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 이야기/시사, 정치

미성년자 서류에 관대하지 않은 스페인 경찰서, 왜?

산들무지개 2022. 2. 11. 04: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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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가족은 해발 1,200m에 터를 이루고 사는 한국-스페인 국제가족입니다. 그래서 아이들은 한국과 스페인 국적을 지금 보유하고 있습니다. 아이들은 태어나자마자 한국에 출생 신고하여 대한민국의 주민번호를 소유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스페인에서는 만 18세 미만까지는 주민번호 생성이 의무화되지 않아서 지금까지 이곳의 주민번호는 없었습니다. 그런데 이번에 첫째 아이가 스페인 북부의 국경선 너머 안도라(🇦🇩 Andorra, 스페인어를 쓰는 아주 작은 나라로 면적 468 km², 해발 1996m에 위치했습니다. 프랑스 대통령과 카탈루니아 주교가 공동 영주로 지배하는 나라이며 관광업이 발달했습니다)라는 작은 나라로 학교 체험 여행을 가게 됐어요. 총18 명의 학생들이 스키장 견학과 스키 강습을 받으러 2박 3일 여행을 간답니다. 유럽 연합에 해당하는 나라에서는 자국 주민증으로도 외국여행을 자유롭게 할 수 있는데요, 우리 부부는 이번 여행을 계기로 아이들에게 주민증을 만들어줘 여행에 자유로울 수 있게 했습니다. 아이들 스페인 여권도 갱신해야 할 시기가 다가오기도 하는데...... 그래도 여권 없이 주민증으로도 여유로울 수 있도록, 이렇게 스페인 주민번호와 주민증을 만들어 주게 됐습니다. 

 

그런데 스페인서는 주민번호를 주민센터가 아닌 경찰서에서 발급을 해줍니다. 

우리 한국인에게는 좀 희한한 시스템이라고 생각하기도 하지만, 이곳에서는 경찰서에서 여권도 함께 취급한답니다. 한국에서는 시청에서 여권 발급받는 게 아주 당연한데 스페인에서는 경찰서에서 여권을 발급해줍니다. 

 

사진: pixabay

 

어쨌거나 여권이든, 주민증이든 우리 부부는 항상 아이들과 함께 동행해서 경찰서에서 일을 봐왔는데요, 이번에는 경찰서에서 부모 중 한 명이 홀로 아이 서류를 만드는 모습을 보고 좀 놀랐습니다. 아주 인상 깊어서 여기서 글을 써볼까 합니다. 

 

 


 

다름 아니라, 한국에서는 부모 중 한명이 다른 부모의 동의 없이 18세 미만인 자녀의 여권을 발급받아, 자녀를 동반하여 출국하는 사례가 증가하고 있다고 해요. ‘만 18세 미만인 사람의 여권’ 발급 신청 및 분실 신고 관련 시행 안이 그래서 2015년에 개정되었다는데요, 부모 중 한 명이 아이 여권을 만들거나 재발급받는 경우에는 반드시 “법정대리인 동의서”를 지참해야 한답니다. 저도 작년에 아이들 한국 여권을 만들 때 스페인 사람인 남편의 사인이 서명된 '법정대리인 동의서'를 제출하고 갱신할 수 있었습니다. 

 

그런데 스페인에서는 이 미성년자 관련 서류는 어떨까요?

 

스페인에서도 우리나라와 마찬가지로, 
이 법정대리인 동의서는 꼭 제출해야 한답니다!

 

 

그런데 여기서 다른 점은......

 

 

스페인에서는 꼭 경찰이 보는 앞에서 부모가 서명을 해야 한다는 겁니다. 

한 명의 부모가 동의한다면 경찰이 보는 앞에서 직접 서명을 해야 유효하다는 거예요!

 

 

이날 부모 중 한 명이 아이 여권을 만든다고 서류 창구에서 이것저것 서류를 보여주는데 관련자는 아주 단호하게 혼자 여권을 만들 수 없다고 하는 모습에 저는 깜짝 놀랐습니다. 아니, 법정대리인 동의서만 제출하면 되는 게 아닌가요? 싶었어요. 그런데 아니었습니다. 직접 두 명의 부모가 와서 경찰관 앞에서 서명해야만 된다는 겁니다.

 

이번에 두 케이스를 목격했는데 두 케이스 모두 빈 손으로 돌아갔습니다. 그런데 한 명은 이민자 여성이었는데, 아이 여권이 발급되지 못해 굉장히 좌절하고 있었어요. 알고 보니 가정폭력 때문에 남편은 거리제한을 두고 있어 함께 올 수 없다는 겁니다. 

 

사진: pixabay

 

 

그랬더니 경찰은 진정하라면서 해결책을 주더라고요. 

 

가정폭력으로 이미 신고가 돼 있어, 함께 마주할 수 없는 건 확실하다며 남편에게 날짜가 겹치지 않게 서류에 서명을 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겁니다. 그러니 그 남편이라는 사람이 동의한다면 약속을 잡아 경찰서에 직접 찾아가 경찰이 보는 앞에서 그 서류에 서명해야 된다는 것이지요. 와~ 저는 진짜 깜짝 놀랐어요. 집에서 그냥 서류에 서명해서 내는 그런 서류가 아닌, 경찰관 앞에서 직접 사인하여 제출하는 서류라는 점에서 말이지요. 그래야만 유효성이 인정된다고 하네요.

 

한국에서도 국제결혼하고 부모 중 한 명이 아이 여권 만들어 동반 출국하여 본의 아니게, 다른 부모 한 명은 아이 얼굴도 못 본다는 사례를 뉴스로 본 적이 있었어요, 스페인 같은 경우에는 절대 그럴 수 없겠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하지만 또 한편으로는 부모 중 한 명이 마냥 반대해서 아이 여권을 만들 수 없는 사실은 좀 억울하기도 하겠다는 생각도 들었어요. 그 때문에 다른 가족을 만날 수 없는 그 사정도 안타깝기도 한 마음이 들기도 했어요. 어쨌거나 오늘은 스페인 시스템이 이렇다~라는 것만 알려드립니다. 

 

그리고 또 한 가지, 우리 첫째가 체험하는 미성년자 해외여행 서류도 학교에 제출해야 했는데요, 그 서류도 여권과 마찬가지로 부모 모두 경찰관이 보는 앞에서 서명해야만 서류가 유효하다고 했어요. 학교에서 함께 하는 체험 여행이라도 부모 둘 다 동의를 해야만 미성년자 해외여행이 이뤄질 수 있다는 거죠. 다시 말해, 그 서류도 경찰관이 보는 앞에서 부모 둘 다 서명을 해야만 했습니다. 

 

그래서 이번에 아이 서류를 학교에 제출하기 위해 우리 부부도 경찰서에 가서 경찰관이 보는 앞에서 서명을 했답니다. 부모 중 한 명만 서명할 수 없고, 두 명이 둘 다 경찰관 앞에서 동의하여 서명해야만 서류가 유효하다는 것... 우와~! 미성년자에 대한 스페인 시스템이 이번에 어떤 것인지 제대로 알게 됐습니다. 

 

오늘은 스페인의 미성년자 관련 서류의 유효성에 관해 이야기했습니다. 

다음에도 호기심 이는 이야기 전할 수 있도록 열심히 준비해 포스팅 올릴게요~ 

항상 건강 유의하시고, 즐거운 하루 보내시길 바랍니다. 화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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