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 생일에 뭘 받고 싶어?"
"산똘~ 생일 선물로 뭘 해주면 좋을까? 당신이 좋아하는 것 말해봐."
우리 네 모녀는 산똘님에게 생일 다가오기 며칠 전부터 계속 물어봤습니다. 깜짝 선물하면 좋을 텐데 해발 1,200m의 스페인 고산에서는 물건을 살 어떤 상점도 없어 난감하기만 합니다.
"그래도 말해 봐. 우리가 도시 나가면 짬 내서 물건을 사러 갈 수도 있으니까."
하고 말했지만 돌아오는 남편의 대답은......
"없어. 그냥 맛있는 케이크 하나 만들어주면 좋지~"
그래도 그렇지...... 혹시 남편이 선물 못 받아 섭섭해하면 어떻게 할까 싶은데, 산똘님은 쓸데없는 선물 받는 것 또한 좋아하지 않아 실용적인 것은 무엇인지 곰곰 생각해야만 했답니다.
그러다 시간이 흘러 드디어 생일이 다가왔습니다.
아침부터 아이들은 난리가 났습니다.
아빠가 부탁한 맛있는 케이크를 만들기 위해서 말이지요.
일단 산에 가서 맛있는 산딸기를 따오고, 텃밭에서는 딸기를 따왔습니다.
닭장에서는 신선한 달걀도 가져왔고요.
그렇게 엄마를 도와 달걀을 깨어 풀고 잘~ 저어 함께 케이크를 만들게 되었답니다.
좀 어설프지만, 아이들 손길이 들어가 불완전하면서도 먹음직스럽습니다.
아이들은 아빠가 퇴근하고 오기 전에 선물을 한다고 열심히 오전 내내 그림과 카드 등을 만들면서 시간을 보냈지요.
그리고 아빠가 돌아온 후, 꼬질꼬질한 선물 포장과 함께 아빠에게 선물 증정식을 합니다.
생일 주인공이라고 왕관과 함께.... ^^*
왕관 때문에 많이 웃었고, 아이들 선물 때문에 많이 웃었지만, 아빠는 엄청나게 감동했습니다.
선물에는 막 글을 배우기 시작한 쌍둥이 아이들의 엉터리 편지도 들어가 있었고요......
철자가 틀려 많이 웃었지만, 아빠의 표정에는 기쁨 가득했습니다.
그 화려한 선물보다는 이렇게 가족이 서로를 위해 소소한 것이지만 아끼고 힘 써주는 모습이 참 좋더라고요. 특히, 딸바보 아빠인 산똘님은 아이들의 고사리손이 만든 선물과 케이크에 감동했습니다.
덕분에 단것 잘 먹지 않는 저도 참 맛있게 케이크를 먹었네요.
아빠도 세상 달곰한, 가장 맛있는 케이크로 생일 맞이했다고 동네방네 사진을 보내면서 행복해했네요.
여러분, 오늘도 즐거운 하루 되세요. 화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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