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 고산은 아직도 쌀쌀한 날입니다. 한국보다 봄이 일찍 오는 듯했는데, 온도가 멈춰버리고 말았어요. 2월에 15도 정도 올라 봄이 벌써 오네~ 반가워했는데 이 온도가 지금 4월에도 어딜 가지 않네요. 그래서 그런지 모든 게 늦게 성장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며칠 내내 비가 내려 화려한 꽃을 자랑하던 체리나무는 벌써 꽃잎이 지고 없답니다. 올해 비 때문에 체리가 열리지 않는 건 아닌가 걱정이 들기도 해요. 작년에는 체리가 몇 개밖에 달리지 않아 참 섭섭했거든요.
마침 오늘은 비가 멈춰, 뒷산 산책을 했어요. 쌀쌀한 고산의 바람이 막~ 머리카락을 헝클어줬어요. 진짜 바람 센 곳입니다.
그래서 고개를 떨구니...... 이렇게 바위에 꽃들이 새겨져 있더라고요. ^^
사실, 꽃이 아니라 이끼이죠?
그런데 꽃에 이렇게 예쁜 색깔로 환하게 피어있는 걸 보니, 꽃처럼 느껴졌어요!
돌에도 다양한 역사를 그리는 자연의 모습입니다.
또 다른 모습도 발견했어요. 녹색의 싹이 오르는 지금 이 고산에 무심하게 한 자리를 지키는 돌~
가까이서 보니 참 아름답더라고요. 어떻게 이런 모양을 만들 수 있는지...... 현대 미술 같은 아름다움이 느껴졌어요.
자연에 고스란히 노출돼 있는 이 돌에서 무엇을 발견할까요? 비 오면 비 오는 대로, 눈 오면 눈 오는 대로, 해가 쨍쨍 내리쬐면 그 햇빛 받는 대로, 사람이 길을 걷더 밟으면 밟히는 대로...... 양 떼가 똥을 싸면 똥 세례를 받는 대로......
그렇게 이 무수한 역사에 꿋꿋이 돌로 존재하고 있습니다. 사실, 지구의 주인공은 이 녀석이지요. ^^
산 위에서 바라보는 고산평야 풍경.
산 언덕의 풍경...... 양 떼가 지나는 목초지라 이렇게 황량해 보이기도 하지만, 바람이 자유롭게 드나드는 공간이라 신비롭게 보입니다. 어르신들 말씀 맞습니다. '어디든 정 붙이고 살면 그곳이 천국이다'라는 말......
오늘은 우리 집 닭장의 닭들도 자유롭게 풀렸습니다. 잠깐 쨍하고 뜬 햇볕은 축복인 듯 꼬꼬꼬 땅을 쪼면서 이 순간을 즐기더라고요. ^^
여러분~ 오늘도 행복 가득한 하루 보내세요! 파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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