뜸한 일기/이웃

월세 안 내는 세입자와의 협상

스페인 산들무지개 2015. 5. 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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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달 동안 월세를 내지 않았던 청년 이야기를 이미 여러분께 했습니다. 


모르시는 분들은 이곳을 Click!


☞ 월세 안 내는 세입자, 골치 아픈 문제


5년 동안 임대료를 무료로 해주다가 이번에 그 기간이 끝나면서 월세를 받기로 했는데 말이죠, 청년이 매번 피하는 것 같아 고민에 찼던 내용을 다룬 이야기였답니다. 그 결과를 오늘 말씀드리려고 합니다. 위의 글에서 많은 분께서 적절한 조언과 도움되는 팁, 마음의 안정 취하는 법, 처세술 등을 이야기해주셔서 실제로 큰 도움이 되었답니다. 그래서 일일이 답글은 달지 않았지만 조언해주신 모든 분께 감사의 마음을 전합니다. 꾸벅~!


일단 사람 사는 세상은 현실적인 일상의 일로 가득 채워져 있음을 알려드립니다. 저는 부처님처럼 자비롭고, 예수님처럼 사랑을 실천하고 싶지만, 사람 사이에는 단호함과 거절, 거부 등도 꼭 필요한 처세임을 알고 있기에 무조건 무료로 써라, 라고 말할 수는 없었습니다. 그래서 단호하게 청년에게 메세지를 날렸습니다. 


"청년, 이번 달에도 월세를 내지 않았군요. 오늘, 내일까지 월세에 대한 협상을 하지 않으면, 가게 문을 다 바꿔버리겠어요."라고 말입니다. 


저를 슬슬 피하던 청년이 갑자기 마음이 급해져 만나기를 자청했습니다. 


그렇게 저는 산똘님을 대동하고 같이 한자리에 앉아 협상하기 시작했습니다. 여기서 큰 도움이 된 것은, 태산님이 말씀해주신 전략이었습니다. 청년이 나쁜 사람이 아니란 걸 알기 때문에, 그냥 나가라고 말할 수는 없었습니다. 나름대로 하루하루 생계를 이어가려 노력하는 사람이었기에, 그 성실함이 보여 함부로 나가라고 할 수가 없었습니다. 


만나자마자 청년은 눈을 크게 뜨며 그럽니다. 


"아니, 문을 바꿔버리면 제 물건은 어떻게 됩니까?"


그래서, 이 분위기를 풀기 위해 우리 부부는 웃었습니다. 


"하하하! 농담이에요. 하도 피하니까 한 번 자리에 앉아보자고 쓴 전략이에요." 



그러자, 청년은 안심을 하면서 자신의 사정을 풀어놓기 시작했습니다. 가게가 그렇게 쉽게 되지 않고, 매달 버티는 것이 기적에 가깝다는 이 청년의 말을 들으니 요즘의 스페인 노동자들 사정을 듣는 것 같아 참 마음이 아프더군요. 


"동생 같았으면 가게를 무료로라도 빌려주고 싶지만, 우리도 우리 삶이 있고, 아이들도 커가니 어쩔 수 없이 주인 노릇을 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그와 더불어, "가게가 어느 정도 안정할 수 있게 월세를 내려줄 의향"도 있다고 말해주었습니다. 한 번 내린 월세는 다시 올리기 어렵다는 이웃님들 말씀에 첨언을 했습니다, "단, 가게가 잘 되는 시점에, 계약이 끝나는 만료 기간에는 다시 올리는 방향으로 재검토하겠다는 것"도 말해주었고요. 


"얼마가 가게 안정을 위해 좋은 가격인가요?"

하고 물었더니, 청년은 잠시 머뭇거리다 말을 했습니다. 

"150유로요."


애당초 월세가 300유로였는데, 절반으로 뚝 깎아버리니 처음에는 예상은 했지만 놀랐답니다. 우리 부부가 마지막 협상 가격으로 190유로로 이미 생각해온 터라 청년의 150이 너무나 적은 돈이라 한참을 망설였습니다. 그렇게도 사정이 나쁜가? 그런데 곰곰 생각해보니 우리 건물의 전기세, 수도세 등의 다달이 나가는 관리비는 청년이 충당한다는 생각에 저는 "170유로"로 확정을 지었습니다. 어차피 청년을 보낸다고 해도 지금 당장 우리에게 유리할 것이 없다는 생각도 일고 말이지요. 아직 아이들이 어려, 제가 이 청년을 내보내고 공방 운영하기에는 시기상조라 말입니다. 그래서 단호하게 말했습니다. 


"170유로가 마지막 가격이에요."


청년은 눈을 크게 뜨면서 감사하다는 말을 연거푸 했습니다. 청년이 예상 못 한 반응이었나 봐요.  

감사하긴...... 제가 더 감사했습니다. 저를 피하던 청년이 다시 중심에서 빗나가지 않고 협상을 했으니 말입니다. 인간관계에서 이렇게 대화로 문제를 풀어 해결하는 순간이 얼마나 감사하던지요. 


"대신, 꼭 우리가 만들어놓은 계약서는 읽어보시고, 서명해주세요."


계약서 없이 빌려줬다가 큰일 났었다는 이웃님 댓글을 보고 계약서는 꼭 있어야겠다 생각했습니다, 청년을 위해서도 말이지요. 


"이 계약서에 서명하라는 이유는 청년을 위해서입니다. 만약 아까처럼 우리가 문 바꿔버리고 꽁꽁 안에 있는 비싼 물건들을 돌려주지 않는다고 하면 어떻게 할 거예요? 다 이것도 재산인데...... 적어도 안에 있는 물건은 청년 것이라고 증거로 남을 수 있잖아요? 부탁해요."


그렇게 하여, 우리는 재협상을 아주 만족스럽게 끝낼 수 있었답니다. 


청년의 감사하다는 그 말에 제 마음이 오히려, 그냥 말끔히 편안해졌습니다. 그래서 청년이 고마웠습니다. 


여러분의 조언으로 멋진 협상을 이룬 산들무지개의 문제해결방법이었습니다. 다시 한 번 조언해주신 모든 분께 감사합니다. 

(청년의 밀린 두 달 월세도 면제해주었습니다. 어차피, 5년간 무료로 있었던지라 2달 못 받는다고 큰 일이 일어나는 것은 아니니 말입니다. 그리고 청년은 이번 달에는 한 치의 오차도 없이 정해진 날짜에 월세를 냈습니다.) 


오늘도 즐거운 하루~!

파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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