뜸한 일기/부부

파를 대하는 진심이 이렇게 다른 국제부부 [문화차이]

산들무지개 2021. 4. 3. 1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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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분~! 근래 제가 파농사하는 걸 자주 언급했었죠? 

파를 얻어 온 지 딱 2년이 되는 올해, 이제 본격적으로 파를 먹을 수 있겠다 싶을 양을 키워냈습니다. 아주 기분이 좋아요. 

화단에도 파를 심고 텃밭에도 파를 심고...... 자리가 있을 만한 곳은 다 파를 심어 정말 대파 풍년이 됐습니다. 게다가 씨를 직접 뿌려 기른 쪽파도...... 처음에는 실처럼 가늘었던 게 점점 굵어져, 이제 먹어도 싶을 만큼 컸습니다.

아주 만족합니다. 

 

풍년일세~ 풍년일세~! ^^

그래서 처음으로 대량으로 파를 잘라 냉장고에 모셔뒀습니다. 

한 묶음 정도?

그 정도를 잘라서 깨끗하게 씻은 후 냉장고에 딱 보관해놓았는데...... 글쎄 스페인 사람인 남푠 님이 파를 쓰는 방법을 몰랐는지...... 음식물 쓰레기 통 옆에 파를 버리려 하는 거예요! 그냥 파가 말라비틀어지고 있었습니다!!! 

어제저녁 요리를 하면서 파의 푸른 부분은 잘라 넣지 않고 버리려는 심산이었지요. 그런데 아내에게 허락은 받아야겠는지, 쓰레기 통에 집어넣지는 않았고, 그냥 싱크대 위에 올려뒀더군요. ^^;

 

바로 위의 사진입니다. 아니 파의 끝부분은 요리에 넣지 않고 왜 버리려고 하는지......

"산똘~ 왜 파를 버리려고 했어?"

남푠 님 애칭이 산똘인데요... ^^ 산똘님이 어색한 눈으로 S.O.S를 치듯 저를 바라봤지요. 

"아니, 어디까지 먹는 건지 몰라서......"

얼마나 웃긴지요!

"아니, 파는 그냥 다 먹는 거야. 상한 부분만 떼어내고 먹으면 되지~"

 

이렇게 스페인 사람인 남편과 한국인인 이 아내는 파에 대한 진심이 각각 다릅니다. 

사실, 스페인에는 파와 비슷한 파가 있는데요, 칼솟으로 해 먹습니다... 칼솟은 숯에 구워 먹는데, 역시 파의 흰 부분을 주로 먹고요, 파의 푸른 부분은 그냥 버린답니다. 

 

위의 참고 사진처럼 칼솟타다 구운 대파를 먹을 때 저렇게 까맣게 탄 부분을 떼어내고.....

초장에 묻혀, 아니 로메스코 양념장에 묻혀 흰 부분만 먹습니다.  

참고 사진에 산더미처럼 쌓인 먹고 남은 접시를 유심히 보시면 죄다~ 푸른 부분은 그냥 버립니다. 

그러니 산똘님은 제가 재배한 대파도 저렇게 먹는 줄 압니다. 😅

 

또한, 위의 사진처럼 스페인 사람들은 어린 양파를 자주 먹는데요, 파의 푸른 부분은 다 떼어내고 먹습니다. 

한마디로 양파든, 파든 푸른 부분은 그냥 잘라내 버린다는 거죠! 

하지만 웬만하면 우리 한국인은 파의 푸른 부분까지 어디 다 먹잖아요? 파가 말라서 손질할 때 버리고 대체로 싱싱한 푸른 잎의 파는 우리 식탁에서 얼마나 유용하게 쓰이는가요!!! 

그래서 이번에 자세하게 스페인 사람인 남편에게 문화의 차이를 설명해줬습니다. ^^

 

"우리 집 텃밭에서 생산한 파는 푸른 부분까지 다 먹는 거다!" 약속까지 받아냈습니다. 😊 

 

여러분~ 오늘도 즐거운 하루 보내시고요, 즐거운 봄 맞이하자고요! 파이팅!!!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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