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서 가족의 여행기/2015년 여름, 한반도 방랑기

남편 여권과 내 여권의 결정적 차이

스페인 산들무지개 2015. 2. 1.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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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갈 날이 아직도 아주 오래 남았지만 말이지요. 그 전에 준비해야 할 것들은 꼭 확인하고 미리미리 챙겨야 하는 것은 꼭 필요한 부분이지요. 특히 항공권과 여권, 비자 같은 기본적 준비물은 반드시 체크하고 갱신할 것은 갱신해야만 한답니다. 


오늘 여권 확인을 하다 스페인 남편인 산똘님의 여권유효기간이 올해 끝장난다는 것을 알았답니다. 


어여, 어여! 여권을 새로 발급 받아야 되겠구만! 하고 생각하면서 인터넷으로 남편 여권 신청 건에 대해 알아보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작년인가, 재작년인가, 제가 마드리드 가서 신청한 전자여권이 생각나면서 남편과 제 여권의 비교가 되는 것입니다. 


뭐, 겉으로 보기엔 전혀 비교될 것 없는 여권상의 항목들이지만요, 여권 신청할 시에 기재해야 하는 것들이었습니다. 


신기하게도 한국 여권신청 시, 제 눈에 띈 것은 다름 아니라, "남편 성"을 적어넣으라는 것입니다.



남편 성? 아니, 왜? 남편 성을 적어넣어야 하지? 그럼 아내 성은 안 적어넣나? 

하고 그때는 아무 생각 없이 지나쳐버리고 말았지요. 


"아니에요. 전 남편 성을 여권에 표시하지 않을게요." 했었지요. 


그러다, 아이 여권을 만들면서 본 스페인 여권 신청서에는 글쎄, 남편 성도 없고, 아내 성도 없는 특이한 것을 적어넣으라고 했답니다. 바로 부모의 이름 적어넣기! 엄마 이름과 아빠 이름을 적어넣어야 했답니다. 


스페인에서는 부모의 성이 아니라, 부모의 이름을 적어넣습니다. 

왜 하필 부모의 이름일까요? 

(물론, 스페인 여권에는 부모의 이름이 표시되지 않는답니다.)




왜 그럴까? 참 신기하구나, 생각하면서 남편에게 이 사실을 이야기했더니, (위의 사진은 아버지 이름과 어머니 이름을 적어넣으라는 스페인 여권재발급 신청서의 한 모습입니다.)


"스페인에서는 비슷한 이름이 많기 때문에, 부모의 이름으로 개인을 구별하기 쉬워 그런 것일 거야. 설마 부모의 이름까지 같은 사람은 없을 테니 말이야." 


그런데 왜 한국에서는 전에 없던 남편 성을 적어넣으라고 했는지 도무지 이해가 가지 않는다고 남편에게 말하니, 남편이 정곡을 찌르네요. 


"그것은 앵글로 섹슨 문화가, 즉 미국 문화가 한국으로 유입됐다는 명백한 증거라는 거야."


마치, 한국이 문화 사대주의에 빠졌다는 듯 이야기하는 거에요. 


"뭐야? 한국에서는 여자가 남편 성을 따르지 않아. 결혼해도 그대로 자기 성을 쓰는 나라인데......"


"아니면, 뭐, 가부장적 제도의 모습이라든가!" 


그것도 아닌 것 같은데...... 한국이 왜 갑자기(벌써 시간이 많이 흘렀지만, 제 입장에서 말이죠.) 여권 신청서에 남편 성을 적으라고 하는지...... 곰곰 생각하니 남편이 말한 첫번째가 맞는 것 같았습니다. 외교 통상부 여권신청서란을 찾아보니 전자여권을 만들면서 미국 등 자유로이 무비자로 들어가는 나라에서는 이런 식으로 외국인 배우자와 결혼한 한국인 여성에게 배려를 보인 서류였던 것이지요. 자고로, 한국에서 여권을 발급 받을 시에는 이것이 의무가 아니라, 자유라는 것이지요. 


'영주권의 성이 결혼으로 인해 남편 성으로 변경되어 남편 성을 추가하고자 하는 경우'라고 하니, 한국인에게는 사실상 해당이 되지 않는다는 것이지요. 그런데 이 세상에는 결혼을 해도 아내의 성을 그대로 유지하는 나라가 많다는 것을 생각한다면, 한국에서는 굳이 이런 도입을 하지 않았어도 되었다는 개인적 생각을 소소히 해봤습니다. 



◈  ◈  ◈


그런데 신기하게도 최근의 여권발급신청서는 바뀌어 "배우자의 성"이라고 적혀 있네요. 

그럼 남편 성뿐만 아니라 아내 성도 적을 수 있다는 말이 되는 건가요? 


개인적으로 여권에 남편 성 적어다니는 것이 좋은 것인지는 모르지만, 

개인 신상이 여권에 표시된다는 것이 별로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누구의 아내, 라고 여권에 표시되는 것이 말이죠.....

또한, 같은 맥락에서 배우자의 성을 굳이 적어야 하는가...... 

그나마 의무가 아니라는 사실이 다행입니다. 


이렇게 포스팅을 했는데요, 다양한 의견을 주신 방문자의 댓글을 읽고 하루 아침에 

제 의견의 변화가 있었습니다.  ^^*

그 의견 변화는 포지티브합니다.

블로거도 배우면서 포스팅한다는 사실을 밝히면서......

댓글을 한번 읽어 보시면 그 이유를 아실 수 있을 겁니당~^^*


오늘은 별 소소한 생각을 다해봤네요. 

즐거운 일요일 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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