뜸한 일기/가족

남편이 아이들에게 들어온 용돈을 처리하는 방법

산들무지개 2018. 8. 31. 06: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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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이 자신의 저금통을 꺼내어 이리저리 살펴보고 있었습니다. 매년 할머니, 할아버지가 주시는 돈이 적지 않아 차곡차곡 모아두어 꽤 많은 돈이 모였지요. 아이들이 필요한 물건이 있으면 모아 두었다가 우리 부부가 사 주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남편이 갑자기 이런 말을 합니다. 

"나도 어렸을 때 우리 부모님이 돈을 차곡차곡 모아 주셨어." 

우와~ 보통 부모님들이 다들 그렇게 하시지, 속으로 생각했지요. 우리도 초등학교 때부터 자기 통장 만들어 돈을 차곡차곡 모으잖아요? 그런데 산똘님도 그랬다고 합니다. 

"우리 부모님이 나 어릴 때부터 지인과 가족이 주신 돈을 차곡차곡 모아서 내 통장에 넣어두셨지. 그리고 내가 16살 되던 해, 부모님이 통장을 주시면서 '네 돈이다!' 그러시는 거야."

"우와~! 갑자기 내 돈이 생긴 느낌이 났겠네? 없던 돈이 있으면 큰돈으로 보이잖아?"

이렇게 말하고 스페인 시부모님 정말 멋지다, 생각했었죠. 그런데 산똘님이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면서 그럽니다. 

"스페인은 한국처럼 은행에서 이자를 주는 게 아니야. 그래서 모아둬도 얼마 되지도 않아. 그때 16년 평생 모아서 준 돈이 얼마 가치가 없더라. 그래서 우리 부모님께 그랬지. 내가 어렸을 때 줬으면 더 즐겁게 사용했을 텐데...... 라고 말이야."

어? 이건 또 무슨 소리일까요? 

그 당시 유로가 있기 전에 페세따를 썼는데, 지금 돈으로 모은 돈 전부가 30유로밖에 되지 않았다고 합니다. 만약, 자기가 더 어렸을 때 바로바로 줬으면 더 즐겁게 더 가치 있게 그 돈을 썼을 거로 생각하네요. 


그래서 남편은 열심히~~~ 자기 어릴 때를 생각하여~~~ 아이들이 가지고 있는 돈을 계산했습니다. 

"이 돈, 지금은 큰돈이지만, 나중에 10년 후에는 가치가 폭삭 떨어질 게 분명해. 그냥 있는 돈 지금 쓰면서 즐기는 게 최고야! 뭣 하러 10년 후까지 기다려서 사용해야 하지? 당장 내일 일도 알 수 없는데......" 하면서 궁시렁댑니다. 

오~~~!!! 무슨 큰 결정이라도 내리는 듯 딱 부러지듯 말합니다. 

"그래, 남편 말도 일리가 있네!" 

옆에서 옆 장구를 쳐줬습니다. 기분 좋아진 남편은 돈을 3으로 나누어 아이들에게 줍니다. 

"너희들 갖고 싶은 게 뭔지 곰곰이 생각해서 우리 도시 나가면 즐겁게 써보자. 아니면, 돈을 더 모아 뭘 사도 되고 말이야. 돈이 생길 때는 그때그때 필요한 것 사도 되고......!" 

 

이렇게 아이들에게 나눠줍니다. 물론, 쌍둥이 아이들 돈은 당분간 우리 부부가 관리하기로 했습니다. 아이들이 아직 너무 어려서 돈의 가치를 확실히 모르기 때문이지요. 하지만 큰아이는 알고도 남고, 또 사고 싶은 것도 있으니 돈을 전적으로 아이에게 맡기기로 했습니다. 물론, 옆에서 어떻게 쓰는지 잘 지도해주는 것은 부모 몫이지요. 

그렇게 아이들은 돈을 세면서 이게 생시냐?! 믿을 수 없어 하더라고요. 하하하! ^^*

오늘은 그 첫 소비를 큰아이가 했습니다. 유럽 유일, 스페인 종이접기 박물관에 갔다가 사고 싶은 책을 드디어 구입했던 거죠~~~ 자기 돈으로 책 사고, 박물관도 갔으니 아이가 얼마나 기뻐하던지요! 

그래, 이게 돈의 가치인 거지. 돈을 모으는 것도 좋지만, 있는 돈을 일부러 쓰지 않고 옆구리 평생 끼고 있는 것보다는 필요할 때 사용하는 게 어쩌면 인생을 즐기는 한 방법일 수도 있다는 것......! 그렇게 아이도 서서히 돈을 배워가고 있습니다. 정확히 삶에서 돈이 차지하는 게 무엇인지 스스로 알아가고 있다고 봐야겠습니다. 

오늘은 여기까지입니다. 


매번 제시간에 포스팅 글을 올리려고 하지만, 자꾸 일이 많아서 포스팅 시간이 부정기적이네요. 

하지만, 여러분 그래도 제 글 찾아 읽어주시고 공감해주셔서 정말 고맙습니다. ^^* 

그런 의미로 추가 사진 몇 장 올릴게요. 

아이들이 껌으로 풍선 만드는 법을 배우고 싶다니 아빠가 일부러 껌을 사와 시범합니다. 

아빠의 지시에 따라 풍선을 붑니다. 어렵죠, 처음에는...... 

그런데 노력하니 되네요. 

"너희들은 좋겠다. 아빠가 껌으로 풍선 부는 법도 가르쳐주니! 난 어렸을 때 혼자 풍선 부는 법 배우느라 하도 껌을 씹어서 사각 턱이 됐어!" 하고 말해줬더니 

다들 "푸하하하!"하고 웃습니다. 

"정말이야. 내 사각 턱이 왜 이런 줄 이제야 알아서 그래?"

남편이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면서 그럽니다. 

"믿을 수 없어. 껌 많이 씹는다고 사각 턱이 되는 건 아닌 것 같아......"

하하하! 아무튼, 껌풍선 부는 법 가르쳐주는 아빠가 이 세상에 존재한다는 게 참 신기했습니다. 

오늘도 즐거운 하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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