뜸한 일기/먹거리

요즘 대세 과일 "무화과", 제발 이렇게 드세요!

스페인 산들무지개 2025. 9. 24. 2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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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주말, 남편은 아침 일찍 일어나 무화과를 한 바구니 수확해 왔어요. 

검은색 무화과는 다 수확했고, 집 아래쪽 밭의 무화과도 다 수확했는데, 우리 집에는 아직 두 그루의 무화과가 주렁주렁 달려 있답니다. 이 두 그루는 올봄에 가지치기하고 난 후, 폭풍 성장하여 엄청나게 많은 열매가 열렸답니다. 정말 이런 경우가 다 있나? 의심할 만큼 열매가 달려 당황하기까지 했답니다. 

이 무화과는 녹색과 적색이 섞인 무화과인데, 품종은 잘 모르겠어요. 이사 오기 전부터 이 산들랜드에 자라던 나무라 이름 모른다고 뭐라고 하지 마세용~~~

 

남편은 수확해 온 무화과를 잘 씻어서 물기를 뺐답니다. 요즘 우리 집에서는 무화과 경쟁이 엄청나게 심한데요, 다름 아니라 무화과를 새도 쪼아 먹고, 더 신기한 건 말벌 같은 벌들이 와서 무화과를 먹더라고요. 게다가 작은 파리가 알을 낳기 위해 침범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그래서 관리하지 않으면 무화과를 열었을 때 안쪽에 유충이 나와 먹지도 못하고 버려야 하는 경우도 있었답니다. 이 사실을 몰랐을 때는 벌레가 자꾸 꼬여 너무 불편했어요. 그래서 나무에 파리 쫓게 페트병 트랩을 달아서 예방할 수 있었어요. 진짜로 이 트랩으로 과일이 다 멀쩡하고 벌레 하나 나오지 않아 깜짝 놀랐답니다. 스페인 지인이 페트병 트랩 만드는 방법으로 물에 생선 한 조각 넣어 걸어두면 파리들이 그쪽으로 다 몰려가 트랩에 걸린다고 하네요. 생선은 대구... 좀 지독한 냄새가 나는 생선이 좋다고 하네요. 농약 치지 않고 자연적 방법으로 처리하기 때문에 너무나 좋은 방법이었습니다. 

 

잘 씻은 무화과를 햇볕에 말리면 참 좋은데요, 햇볕에 말리는 일은 쉽지만은 않습니다. 어떤 분은 햇볕에 말리면 영양분이 몇 배나 올라 얼마나 좋은데 말리지 않느냐고 뭐라고 하시는데...  문제는 햇볕에 수일(완벽하게 건조하는데 약 3주 걸림) 말리는 동안, 벌레나 말벌 등의 이유로 상하는 무화과가 많이 나온다는 겁니다. 그래서 벌레 꼬여 버린 무화과도 상당히 많습니다. 그물망을 쳐서 말려도 벌레가 꼬이는 경우가 있으니, 그만큼 시간과 노력에 비해 버리는 무화과가 많이 생겨 안타까웠다는 거죠. 그래도 올해 햇볕에 말려 보관하는 무화과가 3-4리터 정도 되니 성공한 것 같아요. 

 

무화과를 보관하는 다른 방법은 통째로 냉동고에 얼리는 겁니다. 하지만, 우린 냉동고에 넣은 음식도 많아서 올해는 그냥 우리가 먹을 수 있는 선에서 신선했을 때 먹고, 잼으로도 만들어 먹기로 했어요. 무화과 잼은 정말 예술입니다!!! 

 

무화과 잼이 궁금하신 분들은 다음의 링크를 확인해 보세요. 

 

2025.09.07 - [뜸한 일기/자연] - 알뜰한 남편이 만든 무화과잼

요 레시피 대로 잘 따라 하시면 너무 달지도 않고 맛있는 잼을 드실 수 있답니다. 

 

무화과 잼도 만들었겠다, 햇볕에도 말렸겠다... 그래서 이번에는 상대적으로 시간과 노력이 조금 덜 드는 방법으로 무화과를 보관하기로 합니다. 바로 자본주의가 내어준 선물! 기계를 이용하는 겁니다! 

남편은 잘 씻은 무화과를 꼭지 자르고 4 등분하여 식품건조기에 말리기로 했습니다. 

 

요렇게 적당하게 자릅니다. 너무 두껍게 말고, 통째도 아니게 적당히 잘라 말리면 더 빨리 건조되고 한 입에 쏙 넣어 먹을 수 있어 좋더라고요. 

 

우리가 사용하는 식품 건조기 매뉴얼대로 과일 권장 온도 55도에 9시간 정도 건조했습니다. 그랬더니... 다음 사진처럼 완전 쪼그라들었습니다. 

 

쪼그라든 무화과를 꺼내 하나 맛보니.... 우와! 이건 완전 그냥 젤리 사탕인데요?!!!

너무 쫀득쫀득하고 맛있었습니다!!! 여러분들도 무화과가 많이 남아돈다면 제발 이렇게 해서 드세요. 자연 젤리 사탕이 따로 없습니다! 

 

건조한 무화과는 빵 만들 때 넣어도 좋고, 특유의 후식도 만들 수 있어 홈 베이킹에 좋은 재료가 될 수 있어요. 게다가 겨울 간식으로도 아주 좋아요! 스페인 사람들은 건조 무화과와 견과류를 함께 먹는데, 이것도 환상적입니다!!! 특히 호두랑 먹으면 천국이 따로 없습니다.

하지만, 우리 집에 호두가 없어 헤이즐넛이랑 같이 먹었는데, 이것 향이 더 좋아 천국의 향수를 맡은 듯했어요! 완전 강추!!!

헤즐넛 정말 좋아하는데, 무화과랑 먹으니 완전 이 세상 맛이 아닙니다!!! 간식에서 헤어 나올 수 없는 중독성을 가진 이 무화과...

산똘님은 무화과를 향해 뻗는 손을 치울 수 없어 배를 통통통 치면서, 앞으로 배가 튀어나올 것을 걱정합니다. 진짜 마력의 중독성을 가져 산똘님이 이렇게 걱정까지 합니다. 그런데 무화과가 살찌는 과일이었나? 남편의 엄살에 좀 웃음이 나오기도 합니다. 

 

여러분, 오늘은 여기까지입니다. 항상 건강하시고, 행복하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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