뜸한 일기/부부

남편이 잘 때마다 착용하는 '이것', 문화차이 느껴지네~

산들무지개 2018. 11. 23. 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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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분은 서구영화에서 잠자리에 들 때 나이트캡을 쓰는 장면을 자주 보았을 겁니다. 제가 기억하는 장면은 저 푸른 초원 위에~ ♩♪♪♬~! 그림 같은 집을 지은~♩♪♪♬~! 미국 드라마 [초원의 집]에서 메리와 로라가 나이트캡을 쓰고 침대에서 이야기하는 장면이었습니다.  


머리가 긴 아이들이 잘 때 머리 간수하기 위해 나이트캡을 쓰는구나, 그 당시 생각을 했었죠. 정말 어린 나이에도 이런 통찰력은 있었던 산들무지개였습니다. 메리의 곱슬곱슬한 머리가 얼마나 예쁘고 신기하던지, 그 고운 머리 잘 유지하려면 밤의 나이트캡은 필수겠어~! 생각했었죠. 


그러다 서구 애니메이션이나 영화에서 보니 그 흔한 장면이 자주 나타나더라고요. 특히 유아적인 캐릭터에는 나이트캡을 쓰고 바보처럼 행동하는 모습도 있었고요. 




그런데 현대에는 이런 나이트캡을 쓰는 사람들이 없다는 것을 알게 되었죠. 요즘 세상에 누가 귀찮게 나이트캡을 쓰고 자? 불편하지도 않나? 싶었습니다. 제가 생각하는 나이트캡 쓰고 자는 모습은 과거의 한 문화라고 생각되었답니다. 


하지만, 스페인 사람인 남편과 결혼하고 보니...... 


나이트캡을 쓰는 사람들이 여전히 존재한다는 걸 알았습니다. 정말 신기했습니다. 아니, 왜 잘 때 모자를 쓰고 자는 걸까? 답답하지 않을까? 정말 저는 머리에 뭘 쓰고 자는 게 너무 답답한데 말입니다. 


남편은 날씨가 추워질 때마다 집에 있는 털모자를 꺼낸답니다. 아하!!! 이해가 가시죠? 




잘 때 이 털모자를 착용하는 이유가 따뜻하게 자기 위해서랍니다. (물론, 어떤 분은 서양에서는 베갯보가 없어서 지저분한 머리를 감싸 베개를 깨끗이 사용하기 위해 사용했다는 이야기도 있지만, 사실, 서양에서도 옛날부터 베갯보로 베개를 감쌌습니다. 이곳 베갯보도 쉽게 빼서 빨 수 있는 장점이 있었지요.)


"남편, 왜 맨날 털모자 쓰고 자? 답답하지 않아? 나는 털모자 머리에 쓰지 않아도 따뜻하게 잘 자는데......!" 


남편이 참 신기했답니다. 그만큼 우리 집이 추운가 싶죠. 하지만, 요즘 세상에 따뜻한 오리털 이불도 있고, 얼마든지 따뜻하게 잘 수 있는 세상이니, 그다지 필요한가 싶기도 했습니다. 


"몰라, 추운 계절에 모자 안 쓰고 면, 에너지가 다 머리로 달아나는 것 같아. 이렇게 머리를 감싸고 자면 정말 따뜻해서 잘 잤다는 느낌이 들어. 게다가 당신은 머리가 길고, 나는 짧잖아? 그러니 더 추운니까 그래~" 


이렇게 설명해주더라고요. 참 신기하죠? 예전에 추운 겨울, 한국에 갔을 때는 모자를 쓰지 않고 자더니 말입니다. 


"당연하지! 한국은 난방이 엄청나게 잘 되어 있는 곳이야. 스페인은 난방 시설이 거의 없는 곳이라 한두 달 겨울을 견디기 위해서는 모자를 꼭 써야 했지. 한국은 겨울에도 여름 수준만큼 실내가 따뜻해서 모자를 쓸 필요가 없는 나라니까!"

이런 소릴 합니다. 


▲ 자기 전 아이들과 수다 떠는 반바지 차림의 아빠 



하지만, 우리 집은 추운 곳이 절대 아니랍니다. 게다가 두툼한 오리털 이불을 덮고 자니 밤에는 땀을 뻘뻘 흘릴 때도 있습니다. 그런 남편은 잘 때 아무리 추워도 반바지 잠옷을 입고 잡니다. 오리털 이불이 너무 따뜻해서 말입니다. 그런데 머리는 꼭 털모자를 쓰고 감싸고 잡니다. 


"아니, 반바지 입고 자면서 털모자 쓰는 게 너무 웃기잖아."


하고 막 웃어주면 남편은 그럽니다. 


"한국과 달라서 그래. 스페인은 공기 온도가 차가워 그래. 그렇다고 뜨거운 온돌방에서 자는 것과 비교할 수는 없는 일이지." 

 

하하하! 이해가 가지만 남편에게 막 웃어줬습니다. 


"그래, 온돌방에서 자면 모자 안 써도 되고, 침대에서 자면 모자 써야 하는 당신의 심리를 알 수 있을 것 같아. 아마 한국인이 온돌방에서 자면 뼛속까지 추위를 녹여줘 좋은 느낌이 나는 것과 비슷한 느낌이랄까? 모자 쓰고 자야 따뜻한 느낌이 그것과 비슷할 수도 있겠네~!" 싶었습니다. 


그러고 보니, 두 사람이 역시나 자라온 환경이 다른 게 실감이 납니다. 작은 문화 차이지만, 그 소소함을 알아가는 것도 참 재미있네요. 


<추신> 며칠 전, 남편과 친구가 이야기하는 내용을 들으니, 남편 친구도 잘 때는 꼭 모자를 쓰고 잔다고 하더라고요. 잘 때 모자를 쓰지 않으면 추워서 견딜 수 없다면서 둘이 솰라솰라 떠드는 장면을 목격했으니 스페인 사람들에게 겨울은 모자와 큰 연관이 있는 듯합니다. ^^ 


여러분, 오늘도 즐거운 하루 되세요! 화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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