뜸한 일기/가족

스페인 국민요리 기구와 시어머니의 집밥

산들이 산들무지개 2015. 4. 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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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분, 그동안 안녕하셨나요? 저는 며칠 시댁에 다녀왔답니다. 남편과 아이들이 무지 아파서 뒷수발 하느라 너무 긴장한 나머지 에너지 소모를 많이 했었나 봐요. 시댁 가자마자 그 긴장이 다 풀려 그냥 잠 실컷 자고 해주시는 밥 먹고 그렇게 편히 쉬다 왔답니다. 에고고...... 한국 가족 한 명 없는 이곳에서도 외국인 시댁이라도 이렇게 가족이 되니, 가족 앞에서 긴장이 풀리는 것이 그냥 신기하기만 하답니다. 역시나 인간은 인종과 나라를 떠나 인간적 사랑이 묻어나면 이런 가족적인 그 애정을 느끼나 봐요. 이런 가족이 있다는 것이 얼마나 소중한지...... 감사할 따름이랍니다. 

 

긴장이 확 풀어져 며칠 포스팅을 하지 않았는데, 마치 몇 백년은 지나가버린 느낌이랍니다. 갑자기 날씨도 화창하니 좋아져 완전히 다른 세계로 들어온 듯도 합니다. 그래도 전 숨어계신 독자님 응원을 받고 힘이 팍팍 나면서 다시 도약의 날개를 펼쳤습니다. ^^


그럼 오늘의 이야기 시작할까요? 


스페인 국민요리, '파에야' 정말 유명하죠? 

큰 철판에 각종 다양한 해물이 알록달록하게 맛난 모양새로 입맛을 자극하는데요, 스페인 사람들도 아주 좋아한답니다. 특히 발렌시아인들은 자신의 지방요리가 국민요리로 되니 그 자부심은 대단하답니다. 이들은 다른 지방에서 빠에야 할 기회가 생기면 물도 발렌시아에서 가져갈 정도랍니다. 


그런데 그 파에야 요리에 쓰이는 철판은 엄청나게 크던데...... 


그렇죠. 2인분에서부터 원하는 양까지 다양한 철판이 있답니다. 심지어 2,000명용 철판이 있을 정도......


그 철판에 요리하면서 쓰는 불은 대부분 장작인데요, 현대에서는 장작을 아무떼나 피울 수 없어 신기한 파에야용 기구가 발명이 되었답니다. 가스불로 하는 파에야 가족 요리 기구가 되겠습니다. 사실 큰 철판에 작은 가스불로 어떻게 고르게 요리를 할까, 처음에는 아주 궁금했었답니다. 그런데 오래 살다보니 이 파에야 요리는 일요일 점심에 가장 많이 하는 가족 모임 요리로 주로 나오고, 그 가족 모임 요리에 쓰이는 가스요리기구가 따로 있었답니다. 


먼저 가스레인지의 받침대를 다 치우시고 이 파에야용 가스불을 올렸습니다. 시부모님께서 사용하시는 이것은 휴대용이라 집의 가스 구멍에 맞출 필요가 없답니다. 대신 휴대용 부탄 가스통은 있어야 불이 붙는답니다. 한국에서는 부탄가스가 작아 휴대용 가스버너가 아주 대중화되었는데요, 스페인에서는 이런 식의 휴대용 가스가 있답니다. 또한, 파에야도 이렇게 쉽게 야외에서 할 수 있도록 이런 가스버너는 휴대용리압니다. 신기하죠? 


두 시부모님께서 이렇게 가스버너를 설치하고 파에야 판에 불이 골고루 가도록 평형을 맞추어 불을 붙이십니다. 그렇게 파에야를 보통 하시는데요, 오늘은 시어머니께서 파에야 말고, 컬리플라워와 Bacalao(소금에 절인 대구 살)로 한 지중해 연안의 발렌시아 음식을 해주셨습니다. 아! 정말 맛있어요. 짭짜르름한 맛이 골고루, 입에 착착 감기는 것이 역시 최고다! 소리가 절로 나왔답니다. 


아주 간단하지만 깊은 맛이 있는 시어머니께서 해주신 이 집밥...... 


재료: 컬리플라워 조각조각, 긴 녹색 파프리카 길게 잘라놓기, 양파 다지듯 잘라놓기, 바칼라오(소금에 염장한 대구 살), 쌀, 물, 소금, 파프리카 가루, 향신료(샤프란 혹은 심황curcuma 가루)  


올리브유를 마음껏 두르고(시어머니께서는 엑스트라 버진 올리브유를 아주 많이 두르셨습니다.) 양파를 볶다, 긴 녹색 파프리카를 넣어 볶아줍니다. 그러는 사이, 잘 염장된 대구 살을 저렇게 썰어줍니다. 


이번에는 컬리플라워를 넣어 잠시 볶아줍니다. 너무 오래 볶지 말고요, 올리브유의 좋은 성분이 다 증발하기 전, 휘리릭 볶아줍니다. 그래야 기름이 타지 않고 음식 속에 잘 퍼져 맛있습니다.


따로 육수 준비할 필요없이 물을 붓고, 잘 썰어놓은 대구살을 넣어주세요. 그리고 파프리카 가루 및 심황 혹은 샤프란을 넣어주세요. 대구 살이 짜서 소금은 나중에 넣는 것이 좋습니다. 물이 팔팔 끓기 시작하면 기호에 따라 소금 조금 넣어주시고 생쌀을 넣어주세요. 대략 이 정도면 저 물에서 잘 익혀지겠지, 짐작하시면서 넣어주세요. 달리 계획된 쌀 분량은 없습니다. (물론, 있지만 밥 많이 해본 사람처럼 우리 시어머니께서는 어림짐작으로 쌀을 넣어주셨습니다. 게다가 컬리플라워에서 물이 더 나올 것을 예상하여 물의 양을 조절하셨습니다.)


그럼 이렇게 파에야처럼 완성됩니다. 사실 이것도 파에야이지요. 하는 방법이 같으니까요. '컬리플라워'와 대구살 파에야 해야겠지요? 

 

이 노란색은 심황 가루의 정체입니다. 스페인 사람들은 밋밋한 흰밥보다 이렇게 노란색 나는 밥을 더 선호한답니다. 하얀 밥은 맛 없는 밥이라고 생각하여....... ㅠ,ㅠ 


여기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밥을 했으면 뜸을 들여야죠? 


스페인에서도 뜸은 꼭 들인답니다. 바로 아래 사진!

 

이렇게 천이나 종이를 덮어 뜸을 들인답니다. 이곳에서도 5-10분 뜸 들이고 난 후, 본격적인 시식을 한답니다. 


짜잔! 저희 시어머니께서 해주신 집밥입니다. 파파라치 며느리가 이 맛난 음식 사진 찍는 동안 더 많은 사진 못 찍은 걸 후회했답니다. 요 집밥만 먹은 게 아니라 말이지요. 제가 남편과 애들 보살피다 심신이 허약해져 긴장이 막 풀리니 시어머니께서 여러가지 음식을 해주셨답니다. 죄송스럽고 송구스러운데...... 다음엔 제가 에너지 펄펄 넘쳐 꼭 음식해드리고 싶네요. 


오늘은 여기까지 입니다. 

이제 정상적인 일상 생활로 돌아가길 바라며......

여러분들도 에너지 넘치는 하루 되세요! 

파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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