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 이야기/음식, 식재료

육지 하몽보다 비싼 스페인의 '바다 하몽'?

스페인 산들무지개 2015. 3. 2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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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인의 국민 음식, 우리나라에서는 '하몽'이라고 알려진 이 '염장 건조한 생햄'을 여러분은 이미 아실 겁니다. (참고로 '하몽'은 Jamón이란 스페인어 표기와 발음으로 보아 '하몬'으로 읽으시는 것이 바람직하다 생각합니다. 그런데 여기서는 한국인에게 이미 널리 대중화된 이유로 상상하기 쉽게 '하몽'으로 표기해봅니다.)


누구나 한 번쯤 이 염장한 돼지 다리에 관한 존재를 들어봤고, 드셔봤으리라 생각합니다. 혹은, 한 번쯤 맛보고 싶은 음식...... 뭐 그 정도로 말입니다. 스페인 생햄은 돼지 종류에 따라 다양한 가격과 품질로 세계인의 입맛을 사로잡는데요, 사실은 이 생햄의 역사가 시작되기 전에 이베리아 반도에 이미 하몽을 능가하는 '바다 하몽'이 있었답니다. 


바다 하몽? 


상상할 수 없는 바다 하몽인가요? 


여러분이 아실지 모르지만, 스페인은 세계 참치 주요 생산국 중의 하나랍니다. 지중해에서 양식하여 기르는 참치가 요즘은 대부분인데요, 사실은 예전부터 지중해에서 어마어마한 양의 참치가 났답니다. 요즘은 큰 참치는 다 일본인들이 싹쓸이해가서 작은 참치밖에 없지만 말이지요, 사실, 이 지중해 연안 지역 사람들은 청동기 시대부터 참치를 먹어왔답니다. 일본인들보다 더 역사가 깊은 참치 음식 문화를 가진 나라로 모로코, 튀니지, 알제리, 스페인, 이탈리아 등 지중해만의 독특한 음식 문화가 있었지요. 실제로 제가 튀니지 여행 중에 먹어본 음식 대부분이 참치여서 상당히 놀랐답니다. 하도 참치를 많이 먹으니, 튀니지가 투나(Tuna, 참치)에서 온 것은 아닌가 의심도 해봤답니다. 


그런데 문서에 남아있는 참치 생산국이 스페인이었는지, 로마 시대에는 특별히 안달루시아 지방에 주문하여 염장한 참치를 먹을 정도였다고 합니다. 게다가 아랍인들이 지배하던 시대와 유대인이 들어와 살던 시대에도 이 염장한 생선은 큰 인기를 끌었다고 합니다. 그런데 크리스천이 이교도를 내몰고 지배하던 시대에도 이런 염장 생선이 유행했었다고 합니다. 왜냐? 


크리스티아노는 금욕을 주로 했기 때문에 육식을 금하고, 염장 생선을 주로 먹었다고 합니다. 실제로 부활절 기간에는 육식을 금하고 단순한 음식만 먹는데요, 육식 대신 생선을 구워 먹으면서 부활절 기간을 즐기기도 하지요. 비스타베야의 순례자의 날에도 순례자는 흰밥과 염장한 생선만 먹는답니다. 


아무튼, 그런 이유로 스페인에서는 이 참치로 염장한 하몽, 바로 모하마(mojama)가 큰 인기를 끌어왔습니다. 

저는 스페인에 정착하기 전에는 전혀 이 존재에 대해 알지 못했는데요, 살다 보니 이 모하마가 하몽보다 더 깊숙한 서민 음식 역사를 기록하고 있었다는 것을 알았네요. 


그런데 한국인의 입맛에는 어떨까요? 


스페인의 강렬한 날씨에 적응하기 위해서인지 이곳 사람들은 아주 짜게 염장하여 엑스트라 버진 올리브유에 담아 저장하기도 합니다. 쨍쨍하고 더워 그랬을까요? 너무 짜서 이 음식을 맛본 친구는 인상을 짜며 더는 먹어보지 않으려고 했답니다. 그런데 이곳 살면서 조금씩 적응해가니, 이것 참 아주 맛있고 귀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도 그럴 것이 모하마 1킬로당 보통 가격이 30, 40유로(한국 돈 6-8만 원 정도)로 보통 하몽(1킬로에 15유로 정도, 2만 원)보다 가격이 높습니다. 물론, 고급 하몽과 비교할 정도는 되지 못하지만 말이지요. 이베리아 참나무 도토리와 뿌리를 먹고 사는 돼지로 만든 하몽은 어마어마한 가격이지요. (모하마도 등급을 나누어 가격 책정을 하는데, 여기서 말하는 가격은 보통 마트에서 파는 보통의 제품을 말하는 겁니다.)


위의 사진은 보통 마트에서 판매하는 모하마와 하몽을 비교하여 올린 사진입니다. 우리는 이 모하마를 진공 팩 포장된 제품을 사면 잘 썰어 엑스트라 버진 올리브유에 넣어 보관한답니다. 그것을 하나씩 꺼내 빵에 얹어 먹기도 하고 말이지요. 


이것이 바로 참치를 염장한 모하마가 되겠습니다. 이렇게 슬라이스하게 잘라 먹습니다. 하몽과 똑같지요? 스페인 사람들은 이 모하마를 바다에서 나는 하몽이라고 합니다. ^^



엑스트라 버진 올리브유에 잘 썰어 보관하는 모하마


윤기 좌르르한 염장 참치


전식이나 특별한 날 음식으로 환영받는 모하마입니다. 

또한, 치즈나 하몽의 용도처럼 가끔 소풍 갈 때 바게트 샌드위치에 끼워 먹기도 하지요. 


이 장면은 산똘님이 회사에서 간식 먹는 장면입니다. 

앗! 위의 사진에서 기름이 응고되어 나온 것은 

냉장고에 보관하면 엑스트라 버진 올리브유가 이렇게 변합니다. 

음식은 별 이상이 없습니다. 상태가 변한 것뿐...... 마치 버터처럼.


 

스페인에서만 맛볼 수 있는 독특한 바다 하몽, '모하마'를 오늘은 소개해드렸습니다. 처음엔 짜고 비린내 냄새로 전혀 적응할 수 없었을 것 같았던 이 음식, 이제는 없어서 못 먹는 귀한 음식이 되어버렸답니다. 모든 음식이 다 그렇듯이 처음 맛보고 알 수 없는 그 깊은 맛을 세월이라는 녀석과 함께 더 맛보고 즐기다 보니 이렇게 맛난 음식이 되어버리고 말았지요. 


여러분도 스페인에 한 번 오시면 맛 보지 않으실래요? 


스페인 여러 장소에서 맛 볼 수 있는데, 특별히 해안 도시에서 빠에야와 함께 맛보는 그 추억을 한 번 만들어보세요. 

어휴! 짜! 이 처음 순간의 강렬함을 잊을 수 없을 겁니다. 


마지막 사진으로 친구가 즐겼던 

발렌시아 알부페라 호수 배경 사진으로 그 추억을 되새깁니다.

(언제 놀러 안 오시나요? 괜츠나 씨?! ^^) 

스페인의 독특한 음식, 모하마 이야기 재미있으셨나요? 

오늘도 즐거운 하루 되세요. 

파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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