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랫동안 블로그에 글을 올리지 않았습니다. 매일 마음 한 구석에는 뭐든 써야 할 텐데... 걱정 아닌 걱정으로 블로그앓이(?)를 했지요. 제게는 블로그가 세상과 소통하기로 마음먹고 처음으로 사용한 플랫폼이라 여느 다른 플랫폼보다 애정이 많은 공간입니다.
하지만, 요즘은 짧고 굵고 빠른 이야기를 더 좋아하는 듯해요. 쇼츠와 릴스, 틱톡이 유행하면서 자신도 알지 못하는 사이, 그 속도에 빨려 들어가 느린 영상이나 글로 써진 이야기는 지루하게 느껴지기도 합니다. 그래서 그런지 책도, 영화도, 드라마도... 다들 꾸준히 보지 못하고 빨리 빠르게 결과를 원합니다. 😅
저 같은 경우도 그랬습니다. 어느날... 인스타그램에 사진과 글, 가끔 영상을 올리다... 의도치 않게 릴스를 스크롤하고 있는 제 자신을 발견했습니다. 아~! 이럴 수가! 내가 나와 아무 상관없는 이야기에 정신이 쏙 팔려 1시간째 이러고 있는 거야? 또 어떤 날에는 쇼츠를 보다 같은 모습을 발견했습니다. 왜? 난 원하지도 않는데, 이런 자극적이고, 정신없는 짧은 영상에 생각할 겨를도 없이 계속 스크롤을 올리고 있는가...
제가 그랬습니다. 이게 바로 그 유명한 도파민 중독이라는 현상인가? 😂 이런 생각을 하자, 좀 생활자세를 바꿔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사실 할일이 너무 많은데 이런 영상 소비로 그 시간이 너무 아까웠습니다)
제가 크리에이터로 자영업 등록을 하고 일을 하기 시작한 때부터 너무 정신없이 보내서... 어느 날 보니 온라인 생활에 지친 제 자신이 보였습니다. 적당한 온라인 생활을 하고 아날로그적 감성과 이야기를 좀 적어야겠다는 마음이 생겼습니다. 사실 너무 그런 생활이 그리웠습니다.
느리지만 생각할 수 있는 책을 읽자!
길지만, 여운을 느낄 수 있는 영화를 보자!
휴대폰은 꼭 필요할 때만 보자! (사실 일 때문에 휴대폰을 방치할 수는 없지만, 스스로 조절할 수 있도록 결심하자)
먼 세상의 일보다 가까운 내 생활의 취미활동을 더 열심히 해보자.
시간이 없음을 탓하지 말고, 그 시간을 확보할 수 있도록 더 노력하자..... 등등등...
이렇게 스스로 변해야 내 생활도 변하겠지요? 그래서 다시 블로그에 들어왔습니다.
그런데 막상 뭘 어떻게 어디서부터 써야할까... 또 고민이 됩니다. 😅
그래서 주위의 작은 것부터 써나가도록 하겠습니다. 누가 이 글을 읽을지, 누가 이 사진을 볼지 모릅니다. 어쩌면 제 자신과의 대화일 수도 있고요. 누군가에게 뭔가를 바라고 글을 쓰는 게 아니라 제 삶을 정리하면서 제가 가고 싶은 길을 찾기 위한 글쓰기일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다시 글을 쓰면서 내 길을 볼 수 있기를 여전히 바라고 있습니다.
작년 한국 조카가 방문하면서 가져 온 부추를 심었는데, 1000개의 씨앗 중 3개만 발아하여 지금까지 잘 버티며 자라주고 있습니다. 사실 그전에도 아마존으로부터 구입한 독일 부추씨를 심어보긴 했지만, 하나도 발아하지 않더라고요. 부추씨 발아과정을 검색하여 그대로 했는데도 자라지 않아 제가 운이 나빠... 발아율이 적은 씨를 심은 게 아닌가 싶습니다. (씨는 냉동보관도 해봤고... 다양한 방법으로 시도했지요)
아니면...
어쩌면 스페인 온도와 습도, 날씨가 발아에 좋지 않을 수도 있었겠구나 싶었구요. 온도를 잘 맞췄다고 생각했는데도 딱 3개만 발아해서 얼마나 애지중지 키웠는지...
그런데 올해 그 발아한 부추가 개체수를 늘리더니 이제는 20개 넘는 개체수가 되었습니다. 내년에는 뿌리나누기로 새롭게 심을 수 있겠어요. 게다가 그렇게 바라던 씨까지 생겼으니 정말 큰 경사입니다. 경사 났네~ 경사 났어~ 🎶
부추꽃은 처음 보는데 정말 예쁘네요. 꽃봉오리가 씨와 같은 모양이라서 더 귀엽고 예뻐요.
스페인 지중해 연안의 날씨와 온도에서 자라, 다음에 씨가 발아하고 자라기에 수월할 것 같은 느낌이 들어요, 마치 들깨가 그랬던 것처럼... 들깨도 처음엔 심어도 자라지 않더니, 어느 해부터 애지중지 잘 키워내고, 씨를 받아 그다음 해에 또 심었더니 엄청나게 잘 자라더라고요. 이제는 들깨 씨가 바람에 날려 떨어진 장소에서 싹이 나기도 합니다. 물론 비가 오지 않는 건조한 스페인 날씨에 고사해서 안타깝지만 말이에요. 😭
그렇게 자신의 고난과 역경을 씨 안에 저장하여 다음 생애 대비할 수 있는 씨유전자가 생기는 건 아닌가 싶어요.
부추꽃 정말 예쁘죠?
이렇게 예쁜 부추꽃 이야기를 오늘은 글과 사진에 담았습니다. 더 자주 블로그에 소식 담을 수 있기를 바라며... 오늘은 여기까지입니다.
항상 건강 유의하시고, 행복하세용~~~👋
'뜸한 일기 > 자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아침저녁 산책하기 좋은 요즘 지중해 연안의 9월 날씨 (5) | 2024.09.13 |
---|---|
스페인 우리 집에 내리는 비 ♡ (4) | 2024.09.07 |
수확하지 않은 올리브 열매 (16) | 2023.12.12 |
우리가 봄에 하는 여러가지 일들 - 꽃과 사람, 풍경 (5) | 2023.05.18 |
2023년 4월 중순, 우리 집 풍경 (4) | 2023.05.1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