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발 1,200m 스페인 고산 [참나무집] 가족은 유럽 적송 소나무 숲에 땔감을 구하러 갔습니다. 자연공원에서 일하고 있는 남편 덕분에 언제, 어디에 땔감이 있는지 알 수 있어요. 마침 주말이라 쉬는 아이들 잘~ 달래서 공원 관리자분들이 잘라 놓은 나무를 가지러 갔답니다. 마을 사람 누구나 땔감을 가져갈 수 있으니 우리도 이번 주말에 땔감을 가지러 갔습니다.
말라버린 숲의 나무를 잘라 이렇게 현장에 놓아두면 누구나 원하는 사람들이 가져갈 수 있는데요,
우리도 자주는 아니지만, 가끔 이렇게 땔감을 가지러 간답니다.
요즘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때문에 유럽 물가가 엄청나게 올라
땔감이라도 직접하자고 직접 몸으로 구하게 되었답니다.
그나마 나무를 직접 자르지 않아 다행입니다.
산똘님은 나무 껍질을 벗겨 잘 말리면 훌륭한 장작이 된다고
이렇게 현장에서 소나무 껍질을 벗깁니다.
소나무 껍질이 있으면 잘 말리지 않고, 습기가 스며들어
벌레가 낄 수 있다면서 말이지요.
그런데 껍질은 생각 외로 엄청나게 잘 벗겨졌어요.
아마 많이 말라버려 그런 것 같기도 해요.
요즘 저는 미래에 대해 많은 생각을 합니다.
모두 자기 인생의 초보인데, 저도 초보인 만큼.... 앞으로의 인생이
걱정되기도 합니다.
특히 아이들이 커가면서 지원해야 할 부분이 많아 경제적인 걱정을 하게 됩니다.
스페인 시골에서 사는 건 순전히 우리 몫인데, 경제적 혜택이 없다고 불평불만은 없습니다.
하지만 아이들 미래에 대한 문제는 우리가 크게 걱정하는 부분입니다.
물가도 오르고, 전쟁도 터지고, 정치도 극우로 변하고, 세 아이가 살기에 괜찮은 세상인지......
걱정하게 됩니다.
그래도... 우리 시골은 마음은 참 풍요로운 곳이지요!
이 사실 하나만으로도 큰 위안이 된답니다.
할 수 있을 때 자연이 주는 선물을 받으며 이 위기를 극복하는 것! 좋은 일이라 생각합니다.
처음에는 주말에 숲에서 아빠 일 돕는다는
생각에 쭈삣쭈삣하던 아이들도
즐겁게 함께 땔감을 옮깁니다.
가족도 하나의 공동체이니
아빠의 일만이 아닌, 엄마의 일만도 아닌,
우리 모두의 일이니까요!
무지 즐겁게 노는 듯 숲에서 깔깔깔 거리면서 장작을 나르는 아이들 모습이 참 좋았어요.
하늘도 푸르고 숲의 새소리, 바람소리 다 좋았어요.
어릴 때부터 이런 일에 익숙한 아이들은 여전히 똑같습니다~
스페인은 여전히 나무 땔감을 쓰는 농가가 많아요.
마을의 빵집도 장작 화덕을 사용하고요.
이게 옛날 방식이라고 후졌다고 하시는 분들도 계신데...
생각을 바꾸시면 이 후진 시스템도 하나의 미래가 될 수 있답니다.
장작을 쓰지만, 다시 나무를 심고, 필요한 만큼만 쓰는 이 삶이
도시의 빵빵한 난방보다 저는 좋습니다.
(추운 겨울에 실내에서 반팔 입고 있는 도시의 삶이 어쩌면 조금은 비정상으로 보입니다)
오늘도 이렇게 우리 가족은 자연과 함께 합니다.
미래에는 어떤 형태의 삶을 살까? 좀 상상을 해보긴 하지만...
지금 있는 이 순간, 자연에서 행복을 느끼며 살아봅니다.
여러분~ 오늘도 즐거운 하루 보내세요.
저는 또 다른 글과 사진으로 찾아봴게요~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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