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 이야기/음식, 식재료

'태운 빵' 파는 스페인 빵집, 오해가 풀리니 웃음만

산들이 산들무지개 2014. 12. 20. 02: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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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분, 12월을 어떻게 보내시는가요? 저는 아주 힘들게 보내고 있답니다. 허리 삔 것에서부터 이제는 바이러스에 급성으로 감염되어 구토와 설사를 하고 있답니다. ㅠ,ㅠ 건강이 최고입니다. 내일이면 바르셀로나도 가야 하는데...... 쌓이고 쌓인 듯 참 많은 일이 제때 처리가 되지 못해 걱정만 수두룩 된답니다. 푹 쉬면서 사색을 많이 하여 하나둘 처리해야 하겠어요. 


그러나저러나 오늘 이야기는 제가 스페인 빵집에서 겪은 일이랍니다. 


발렌시아 도시에 있던 때에 제가 자주 가던 빵집이었습니다. 매일 아침, 따끈한 빵을 사는 것이 습관화되어있던 시기였는데요, 일이 있어 조금 늦게 가면 항상 빵이 바닥나 있던 아주 잘 팔리는 빵집이었습니다. 


"아줌마! 빵 주세요!"


그런데 어느 날 아줌마는 그러네요. 


"빵은 없고, 탄 빵(pan quemado)만 있어요."


사진, wikimujer.com



아! 아줌마가 빵을 다 태우셨나 봐. 지금 농담을 하시나? 하면서 "아니에요! 됐어요." 하고 돌아온 적이 있었지요. 저는 생각지도 않고 돌아왔지요. 그런데 그 다음 날에도 똑같은 말씀을 하시는 거에요. 


"빵이 다 떨어졌는데, 지금 우리 집에 있는 것은 탄 빵밖에 없어요."


'아! 아줌마, 그래도 그렇지. 탄 빵을 파세요?'

전 잘못 들은 것인가, 깜짝 놀라 어안이 벙벙 말을 못하고 있었지요. 도대체 왜 태운 빵을 파는 거야? 하고 말이지요. 


그래서, 집에 와 남편에게 말했죠. 


"저기, 있잖아. 우리 동네 빵집 아줌마 너무 이상한 것 같아. 글쎄 태운 빵을 팔고 있는 거야. 판 께마도(Pan quemado)!"


그러자 남편은 뒤로 벌러덩 넘어지면서 막 웃으면서 그럽니다. 

웃겨

"스페인에서는 태운 빵을 태운 빵이라고 말하기도 하지만, 베이커리에서 파는 태운 빵(판 께마도)은 실제로 타지 않은 빵인데, 좀 달달한 빵을 말하는 거야."


헉?! 그런데 왜 이름을 탄 빵이라고 지었느냔 말이야?!


알고 보니 이것이 그 유명한 '태운 빵'이 되겠습니다. 


빵을 자르는 산똘님, 히야! 

언제부터 저렇게 가위질을? 

한국 갔다오고 난 후부터 이렇게 뭐든 가위로 자르는 습관이 들었어요. 



그런데 나중에 알고 보니 스페인 발렌시아 주에서 생겨난 이 탄 빵(판 께마도, pan quemado)은 전국에서 부활절이나 각종 성인 축젯날에 주로 먹는 빵이라고 하네요. 허어어억! 진작 그렇게 말하지. 

이 빵은 보통 빵과 거의 비슷하답니다. 다른 부분이 속살이 아주 부드럽고 스펀지처럼 뽀송뽀송하고요, 겉에 설탕을 뿌려놨다는 것이 다르답니다. 가끔 레몬즙을 넣어 새콤한 맛이 나기도 하지만, 달달하여 간식으로 주로 먹는답니다. 



빵집 아줌마가 외국인인 나한테 태운 빵을 판다고 얼마나 놀랐는지......



더 재미있는 사실은요, 스페인 사람들은 복스러운 얼굴, 달덩이처럼 부풀어 보기 좋은 얼굴을 이 '판 께마도'라는 표현으로 쓰더라구요. 물론 지역에 따라 차이가 날 수도 있습니다. 


아! 나보고 얼굴이 탄 빵 같아! 그러면 좀 마음이 그럴 것 같은데...... 

스페인에서는 아줌마들이 복스러운 아이들에게 이런 표현을 자주 쓴답니다. 


"아이고! 이 아이 얼굴 좀 봐. 완전 탄 빵이야~~~!"


하하하! 재미있죠? 

여러분, 건강 유의하시고요. 즐거운 날 되세요. 

전 한국에서 오는 친구 만나러 바르셀로나로 이동할 것입니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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