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언제부터인가 무화과가 감성 인스타샷이나 감성 브이로그에 자주 나오더라고요. 어떻게 무화과가 이렇게 감성적인 과일이 됐는지는 모르겠지만, 스페인의 올리브농장에 살면서 본 무화과나무는 저에게는 무척 신기한 존재로 다가왔습니다. 이곳에 이사 온 지는 2년 정도 지났는데요, 2년 내내 무화과의 성장을 보면서 신기하기도 하고, 재미있기도 해서 이 블로그로 공유하고자 합니다.
먼저 스페인에서 무화과 과일을 부르는 용어는 두 가지로 존재합니다. 바로 브레바(Breva)와 이고(Higo)!
첫 수확의 기쁨, 브레바(Breva)
브레바(Breva)는 무화과 품종이 아닌, 무화과나무에서 처음 열리는 첫 수확 열매를 뜻합니다. 하나의 나무에서 1년 기준으로 보면 더 일찍 나오는 열매를 말합니다. 보통 5~6월경, 전년도에 자란 가지에서 열리는 이 무화과는 크고 수분이 많지만 당도는 다소 낮을 수 있어요.
우리 [산들랜드]에 작년 여름 극심한 가뭄으로 무화과를 수확한 후 잎이 다 떨어져 말라죽은 줄 알았습니다. 그런데, 그해 가을비가 엄청나게 많이 내렸고, 무화과나무에서는 다시 잎이 나오며 활발히 성장하더라고요. 그런 후 겨울에 다시 잎이 다 떨어지고 올봄, 작은 무화과가 잎과 함께 나오는 모습을 포착했습니다. 너무 신기한 게 꽃도 피지 않고 열매를 바로 맺고, 잎이 나기도 전에 열매부터 나오는 가지도 있더라고요.
▲ 요즘 아침 산책하면서 찍은 무화과나무의 열매 사진입니다 ▲
위의 사진에 달린 열매가 바로 브레바입니다.
이 브레바는 올봄 지나고 나서 초여름에 수확해 먹을 수 있지요.
진짜 제철의 달콤함, 이고(Higo)
이고(Higo)는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일반 무화과(Fig)입니다. 영어로 Fig라고 하죠? 스페인에서는 H발음이 없어 '이고'라고 말합니다.
보통 8~10월 사이에 수확되며, 해당 연도에 자란 가지에서 열린다지요. 크기는 브레바보다 작지만 당도가 매우 높고 향이 진한 것이 특징입니다. 그래서 가뭄이 없고 비가 일정하게 내려만 준다면 무화과나무는 일 년에 두 번 정도의 열매를 맺어줍니다.
▲ 이사 와 첫 해에 수확한 무화과 ▲
브레바 vs 이고 한눈에 비교
비교 | 브레바(Breva) | 이고(Higo) |
수확 시기 | 봄과 초여름 (5~6월) | 여름과 초가을 (7~10월) |
열리는 가지 | 전년도 가지 | 해당 연도 새 가지 |
크기 | 크고 수분 많음 | 작고 당도 높음 |
맛 | 상큼, 덜 달 수 있음 | 진하고 달콤함 |
흔한 정도 | 드뭄 | 매우 흔함 |
식감과 맛은?
- 촉촉하고 부드러운 식감? 브레바!
- 진한 단맛과 풍미는? 이고!
혹시 6월 정도에 스페인에 여행 와서 전통 시장을 둘러보다 무화과와 똑같이 생긴 녀석을 본다면 브레바라는 것 정도는 아시겠죠? 기간이 짧고 희소하니까 접할 기회가 있으면 드셔 보시길 추천합니다.
(참고) 스페인에서는 무화과나무를 이게라(Higuera)라고 하며, 이 이게라 성을 가진 사람들도 많습니다. ^^
어쨌거나 브레바와 이고, 이 두 무화과 열매는 하나의 나무에서, 좀 다른 시간대를 걸쳐 나며, 같은 무화과라는 점에서 정말 신기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여러분도 시식해 볼 기회가 되면 한 번 맛보시길 바랍니다. 물론, 무화과 싫어하는 사람들은 그럴 필요는 없지만 말이에요.
그럼 오늘도 제 블로그에 방문해 주신 분들께 감사의 인사드립니다.
행복과 사랑이 가득한 날들 보내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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