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집 다락방은 내가 가장 좋아하는 공간입니다. 처음 이 집에 이사 왔을 때는 단순히 짐을 쌓아두는 창고로만 쓰일 줄 알았던 곳이, 지금은 나만의 아늑한 쉼터이자 창작의 공간이 되었지요. 나무 계단을 올라가 뻥 뚫린 다락방으로 들어가면 속이 뚫리는 듯 좋습니다. 또 나를 반기는 건 햇살이 가득 들어오는 삼각형의 창문... 이곳에 있으면, 세상의 소음이 잦아들고 오롯이 나 자신에게 집중할 수 있습니다.
▲ 나의 일터이자 나의 작업공간, 내 생각을 정리하는 공간...
이사 온 후, 나만의 공간을 가질 수 있는 특권을 누리게 됐습니다.
"나에게도 나만의 공간이 생기다니...!"
그동안 엄마로 살면서 내 것은 없었는데, 이사 온 후 오로지 나에게만 집중할 수 있는 공간이 생겨 참 좋습니다.
다락방 한쪽에는 내 책상과 컴퓨터가 자리 잡고 있습니다. 여기는 나의 사무실이자 생각의 공간이지요. 키보드를 두드릴 때마다 머릿속에서 맴돌던 생각들이 차곡차곡 정리되고, 화면에 단어로 찍혀 나올 때의 뿌듯함은 이 공간만이 줄 수 있는 특별한 기쁨입니다. 영상 제작할 때는 이 공간이 주는 집중력이 얼마나 대단한지 몇 시간이 흘러도 몇 분밖에 지나지 않은 듯합니다. 책상 위에는 좋아하는 책 한 두 권과 자주 쓰는 물건들이 가지런히 놓여 있습니다. 되도록 책상은 깨끗하게 정리하고 시야의 분산이 일지 않는 물건들로 놓아둡니다.
조금 옆으로 눈을 돌리면, 재봉틀과 재단하는 디자인 책상이 있습니다. 이곳은 내 손끝에서 창작의 열기가 피어나는 자리입니다. 물론, 작년부터 재단에 취미를 갖기 시작해 소소한 물건들을 재봉틀로 만들고 있습니다. 전문적으로 배우지는 않았고, 혼자 독학하면서 이것저것 만들어 보고 있습니다. 디자인 책상 위에는 만들고 싶은 도안이 펼쳐져 있습니다. 비록 시간이 없어 하루 날을 잡아야 하지만, 하고 싶은 일이 있다는 것에 얼마나 설레는지요! 천 위에 선을 긋고, 가위를 들 때마다 하나의 새로운 작품이 탄생할 것 같은 설렘이 정말 가득합니다. 빨리 글 쓰고, 빨리 영상 제작하고 어서 재봉틀을 돌리고 싶다는 생각밖에 들지 않습니다. 재단이 끝난 천이 재봉틀로 이어지며 점점 형태를 갖춰가는 과정을 지켜볼 때면 마음이 차분해지는 동시에 엄청나게 뿌듯하거든요.
▲ 남편이 대학생 때 쓰던 디자인 책상
제가 스페인 도자 대학교에 다니면서 물러받아 4년 동안 사용했는데요,
너무 애착이 가 제가 쭉~ 사용하려고 보관하다
이번에 이사 온 집에서 드디어 빛을 발하게 됐습니다.
▲ 창문으로는 근처 저수지의 풍경을 감상할 수 있습니다.
지난 폭우 후, 물이 엄청나게 불어나... 아름다운 호수 풍경을 보여줍니다.
세상에! 내가 저수지 근처에서 살게 되다니...!
새로 이사 온 곳은 작년에는 상상도 못하던 풍경이 지금 펼쳐지고 있어요.
그리고 오른쪽 사진은 작은 재봉틀을 놓은 테이블입니다.
작년에 독학으로 재봉하는 법을 배웠는데 무지 매력적이라... 어서 재봉할 날만 손꼽고 있습니다.
주부로서, 엄마로서 늘 가족을 우선하던 내게 이 다락방은 늦게 찾아온 선물 같은 공간입니다. 누군가를 위해 달려가던 발걸음을 멈추고, 오롯이 나를 위한 시간을 가질 수 있는 곳. 이곳에서만큼은 누군가의 아내나 엄마가 아닌, 온전히 나 자신으로 존재할 수 있습니다. 그동안 미뤄둔 나의 꿈과 취미, 소소한 행복들이 이 공간에서 다시 피어오르고 나를 발전시키지요.
한마디로 나의 다락방은, 세상 어디에도 없는 나만의 소중한 아지트입니다.
여러분~ 오늘도 글을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행복한 주말 보내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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