뜸한 일기/자연

2023년 4월 중순, 우리 집 풍경

스페인 산들무지개 2023. 5. 17. 19: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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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을 저장해 놓고 미처 올리지 못해 이렇게 늦게야 사진을 올립니다. 이제 5월 풍경 후다닥 사진 찍어 블로그에 올려야겠어요^^
4월, 해발 1,200m 스페인에는 갑자기 기온이 상승해 아주 더웠던 걸로 기억합니다. 올해 3,4월에 이미 최고치 온도를 기록했으니... 정말 큰 이상기후 현상을 느낍니다. 지금 이 글을 쓰는 5월도 마찬가지이지만, 어쩐지 고산에서는 온도가 내려가는 기이한 현상이 또 생겼습니다. 어제오늘 아침 기온이 3도에서 6도였고, 최고 기온이 11에서 13도 사이입니다. ㅠㅠ 
왜 갑자기 또 이렇게 추워졌는지...... 😳 정말 알다가도 모를 일입니다. 
 

야생배꽃이 예쁘게 피기 시작했던 4월... 하늘은 얼마나 푸르고 예쁜지... 정말 설렜던 날이었어요. 대신 4월에 비가 두 번, 그것도 소나기성 비가 내려 참 안타까웠습니다. 원래 스페인은 4월에 비가 줄곧 내려서, 아구아스 밀(Aguas mil)이라고 해요. 천 개의 물이란 표현으로 비가 자주 내린다는 뜻입니다. 그런데 그 표현이 무색할 정도로 비가 내리지 않았어요. 오히려 식물이 자라지 않아 삭막한 느낌이 들었습니다. ㅠㅠ


그래도 자라는 봄 식물들 참 생명력이 대단합니다. 위 사진의 포피꽃... 으음~ 한국에서는 개양귀비꽃 혹은 꽃양귀비라고 하는데요, 제가 우리 말로 개양귀비꽃이라고 하면... 가끔 독자님들은 제대로 확인도 하지 않고 마약을 키운다고 난리이십니다. 스페인에서는 개양귀비꽃을 아마폴라(Amapola)라고 하고, 마약성 양귀비꽃은 오피오(Opio)라고 해요. 이름 자체가 아예 다릅니다. 하도 오해하시는 분들이 많아 오늘은 영문 이름을 한번 써봤어요. 
요 개양귀비꽃도 끈질긴 생명력으로 잘 자라나네요. 원래는 두 세배 정도 커야 정상인데 올해는 비가 적게 와 아주 작게 자라났어요. 
 

그래도 스페인 산동네는 좀 추워서 저녁에는 난로를 피웠어요. 지난번 장작하고 남은 잔가지를 저렇게(사진 위) 쌓아두고 말리니 아주 좋은 불쏘시개가 됐습니다. ^^ 5월도 쉴 새 없이 우리는 여전히 월동준비를 하고 있어요. 여기서는 일 년 내내 겨울을 위해 저장하며 사는 듯도 합니다. 😉
 

4월부터 집근처에는 양 떼가 자주 출몰하지 않아요. 들에 곡식이 자라고 있으니 다른 목초지에서 방목되고 있더라고요. 대신 양 떼가 남기고 간 동그란 배설물은 그대로입니다. 
이 양 떼들... 움직이는 씨앗은행이라고... 스페인 시골 평야의 목초지를 좌우하는 식물의 씨를 항상 달고 다녀요. 
그래서 푸르게 유지되기도 하지요. 누군가는 풀을 그렇게 뜯어먹으니 자라지 않지! 하시는데, 그래도 이 양 떼가 없으면 우리가 사는 초원의 그 초원빛은 사라질 거랍니다. 들이 얼마나 잘 정돈되는지 몰라요. 영국에서는 일부러 잔디 깎을 때 양 떼를 부르기도 해요. ^^
 

이곳저곳에 장식된 장식물들... 집안에 장식하면 좋겠지만 집이 너무 작아 좀 오래된 것들은 집밖으로 나옵니다. ^^ 산똘님 발령이 나서 4월에는 이사가 가능할까 싶었는데 아직도 발령 대기라... 언제가 될지 몰라 참 마음이 애탔던 때입니다. 5월도 마찬가지... 😮‍💨
 

그리고 3년전부터 키우는 이 들깨도 아주 잘 자랍니다. 비가 적게 와 노지의 씨는 나지 않고, 화분에 심은 들깨만 잘 자라납니다. 비가 많이 왔다면 아마 이 들깨가 이 평야를 꽉 덮고도 남을 텐데 말이지요. 아마 그런 일은 절대 오지 않을 것 같습니다. 우리의 들깨는 스페인의 생태계를 파괴하는 그런 교란종은 절대 될 수 없을 듯합니다. 
 

4월에 작은 온실텐트를 구입해 모종을 모조리 넣어뒀는데 두세 개는 죽고... 잘 버텼습니다. 5월에는 잘 자라는데... 비가 내리지 않아 노지에 옮겨 심으려니... 망설여집니다. 그냥 화분에 옮겨 키워야 할 듯해요. 건조한 노지는 금방 타버릴 것 같아요. 
 

요렇게 4월 중순의 풍경 담았고요, 곧 5월의 풍경 담아보겠습니다. 그럼 소소한 제 이야기를 읽어주신 모든 분들께 행운이 가득하기를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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