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발 1,200m 스페인 고산에서 발렌시아로 출장을 떠난 남편.
아침에 일찍 일어나 오전 8시까지 도착해야 하기에 새벽같이 일어나 준비합니다. 이곳에서 발렌시아까지는 2시간 반 정도 걸리니, 적어도 5시 반에는 나가야 하지요. 하지만 남편은 잠이 부족해도 일찍 일어나 아이들에게 줄 허브차까지 챙겨놓고 갑니다.
요즘 고산평야의 날씨는 더위와 추위가 오가면서 환절기 목감기가 유행하고 있습니다. 콧물과 기침, 목이 칼칼해지면서 말도 못 할 정도의 증상이 있는데, 면역력이 강한 사람들은 그냥 간단하게 지나가기도 하고, 각각 다른 증상으로 감기를 보내더라고요.
우리 아이들은 심하지 않은 가벼운 감기에 걸렸습니다. 하지만 목이 칼칼하여 매번 민간요법으로 아이들 치료를 해줘야 했습니다. 저는 매번 아이들이 걸리는 감기라 그렇게 큰 걱정을 하지 않고 있었는데, 딸바보 아빠는 작은 것 하나도 엄청나게 걱정이 되나 봅니다.
아이들은 돌아가면서 감기에 걸렸는데 아빠도 돌아가면서 아이들 감기 치료에 신경을 쓰더라고요.
아이들에게 허브차를 끓여 호흡하게 하는 훈증 치료도 하고......
(옛날 사진으로 훈증 치료 대신합니다. 이번에 미처 사진을 찍지 못 했습니다.)
정말 믿음이 가는 치료법이니 한번 확인해보세요.
베이킹소다를 따뜻한 물에 타서 헹구게 하는 치료도 하고......
베이킹소다로 입가심해주면 정말 좋거든요. 그래서 그런지 아이들이 크게 목감기를 앓지 않으면서 무사히 감기 치료를 할 수 있었습니다.
작은 아이들이 감기에 걸리고 나니 이제 큰아이도 걸렸네요.
아빠는 출장 가는 날 새벽에도 아이 걱정에 이렇게 따뜻한 허브차도 마련했습니다.
나한테 말해도 되는데 이렇게 일부러 일찍 일어나 만들어 놓고 갔습니다. 잠 많은 아내 더 자라고 일어나지 말라며 새벽에 만들어 놓고 집을 나섰습니다.
침대 가에서 토닥토닥 "나, 갈게~" 속삭이면서 남편은 어서 자라면서 제 이불까지 덮어주고 갔습니다.
이렇게 보니, 우리 모두의 아빠입니다.
좋은 아침~!
이 허브차는 산드라를 위한 거야.
학교에 가지고 가서 마시고 싶을 때마다 마셔.
어서 빨리 나아지기를 바라면서
우리 딸들 모두에게 키스를~
아빠가.
아빠는 이런 쪽지를 아이들에게 남겨두고 출장을 떠났습니다. 아~~~ 어쩐지 미안하고 고맙고 좋고 참 뭉클합니다. 내가 먼저 아이들과 남편을 챙기지 못 해 미안하기도 하고....... 항상 앞서서 챙기는 남편이 참 고맙기도 하고 그랬습니다.
아내에게 챙김을 받는 게 뭐 대수냐고, 누군가 하면 되는 것이고...... 누구의 역할에 책임을 부여하는 것보다 모두가 같이 챙기는 게 좋다는 남편.
가족이 뭐 딴 게 있나요? 이렇게 사소해 보이지만, 소소한 챙김이 모두에게 사랑으로 다가오는 게 아닐까 싶습니다. 따뜻하고 훈훈한 온기는 서서히 느껴지는 것처럼, 이런 사랑도 서서히 스며드는 게 아닌가 싶습니다.
남편이 무사히 출장 마치고 집에 돌아오기를 오늘도 바라네요. ^^*
오늘도 즐거운 하루 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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