겠죠? @.@
하지만, 스페인이라 가능한 현지에서 마시는 아이스커피는 바로 이것이랍니다.
우리가 보통 알고 있는 아이스커피는 스페인에서 '잊으시면 속이 더 편할 수' 있을 듯도 하답니다. 잊지 못하신다면 스타벅스처럼 대형 커피 체인점에 갈 도리밖에 없고요.
여러분, 오늘도 즐거운 하루 되시고요.
저는 오늘 너무 많이 움직여 쓰러지기 일보 직전입니다. 오늘은 여기까지만 글 씁니다. 이만 안뇽~! 잠자리로 쓔웅~ 사라지는 산들무지개. 다음에 더 좋은 이야기로 여러분께 찾아뵐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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