뜸한 일기/자연

포도와 호두가 익어가는 계절

산들무지개 2022. 9. 29. 01: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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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드디어 길고 긴 코로나 팬더믹의 시대가 어느 정도 해제되었죠? 그 틈을 틈타 우리 가족은 3년 만에 한국에 방문했습니다. 7월 중순부터 9월 중순까지 딱 두 달의 긴 여행을 마쳤는데요, 처음에는 아직도 끝나지 않은 코로나 때문에 무척 두려웠어요. 그런데 막상 여행 시기가 다가오니 우크라이나 전쟁 때문에 또 온 세상이 불안해졌습니다. 저도 이번 여행이 과연 잘하는 일인가? 의문을 가질 수밖에 없었는데요, 

 

유튜브 채널을 운영하는 글쓴이(산들무지개)는 채널에 달린 댓글을 보며 반응을 살펴봤습니다. 

많은 분들이 한국 방문의 환영 인사를 올려주셨어요, 그런데 개중에는 '코로나 아직 끝나지 않았으니 오지 말라'는 댓글도 있었어요. 하지만 놀랍게도 대부분은 코로나보다 무더운 여름을 더 많이 걱정해주셨습니다. '하필 이 무더운 여름에 왜 한국에 오려고 하느냐?' 거짓말 같지만, 코로나 걱정보다 무더운 여름을 걱정하는 이들이 훨씬 더 많았습니다.  

 

인도와 동남아시아의 혹독한 여름을 경험한 저는 한국 여름은 자신감이 있었습니다. 여름은 더워야 또 여름의 즐거움을 맛볼 수 있으니... (하지만 더위에 정면으로 맞설 용기가 없어 몇 번 에어컨을 찾아 도망 다닌 기억이 있습니다) 그래서 여름이 문제라는 인식은 없었습니다. 그래서 당차게 한국 여행을 결심하게 됐어요. 

 

또 하나 여름 여행을 결심하게 된 가장 중요한 이유는 아이들이 더 크기 전에 한국을 더 많이 보자는 거였어요. 

아직 어릴 때 학업에서 벗어나 온 가족 함께 추억 쌓고 체험도 하며 엄마가 나고 자란 동네를 알아갔으면 싶었어요. 아이들이 아주 어릴 때는 제가 지쳐 다닐 엄두가 나지 않았어요. 아시다시피 둘째가 쌍둥이라 워낙 손이 많이 가... 이동하는데 두려움이 있었어요. 게다가 그때는 경제적 여유도 없었기 때문에 (물론 지금도 상황이 썩 좋은 것은 아니지만) 큰돈 들여 한국에 다녀올 수도 없었어요. (그 당시 상황에서) 한국에서 조력해줄 사람도 없었고..... 혼자 아이를 돌볼 그 여유도 없었습니다. 그래서 죄책감이 든다고 할까? 어릴 때 한국에 다녀올 기회가 많이 없어서 아쉬웠어요. 그런데 이번에 아이들도 스스로 알아서 하는 나이가 되니 더 수월해졌어요. 아직 학업의 부담이 없는 때라 큰 마음먹고 전국 일주를 하게 되었지요. 

 

스페인 여름 방학은 80일 정도 가능하니... 가장 긴 시간 가장 길게 여행할 수 밖에 없는 시기는 여름이었습니다. 아이들도 신나고 저도 신나고... 어쩌면 아빠도 신날 수 있는 시간이다 싶었어요. 물론 산똘님(아이들 아빠)은 직장이 허락하는 휴가 30일밖에 쓸 수 없었지만 말입니다. 

 

그렇게 시작한 한국 여행! 정말 꿈같은 시간이었고 환상적인 날들이었어요!!! (그래서 블로그에 글이 올라오지 않았답니다. 😅) 많은 에피소드는 유튜브 영상 남겼는데요, 궁금하신 분들은 🔍산들무지개 검색하여 찾아보시면 고맙겠습니다. 

 

올여름 하얗게 불태우며(?) 여행하고 오니... 우리 집 뒷마당에는 이렇게 포도가 주렁주렁 열렸습니다. 

 

알맹이가 무척 작은데, 맛은 기막히게 달아요~ 

그래서 새와 염소들도 환장합니다, 맛이 좋아서...!

 

스페인도 올여름 너무 뜨거웠는데, 비도 적게 내리고, 기온도 높았던 올해의 뜨거움을 견디고 이렇게 멋진 열매를 맺혔어요. 

 

저 멀리 양 떼가 몰려오는 방울소리가 딸랑딸랑 울릴 때에는 제 가슴도 덜컥 울립니다. 

양 떼는 양만 있는 게 아니라 나무도 잘 집고 오르는 염소 녀석들도 있거든요. 

이 포도는 두 발만 세우면 그냥 떼먹을 수 있는 위치라... ㅜㅜ

저도 안절부절 못합니다. 

"포도를 사수하자!"

 

그래서 몇 송이 건졌습니다~!!!

 

멀리 보이는 양 떼...

저 녀석들은 들판의 풀이나 먹지, 왜 맨날 제 파와 포도, 깻잎을 못 먹어 안달할까요?  

이번에 깻잎 화분 하나가 초토화돼서 씨를 못 받아 억울하거든요. 

 

그나마 다행인 건... 들깨 화분 몇 개는 건져 씨를 얻을 수 있다는 사실~ 

 

올해 호두도 열렸어요!

호두도 나무에서 한두 개씩 떨어져 매일 줍고 있어요.

껍질 잘 말려 벗기면, 안쪽 호두가 나오거든요. 

 

뜨거운 여름이었지만, 풍년이네요. 풍년!!! 🤍💜🤍

 

또 이야기 전할게요~ 

한국 여행담이 궁금하신 분들은 유튜브 채널을 찾아주세요. 

소식 궁금하신 분들, 기다려주셔서 정말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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