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 이야기/음식, 식재료

고추장이라고 오해한 스페인의 이 음식, 알고 보니 반전이..

산들이 산들무지개 2014. 10. 22. 0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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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이 다가오면서 우리의 스페인 고산 평야에도 알록달록 나뭇잎이 색을 띄우며 푸른 하늘을 받쳐주고 있습니다. 잔잔한 여운이 스치는 듯 제 뇌리를 살짝, 어느새 하늘 보면서 저 허공 위의 외로움을 보내요. 그러다가 정신 차리고 또 현실로 돌아온답니다. ^^


오늘은 스페인에서 깜짝 놀란, 한국의 고추장 같은 음식을 소개해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제가 채식주의자였던 때는 음식 먹는 것에 한계가 있어 잘 모르다, 출산 전후하여 상당히 새로운 스페인 음식을 맛보게 된답니다. 오늘의 이 음식도 그중의 하나인데요, 저는 한국의 고추장인 줄 알고 엄청나게 놀랐답니다. 


제가 쌍둥이 임신했을 때 지중해의 마요르카(Mallorca)를 다녀온 친구 집에 가게 되었습니다. 맛있는 음식 차려놓고 기다릴 테니 오라고 하여 갔더니, 세상에! 식탁 위에 여러 음식 중에 눈에 띄는 것이 하나 있었답니다. 


바로 이런 모습의 피카디요(Picadillo, 식사 전 간단하게 먹는 간식 형태의 음식)였습니다. 


사진: www.commons.wikimedia.org


바로 이런 식의 피카디요였답니다. 하나를 집어 먹어봤더니, 아니...... 이것은 고추장이었습니다!


"별로 맵지는 않지만, 좀 맵네. 매워! 확실히...... 이거 고추장 맛이랑 똑같아!"

스페인 남편에게 외치면서 좋다고 박수를 짝짝짝 치면서 먹길 시작했습니다. 

남편도 흐뭇하게 절 바라보더라구요. 

"그래, 그래...... 여기 매운 파프리카 들어가서 그럴 거야!"

소리만 하면서 말이지요. 


저는 게눈 감추듯 이것을 집어먹으면서 스페인 친구에게 이것이 무엇인지 알려달라고 했답니다. 



처음 제게 보여준 것은 이런 곽에 든 형식의 음식이었습니다. 


"어머나! 고추장 같아! 진짜 고추장 같네...... 한국에서도 이런 통에 고추장을 팔기도 하는데...... 맛도 매운 것이 정말 스페인식 고추장인가 봐."

하면서 좋아했더니, 친구가 그러네요. 


"난 고추장이 뭔지는 모르지만, 이거 마요르카에서 사온 소브라사다(sobrasada)라는 거야."


소브라사다? 전 그때까지 한 번도 먹어본 적이 없어 그저 신기하기만 했답니다. 

"그런데 뭐로 만들어? 찹쌀은 아닌 것 같고...... 좀 특별한 재료를 쓰나 보네?"


그랬더니....... 그랬더니.......


친구가 하는 말, 


"몰랐어? 소브라아사? 돼지비계와 돼지기름, 그리고 소금, 후추, 매운 파프리카로 만든 거야." 


헉? 뭐야? 

알고 봤더니 보통 스페인 전역에서 이런 소브라사다를 쵸리소, 롱가니자, 모르시야 등의 스페인식 소시지를 할 때 만드는 형태의 소시지라고 합니다. 아니, 소시지가 아니라, 소시지 형태로 보관하는 돼지기름이지요. 다른 북유럽 및 동유럽인들이 돼지기름을 응고하여 토스트에 먹는다는 소리는 들었는데 설마 스페인에서도 그럴까 했는데요, 알고 보니 스페인에서는 기름이 적나라하게 보이지 않도록 이렇게 파프리카 가루와 소금, 후추 등으로 잘 양념을 하여 저장한다고 합니다. 특히, 마요르카의 소브라사다는 매운 파프리카 가루를 써서 한국의 고추장 맛과 흡사하다는 것이지요. 


헉

아아악! 


난 돼지기름을 여태껏 먹고 있었던 거야!!!

(그런데 맛은 엄청나게 좋았다는 것입니다. ^^)


바로 이런 식으로 판매하는 것입니다. 

여러분, 멀리서 봐도 이것이 소시지로 보입니까? 

저 소시지 형태를 빼면 고추장으로 보이는데...... -.-;


아무튼, 이런 반전이 있을 줄 꿈에도 상상을 못 했습니다. 


오늘 우리는 페페 아저씨네 집 근처 우물과 샘, 천년 나무를 보러 갈 계획을 세우다, '간식거리를 가져가야지~' 마음먹고 비스타베야의 로사리오 아줌마네 정육점에서 바로 소브라사다를 샀습니다. 이걸 사니 그때 생각이 막 나면서 참 더 사색에 잠겼었네요. 


로사리오 정육점에서 하몽 및 쵸리소, 살치차를 구입하고 

이렇게 소브라사다도 맛볼 겸 구입했지요. 

스페인 사람들도 콜레스테롤 걱정으로 이 음식은 될 수 있으면 피하는 것 같아요. 

물론 좋아하는 사람은 매일 샌드위치에 치즈 대신 발라 가기도 하지요. 


자, 이제 페페 아저씨 집에서 빵 한 조각에 이렇게 소시지 모양의 껍질을 벗겨서 

소브라사다 고추장(?)을 발라 먹습니다. 


페페 아저씨가 으음! 맛있어! 하시면서 포즈를 취해주셨답니다. 


요것이 바로 스페인의 돼지기름과 파프리카 가루로 만든 소브라사다입니다. 


스페인 슈퍼마켓에서도 아주 쉽게 구입할 수 있으며, 소시지 형태도 있어 한국인들도 자주 사 드시드라고요. 대신 이 재료가 무엇인지 몰라 처음엔 참 어리둥절 맛있다면서 드시더라고요. 특히 산티아고 순례길 걸을 때 자주 샌드위치 해드시던데...... ^^ 


그리고 우린 물라(당나귀)와 함께 

이 돼지기름 소화할 겸 산책을 했다는 이야기가 전해집니다. 


오늘도 즐거운 하루 되세요! 


스페인 고추장(?)이 신기하셨다면 

응원의 공감 꾸욱 부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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