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 시누이가 요즘 자기 딸이 말을 듣지 않는다고 하소연을 해왔습니다.
만3세인데 엄청난 버릇으로 엄마를 힘들게 하지요. 다양한 버릇이 있는데 그중 요즘 최고로 힘들게 하는 것이 요것이랍니다.
☞ 공갈 젖꼭지 없으면 잠을 못 자고, 그것을 하루 종일 빨면서 떨어지지 않으려 애쓰니 엄마는 힘들어 죽겠다는 것이지요. 그래도, 시누이는 아이에게 쇼크를 주지않기 위해 일부러 그 노리개 젖꼭지를 아이에게서 떼 놓으려 하지 않습니다.
우리 쌍둥이 공주들도 이 노리개 젖꼭지를 참 줄기차게 즐기면서 물고 있었는데요, 그것을 습관화하지 않기 위해 우리가 얼마나 노력을 했었는지......! 아이가 의존하는 이 노리개 빨기는 참 좋으면서도 골치 아픈 존재였습니다. 그러다 작년인가, 우리가 바닷가 캠핑장에 여행 갔을 때, 그만 노리개 젖꼭지를 잊어버리고 가지고 가지 않게 됩니다.
그때 확실히 아이들에게 그 습관을 없애도록 했지요. 일주일간 공갈 젖꼭지 없어도 잘 지내는 아이들 보고 참 안심했었는데요, 아빠가 그때 그랬죠.
"얘들아! 노리개 젖꼭지 없어도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아. 괜찮아. 뭐가 걱정이야?
엄마, 아빠 옆에 있고, 산드라 언니도 있는데, 다 괜찮은 거야."
하면서 말귀도 잘 못 알아듣는 아이들에게 이런 말을 했었죠.
아빠의 말이 효능이 있었는지는 몰라도 아이들은 그 이후로 한 번도
이 노리개 젖꼭지를 찾지 않게 되었답니다.
뭐, 누리가 처음 하루는 울고불고 난리였는데
옆에서 다독여주고 안아주고 같이 잠재우니 그나마 다행이었죠.
오늘 남편이 시누이와 통화하면서 그러더군요.
"그러지 말고, 아이와 같이 자는 게 어때?
아이가 6개월 때부터 혼자 잤으니 그렇게 공갈 젖꼭지를 찾는 게 아닐까?
엄마가 옆에 있으면 그나마 안심하고 그것 없어도 잘 잘 것 같은데......"
24개월 때에도 이렇게 입에 달고 살았던 쌍둥이들
남편은 한국 육아 중 아직 어린아이들이 부모와 함께 자는 것을 최고로 칩니다.
정서 안정에도 최고이고, 또 밤에 무슨 일 있으면 부모가 옆에서 봐줄 수 있기 때문이지요.
심지어 산들 양이 엄마 옆에서만 자고 싶어 할 때는 이쁘게 타이르기도 한답니다.
"엄마는 산들이와 떨어져 자지면 실제로는 한 방에 있어서
밤에 우리 큰 딸이 목마르면 물도 갖다 주고, 이불을 제치면 이불도 덮어주고......
그러니까 참 좋은 거야. 니 친구 아이샤 봐.
걔는 엄마랑 떨어져 자서 밤에 추워도 이불을 못 덮고,
무서우면 엄마 찾아 혼자 엄마 방으로 찾으러 가야 하니까 얼마나 안타까워?
그러니 넌 행운아인 거야."하고 말이지요.
이번에 만3세 생일 맞은 우리의 스페인 조카와 아이들...
이번에도 시누이에게 그럽니다.
"야, 우리 조카가 정서안정을 위해 공갈 젖꼭지를 위안 삼아 자는데, 한 번 깊게 생각해 봐. 같이 옆에서 재우면서 다독여주고, 엄마가 옆에 있는 것을 보여주란 말이야. 그럼 공갈 젖꼭지를 찾지 않을걸......?"
참, 남편이 잘도 타이릅니다. 그러면서 한 마디 덧붙이더군요.
"한국에서는 세 살 버릇 여든까지도 간단다. 지금 공갈 젖꼭지 습관 없애지 않으면 평생 갈 것 같아. 나쁜 습관은 미리미리 고쳐주자고........ 아니면 클수록 고생할 거야."
정말 이 남자, 갖다 붙이기는 잘도 갖다 붙이네요. 만3세가 저 세 살 버릇에 해당하는지 잘 모르겠지만 말입니다.
아무튼, 남편이 시누이에게 아이와 함께 자라는 그 충고를 듣고 보니 참 고개가 끄덕여집니다. (또, 제가 한국과 다른 육아 방식으로 사는 스페인에 산다는 것이 새삼스레 느껴지기도 했고요.) 어쩌면 우리의 작은 스페인 조카가 엄마 품이 그리워 그렇게 공갈 젖꼭지를 사용하지나 않나 하고 말입니다. (뭐, 부모랑 같이 자는데도 공갈 젖꼭지 습관을 없앨 수 없다면...... 할 말 없고요 잉...)
즐거운 주말 되시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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