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소문을 타고 마을 광장에서 광대 아저씨 쇼가 있다고 소식을 전해들었습니다. 스페인에서 가끔 보는 광경이기도 하답니다. 아직도 동심을 잃지 않은 어른들이 스스로 자발적으로 아이들을 위해 행사하는 일 말입니다. 아무 목적없이 그저 순수한 마음으로 아이들과 함께 놀아주는 사람들이 은연 중에 있어 참 반갑고 고맙기도 하답니다.
한국 같았으면 부끄러워서라도 앞에 나서지 못할 것 같은데, 우리 마을에서 만난 어른들은 그런 것이 없었습니다.
아이들을 위해 도서관에서 노래와 이야기를 들려주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학교로 직접 찾아가 노래해주는 사람도 있고, 자기 밭으로 불러 채소이야기와 함께 놀아주는 아저씨도 있고요...... 그러고 보면 스페인 사람들이 아이들과 놀아주는 방식은 참 다양합니다.
스페인 발렌시아주 북서쪽의 작은 마을 비스타베야에 찾아온 광대 아저씨입니다.
아는 사람의 아는 사람 정도로만 알려져 누구인지도 몰랐답니다.
그냥 비스타베야 아이들과 함께 즐거운 시간을 갖고 싶어 관광 왔다가 즉흥적으로 하게 되었습니다.
광대 분장을 하고 슬슬 아이들을 꾀이기 시작합니다.
아주 자유롭게 연극을 시작합니다.
아이들도 광대 아저씨에 맞추어 같이 장난하며 노는 모습이 자연스러웠답니다.
이제 마을 광장 바닥에 다들 철퍼덕 앉아 아저씨의 쇼를 관람합니다.
광대 아저씨는 아이들뿐만 아니라 어른들도 참여하도록 유도합니다.
다들 손 위로 올리고, 노래~!
다들 박수~, 짝짝짝!
지루할 것 같았던 일인 쇼가 얼마나 흡수력이 좋던지......
나중에 아이들을 봤더니, 아예 자리 깔고 땅콩을 먹으면서 즐기더라고요.
광대 쇼도 보며, 땅콩도 까 먹고......
신나요!!!
아이들 얼마 없는 이 산간 지방에 찾아와준 광대아저씨가 아이들에게 특별한 추억을 선사했네요. ^^
그런데 아저씨는 구경하는 어른들에게 풍선을 씌워 연극까지 시켰답니다.
스페인 어른들은 기꺼이 나홀로 쇼에 참여하면서 흥을 돋구어주었습니다.
예전 어느 한 설문 조사에서 보니, 아이들이 세상에서 가장 많이 바라는 것은
장난감도 아닌, 용돈도 아닌, 바로 '노는 것'이라고 합니다.
특히 부모와 함께 노는 것을 가장 많이 바란다고 하네요.
아무리 부모가 좋은 것을 다 해준다고 해도
아이들은 이 노는 것을 가장 좋아한다고 합니다.
사실 아이들과 노는 일은 참 지치는 일이기도 하지만 말이지요,
아이들에게는 더 없는 추억과 성장의 계기를 마련해준다고 합니다.
어릴 때부터 어른과 건전하게 노는 방법을 배우는 스페인 시골 마을입니다. ^^
오늘도 즐거운 하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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