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 우리 집에 내린 2월의 눈 ❄️

작년에 한국 다녀오면서 너무 바빠졌다는 이유로 블로그에 글 올리기가 좀 어려웠습니다. 마음은 항상 기록하고 싶은데... 최근 산똘님(남편)의 직장 발령 문제와 이사할 집을 보러 다니는 일로 좀 정신이 없었어요. 아직 아무것도 해결된 일은 없지만, 잠정적으로 우리가 원하는 곳에 집을 봐둬서 조금은 한숨을 돌릴 수 있었습니다. 지금 당장 이사할 일은 없지만, 때가 되면 이사할 것이고... 지금 있는 이곳도 소중한 우리의 삶 터이기에... 너무 조급해하지 않기로 했어요. 뭐 갈 때 되면 가겠지요. (혹시 이것에 대해 궁금하신 분들이 계시다면 제 유튜브 채널을 보시기 바랍니다)

 

그래서 거창한 이야기는 없지만, 하루하루 경험하는 소소한 일을 다시 기록하기로 했습니다. 

사진 한 장이라도 올리자~! 이렇게 마음 먹으니 좋습니다. 그동안 못한 기록들을 다시 하기로 하니... 설레고 또 동기부여도 돼 좋습니다. 

 

아시는 분은 다~ 아시겠지만, 최근 해발 1,200m 우리 집에는 눈이 내렸답니다. 폭설주의보가 내려졌지만, 눈이 비로 변해 내리는 날이 많아 그렇게 많이 쌓이지는 않았어요. 정말 다행이죠? 눈이 쌓이면 어마어마한 높이로 쌓여 고립되기 일쑤였는데 올해는 딱 하루 밖에 고립되지 않았습니다. 😉

 

그래서 눈이 내린 날의 몇몇 풍경을 사진으로 담아봤어요. ^^

 

12월은 마치 봄날씨처럼 포근하더니 1월 말부터 영하로 떨어지고 2월에는 이렇게 눈이 내렸어요. 따뜻하던 겨울이 갑자기 추워졌어요. 아마 이곳에서는 한국인이 생각하는 겨울은 1월에서 2월이 아닌가 싶습니다. 

 

폭설 내리면 언제나 그렇듯 설해를 입는 나무가 많아요. 눈 무게를 견디지 못하고 가지가 부러지고 뿌리가 뽑히는 경우도 많습니다. 올해는 영하의 기온이 다시 영상으로 올라가 비가 함께 내려줘 금방 녹았어요. 

 

눈 내리면 좋은 것들 이야기하는 아이들: 눈 오면 눈싸움하고 눈사람 만들어 좋다! 눈 많이 내리면 학교 가지 않아서 좋다! 마지막으로 눈이 내리면 집에서 맛있는 거 먹으며 포근하게 있을 수 있어 좋다! 

 

하하하! 역시 아이들은 동심이 가득합니다. 어른이 눈 때문에 걱정하고 있는 사이, 아이들은 눈 세상에서 열심히 놉니다. 

 

지금 초등학교 6학년이 된 쌍둥이 아이들... 블로그 시작할 때만 해도 11개월이었는데 이렇게 컸어요! 

 

고양이도 이제 눈에 익숙했는지, 아이들과 눈을 즐기는 듯합니다. 

 

저도 눈 내리는 날의 그 몽글몽글한 기분이 참 좋습니다. 집안에 난로 피우고, 맛있는 음식 먹으면서 눈 내리는 걸 구경하면... 우리의 감성이 참 포근하게 깨어납니다. 하지만, 집 밖은 좀...... 운전도 어렵고, 또... 야생 동물은 더 힘들겠지요? 

그래서 그런지 우리 첫째딸 산드라는 산과 들로 다니면서 눈 내리는 며칠 내내 주위에 새 모이를 뿌리더라고요. 

 

눈과 비를 피해 마당 앞 식탁 아래로 찾아 온 유럽 울새가 보입니다. 겁도 없이 집 근처까지 오다니...... 그래도 이곳이 이 날씨에서는 제일 안전합니다. 산드라가 뿌려놓은 새 모이를 먹을 수 있으니 말이에요. 

 

화면이 어두워 잘 보이지는 않지만 귀여운 유럽울새의 빨간 가슴이 참 예뻐요. 동글동글한 까만 눈동자와 작은 부리까지...! 이 모습을 창너머에서 숨죽이고 온 가족이 지켜봤는데요, 아이들은 입을 틀어막고 그 귀여움에 어쩔 줄 몰라했습니다. 

 

작년과 같이 나무에 달아준 모이통에도 새가 여러 마리 번갈아가며 날아와 모이를 쪼았습니다. 우리 인간에게는 작은 한 줌의 씨앗에 불과한 모이가... 이 작은 동물들에게는 얼마나 큰 도움이 될지 짐작하지 않아도 느껴졌습니다. 

 

스페인 해발 1,200m 우리 집의 2월 눈 이야기... 이렇게 마무리하겠습니다. ^^ 매일 아니, 이틀에 한 번이라도 사진 한 장 블로그에 올릴 수 있도록 다짐하며...... 2023년 새로 계획도 짜야겠습니다. 오늘도 행복 가득한 하루 보내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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