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 이야기/시사, 정치

스페인 시부모님이 은행에 돈을 맡기지 않는 이유

산들이 산들무지개 2015. 2. 16. 00: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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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인 경제가 악화되면서 많은 이들이 직장을 잃고 아주 어려운 생활을 하고 있습니다. 그렇다고 거지가 되어 집 없이 거리를 나돌아다니는 형국이 아니라 없는 것 위에 간간히 살아간다는 말입니다. 평소에 여유롭게 쓰던 생활 습관이 경제 악화로 제대로 되지 않으니 허리띠 졸라맬 대로 졸라매는 사정이 되었지요. 


우리 시부모님은 그나마 맞벌이로 한 평생 일하시다 정년 퇴직하여 아주 여유롭게 사시는 분들에 속한답니다. 그런데 경제가 악화되면서 웬 은행세금, 유지비가 이렇게나 많이 붙는지......, 


유럽 연합에서는 재정 감축 및 가혹한 구조 조정을 요구하면서 스페인의 변화를 요구했지요. 그래서 스페인 정부는 구조 조정하라는 대로 많은 이들을 거리로 내몰았고, 세금은 폭탄 세금으로 21%나 올리게 된답니다. (물론 경제학자는 이런 구조 조정이 사실상 없어도 되었다고 말하기는 하지만 말이지요.) 그런데도 사정이 좋아지지 않으니 유럽 연합에서는 스페인 정부에 돈을 빌려주게 된답니다. 유럽 연합으로 낸 국민들 세금이 왜 직접 스페인 정부에 전해지지 않고 은행을 통해 그렇게 전해질까요? 


사진

www.en.wikipedia.org



유럽 연합이라는 경제 정부에서 독일 은행을 통하여 돈을 빌려줍니다. 

결국 스페인 정부는 독일 은행에 돈을 빌려 쓰고, 이자를 독일 은행에 갚아야하는 형국이 되었던 것이지요. 

그런데 스페인 정부는 은행 돈을 빌려서 자국 은행을 돕기 위해 또 돈을 쑤셔넣어줍니다. 

아! 문제는 돈이 돈을 낳고, 이자가 이자를 낳아, 은행들만 살 찌우게 된다는 것이지요. 

건축 붐으로 대출 받아 집을 산 사람들은 결국 돈을 갚지 못해 은행으로 다 몰수되는데, 그 은행들은 어찌 세금도 내지 않고, 뻔뻔하게 집들을 소유만 하고 있을까요? (그래서 까딸루니아 정부는 그런 은행들에게도 세금을 내라고 압력을 가했지요. 아무튼......)


이런 시점에 시부모님께서는 연금 받는 시점이 되었답니다. 한 평생 일해 엄청난 (개인)연금이 불어 은행에 고스란히 있었는데요, 그 돈을 빼기 위해선 21%의 세금을 내라는 것입니다. 


아니! 내 돈을 내가 벌어 저축했는데, 그리고 그 돈을 빼 쓰는데 무슨 세금을 떼? 


처음에는 엄청나게 놀랐습니다. 아니, 내가 돈에 대한 그런 개념이 없어 그런가? 내 돈을 내가 찾아서 쓰는데 무슨 세금을 그렇게나 많이 내지? 만약 1억 연금이 붙었다면 그 중 2100만원은 세금으로 나간다는 것이지요. 


또, 자신이 쓰지 않고 자식들에게 좀 떼어 통장에 넣어준다고 해도 자식들이 그 돈을 받는 순간 21%의 세금을 내야한다는 것입니다. 


아니! 식구가 통장에 돈을 좀 넣어준다는데, 왜 거기서 세금을 떼는 거야? 


정말 열불나는 순간입니다. 만약 아버님이 우리에게 천만원을 주신다면 210만원을 세금으로 내야한다는 것이지요. 이런 경우가 어디 있습니까? 정부에서 국민을 봉 삼아 돈을 다 뜯어내는 형국이니 말이지요. 


그런데 더 화가 나는 것은 스페인 내 은행들이 유지비를 매달 떼어간다는 겁니다. 


아니! 이렇게 돈을 예치해놓으면 이자가 붙어야할 판에 유지비를 내? 


유지비도 아주 적은 돈이 나가는 것이 아닙니다. 자세한 것은 모르지만, 제 같은 경우에는 스페인 농협, 루랄 까하에서 한 달에 만 원 정도 되는 돈을 내야합니다. 또한, 카드비는 따로 내야하지요. 카드비는 3개월에 6만원 정도?!

이러고보니 완전 도둑 강도가 따로 없습니다. 


그러니 시부모님께서는 그 큰 돈을 은행에 넣어두고 은행 살찌우는데 동조하기 싫다고 결심을 하셨습니다. 매달 나가는 유지비와 카드비, 게다가 스페인 정부에 세금을 내야하니...... 처음부터 은행에 돈을 넣지 말자고 결심을 하신 것이죠. 

그래서 어떻게 했나? 자신의 연금을 다 뺐습니다! 은행에서......


큰 돈을 한 번에 빼고 정부의 세금을 낸 후에는 고스란히 부모님이 관리를 하십니다. 

(그리고 아무도 모르는 곳에 숨겨두셨습니다. 물론, 현재 사시는 아파트도 아니고, 시골집도 아닌 두 분이 아는 곳에서만...... 스위스 은행? 그것도 아닙니다. 그것은 여기서 밝히지 않겠습니다. 아무튼.....)


그런데 이런 현상이 우리 시부모님만의 일은 아닌 것 같습니다. 경제 악화로 구조 조정과 재정 감축, 세금 증가 등으로 많은 이들이 이런 형태의 돈 관리를 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유럽 연합의 가혹한 구조 조정이 결국은 이런 형태의 제 2 경제를 만드는 것이 참 씁쓸하게 여겨집니다. 돈을 묶고, 세금 인상 만이 좋은 것은 아니라는 것, 돈은 돌고 돌아야 경제 순환을 할 수 있다는 것인데, 당장 돌 일을 만들지 못하게 하는 은행과 정부, 참 현실로는 어렵네요.


요즘은 은행과 정치인이 세상을 주무르는데...... 그들이 일등석이네요. ㅠ,ㅠ


오늘은 여기까지입니다. 

현지에서 살면서 느끼는 스페인 경제에 대한 하나의 소소한 조명이었습니다. 

즐거운 하루 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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