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산섬의 독특한 아름다움을 간직한 제주도에 많은 이들이 방문합니다. 제주 인구보다 어쩌면 이 유동인구가 큰 몫을 하는 제주도의 관광 정책도 이런 부분을 상당히 고려하여 진행되고 있었는데요, 편리한 서비스나 박물관, 테마파크, 미술관 등의 안내책자도 잘 되어 있어 좋았습니다. (스페인 남편인 산똘님에게는 제주의 여러 시설이 아주 편하고 좋았다고 합니다. 언어로 겪는 어려움이 없을 정도로 말이지요)
그런데 유일하게 눈에 띄는 불편함이 있었습니다.
제주도의 유동인구가 구석구석을 오가며 흘리고 다닐 쓰레기를 생각하니 이런 불편함이 당장 개선된다 해도 과하지 않게 보입니다. 무엇이냐구요?
바로 관광지에서 보기 드문 쓰레기통 설치하기입니다.
쓰레기통요? 아니, 한국에서 쓰레기통을 공공장소에 설치하지 않는 이유를 몰라요? 하고 물으실 분을 위해, 그 취지는 잘 알고 있다는 대답을 먼저 드립니다. 쓰레기 분리수거를 위한 정책이기도 하고, 또 쓰레기 종량제 봉투를 사용하여 쓰레기를 버리기 때문에 공공장소 쓰레기통에 몰래 버릴 수 있는 일도 발생하므로 되도록 거리에 쓰레기통을 설치하지 않는 정책도 알고 있습니다. 그런데 제주도는 관광특구이기에 이 쓰레기 분리수거는 관광객 하나하나 설명하기에는 부족할 듯도 합니다. 더군다나 그 관광객이 외국인이라면 말이지요. 외국인 관광객이 쓰레기 종량제 봉투를 사용해 쓰레기를 버리고 분리수거할 그런 여유는 되지 않으니까 말입니다. 또한, 관광지를 찾아다니며 이동하는데 쓰레기를 가방에 넣고 다니기도 불편하고 말입니다.
관광특구
외국인 관광객의 유치 촉진을 위해 관광활동과 관련된 관계 법령의 적용이 배제되거나 완화되고, 관광활동과 관련된 서비스 안내체계 및 홍보 등 관광여건을 집중적으로 조성할 필요가 있는 지역
문화체육관광부
차라리 처음부터 제주도에 오는 모든 관광객에게 '환경보호비'를 부담시키는 것은 어떨까 하는 생각마저 들었답니다.
▲ 해변 산책로를 따라 걸어가다 발견한 쓰레기 더미들.
아름다운 제주 바다가 몸살을 앓고 있다는 인상을 처음으로 받았습니다. 바닷가 바위에 빼곡히 자라는 거북손을 보고 "역시 청정 제주 바다구나!" 하고 감탄한 날이었는데, 이렇게 제주 해안 산책로에는 이런 쓰레기 더미가 방치되어 있었습니다. 바다에서 떠내려온 부표와 함께 지나가는 사람들이 하나둘 흘리고 간 음료병과 쓰레기 더미, 차라리 산책로를 따라 쓰레기통을 세워두었으면 좋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스페인 사람인 남편도 왜 관광특구에서 쓰레기통을 세워두지 않았는지 모르겠다고 의아해했습니다.
하나둘 흘리고 간 쓰레기가 얼마나 보기 흉한지 몰랐습니다. 스페인 발렌시아의 한 해변의 모습을 잠시 보여드리겠습니다.
길따라 사람 가는 곳에는 쓰레기통이 곳곳에 있습니다. 특히 사람이 머무는 벤치나 놀이터, 공공공간 등은 쓰레기통이 반드시 있답니다. 물론 쓰레기통을 세워두어도 제대로 쓰레기를 버리지 못하는 사람도 있지만 말입니다. 그런데 보통의 교육 받고 사고 있는 사람은 쓰레기통이 옆에 있다면 당연히 쓰레기는 제대로 된 장소에 버립니다. (그뿐만 아니라 발렌시아 거주민들은 매달 환경 쓰레기 처리 비용을 냅니다. 재활용 비용에서부터 쓰레기 수거 비용이 다 포함되어 있습니다.)
아름다운 제주도에 외국인 관광객 유치 위한 많은 정책을 내놓고 질을 향상했지만 이런 소소한 부분에서는 반드시 재정비해야 할 문제라고 보였습니다. 동네의 쓰레기 분리 수리함조차도 이런 모습이었으니 곳곳에 발견되는 쓰레기는 과히 제주도가 몸살 앓고 있다는 말이 맞다고 보였지요.
어떤 사람은 중국인 때문에 제주도가 오염된다며 한탄을 하기도 하지만, 제가 보기엔 본질적인 정책을 다시 재정비해야 할 것으로 봤습니다. 분리수거나 규격봉투 사용에 관한 정보를 중국어로 제공하는 것도 아니었으니 말입니다.
▲ 안덕계곡 중간 입구의 어느 한 쓰레기통입니다. 분명히 규격봉투만 사용하라는 문구가 있는데 내부를 보니 일반 & 재활용 쓰레기가 분류되지 않고 쌓여 있었습니다.
더운 날, 시원한 음료를 사고 마시고 쉬다 가는 곳이었는데, 쓰레기통이 없으니 이곳 쓰레기장에 한둘 버려지게 되어 이렇게 쌓였습니다. 적어도 사람 많이 지나가는 곳, 사람이 쉬다 가는 벤치나 아이들이 노는 놀이터, 공공장소에는 반드시 쓰레기통이 있어야 하지 않을까요? 불법 투기하지 말라며 붙인 경고문은 긴장감을 조성시켜 주지만 자신이 들고 마신 음료병 하나 이렇게 생각 없이 버리는 것, 과연 다 '불법투기 행위'라고 느낄까요?
사람들이 오가는 한림 시내 중앙시장 앞의 풍경입니다. 쓰레기통이 없으니 이런 작은 쓰레기가 아무렇지 않게 버려져 있었습니다.
성산포 아름다운 해변의 한 쉼터입니다. 사람이 쉬어가는 곳에 특히 쓰레기가 많습니다. 아름다운 전경이지만 슬프게도 쓰레기가 그 근처 심하게 널려 있었습니다.
이곳에 쓰레기통 하나만 있어도 이런 자질구레한 쓰레기가 이렇게 널려 있지는 않았을 텐데...... 정말 아쉬운 마음이 일었습니다. 특히 밀물과 썰물 차이가 큰 해안에서 이런 작은 쓰레기가 바다로 실려 갈 생각을 하니 무척 좋지 않았습니다. 결국, 이런 쓰레기가 제주 바다를 오염시키는 것이니까 말이지요.
한 번은 곽지 해변 놀이터에서 아이들에게 편의점의 아이스크림을 사주었습니다. 저희 부부도 커피와 음료를 마시면서 휴식을 취했는데요, 쓰레기통이 없어서 결국 버릴 곳을 찾아 다시 편의점으로 들어갔다는 일화가 있습니다. 편의점에는 쓰레기 분리수거가 잘 되어 아주 좋았는데요, 결국은 편의점이라는 곳의 사업자 개인이 쓰레기 분리 부담을 하게 된다는 생각에 결코 이 정책이 좋지만은 않았습니다.
관광특구 제주가 책임지고 풀어야 할 문제가 아닌가 생각되었습니다!!!
특히 공공장소에서 말입니다!!!
환경 오염이 점점 심해진다는 현지인의 말에도 그저 방관만 하지 말고 적극적인 환경 정책을 펴야 하지 않을까 생각되었습니다. 물론, 저렇게 버려진 쓰레기는 인력을 동원해 곳곳에서 줍는 현장을 보기도 했습니다.
공공근로로 그 지역 환경을 깨끗하게 해주는 모습이 참 인상 깊었습니다. 그런데 매번 저렇게 일일이 손으로 수거하고, 차 타고 다니면서 도로나 산 주변, 산책로 등을 깨끗이 할 수 있을까 싶었습니다. 현지인의 말을 들어보니 여름 되면 특별반이 편성되어 이런 근로 사업도 있지만, 겨울 같은 때는 그렇게 흔하지 않다고 하니 쓰레기통 하나 있는 것이 나쁘지 않다고 봤습니다.
반면, 서귀포시 정방 폭포 해안 산책로 6번 올레길의 한 구간에는, 많은 이들이 오가는 관계로 쓰레기통이 세워져 있어 아주 좋았답니다.
보기에도 깨끗한 모습이죠? 아마 이곳에는 외국인 관광객이 많으므로 이런 시설을 마련하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그런데 제 생각에서는 제주 곳곳에 이런 쓰레기통을 세워야 한다 여겨졌습니다. 무엇보다도 아름다운 제주를 살리기 위해서 말이지요.
▲ 이 포스팅 처음 사진과는 느낌이 참 다르죠?
스페인 바르셀로나는 관광지로 꽤 유명합니다. 심지어 호텔에서도 '시민비'라는 명목으로 요금을 요구하는 경우가 있지요. 이 요금은 다름 아니라 당신이 하루라도 바르셀로나 땅을 밟으며 지냈으니 그 값을 하라는 것입니다. 특히 당신이 사용하고 버린 쓰레기 비용은 내고 가라는 의미이기도 하지요.
저는 제주에 머무는 내내 이 쓰레기 관련 문제에 꽤 신경이 쓰였답니다. 유네스코 자연 보전지역으로 당당히 이런 요구를 관광객에게 할 수 있지 않을까? 싶었지요. 제주는 우리가 지켜야 할 자연유산입니다. 청정 바닷가에 버려진 플라스틱이 흉물스럽고 안타까웠습니다. 제주 정부에서 반드시 재정비해야 할 문제로 이 포스팅을 올립니다.
오늘도 즐거운 하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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