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우리 집에 점심을 가지고 온 친구가 있었습니다. 해발 1,200m 스페인 비스타베야 고산 지역은 유럽연합에서 정한 철새보존지역이며, 주에서 정한 자연공원으로 매우 중요한 곳 중의 하나랍니다. 그래서 화재 감시와 산림 감시가 꾸준히 이어진답니다.
오늘 온 친구는 이 지역 일대의 화재감시를 하는 환경 요원으로, 차로 순찰하면서 중앙 센터와 연락을 하며 화재에 대비하는 직장에 몸을 담았습니다. 화재 감시 지역이 상당히 방대해서 친구를 만나기가 그렇게 쉬운 일은 아니었는데요, 오늘은 이 지역을 감시하다 우연히 길에서 만나 이야기도 나눌 겸, 점심을 우리 집에서 같이 먹기로 했습니다.
그래서, 처음으로 친구가 어떤 음식으로 싸서 점심을 먹는지 조금은 짐작할 수 있었습니다. 친구에게 양해를 얻어 공개해도 되느냐고 물어봤는데 흔쾌히 허락을 해주어 여러분께도 보여드리겠습니다. 인스타 인증에 올리는 화려한 점심과는 무척 차이가 나는 점심으로, 여러분은 실제 스페인 현지인들의 소박한 점심 도시락이 이런 것이란 걸 알게 될 거예요~~~
스페인 현지인 친구가 공개한 점심 도시락은 위의 사진에서 보는 것처럼 아주 간단했습니다.
염소 치즈 넣은 크림에 채소를 함께 볶아 만든 스파게티, 오이와 토마토, 치즈 케이크 그리고 살구가 되겠습니다.
한국과 전혀 다르면서도 비슷하죠? 당연히 한국과 문화가 다르니 한국식 도시락이 없어 다르겠고요, 요즘 한국에서도 서구식 도시락을 많이 취급하는지라 이런 스파게티는 흔한 요리이지 싶어 또 비슷하다고도 생각할 수 있습니다.
친구의 스파게티 위에 올린 채소 염소 치즈 크림소스.
그런데 정말 재미있게도 오이 한 개랑 토마토 한 개는 뭐냐고요? ^^*
이런 면으로 보면, 스페인 사람들 좀 특이하다 싶어요. 하지만!
한국인이 김치를 식사 때마다 먹는 것처럼 스페인 사람들에게는 샐러드가 없으면 안 되는 것이죠~!
샐러드 대용으로 먹기 위해 가지고 왔다는 오이와 토마토.
샐러드는 상하기 쉬우니, 이렇게 통째로 가져와 바로 자리에서 껍질을 칼로 벗기고 잘라서 먹는다고 합니다.
스파게티와 샐러드는 이렇게 해결을 하고요, 스페인 사람들에게 후식은 없어서 안 될 중요한 부분이니...... 후식도 챙겨왔더라고요.
바로 치즈 케이크, 달곰하고도 부드러운 치즈 케이크!
그리고 후식과 더불어 꼭 챙겨 먹는 게 과일.
오늘 챙겨온 과일은 살구네요. 요즘 한창 살구철이라 이렇게 많이 들고 다닌다고 하네요.
간식으로도 먹을 겸 말이지요. 대신, 이날은 아이들이 다 먹어버려 친구는 빈털터리로 일하러 갔다는 후문이 들린답니다. ^^*
친구 덕에 오늘 스페인 현지인들의 소박한 점심 도시락을 살펴볼 수 있었습니다. 신혼 시절, 남편도 직장에 도시락을 싸 들고 다녔는데, 친구처럼 아주 간단하며, 간편한 도시락을 싸서 다니더라고요. 한국식으로 화려하게 싸주고 싶었던 때가 많았는데, 요즘은 일찍 퇴근하여 집에서 같이 점심을 먹을 수 있어 참 좋네요.
아침에 일찍 회사 나간 남편이 오후 3시면 돌아오는데, 우리 가족도 함께 식사하려고 오후 3시에 점심을 먹기로 해서 조금 늦어지지만, 같이 점심을 먹을 수 있어 참 좋습니다.
여러분, 오늘도 즐거운 하루 되시고요, 인터넷이 어서 빨라져 저도 즐거운 이야기 팡팡 올리는 날 빨리 왔으면 좋겠네요. 아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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