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비스타베야 축제의 소몰이 이야기를 하면서 많은 댓글을 보니 한국인은 투우에 대해 몰라도 너무 모른다는 생각이었습니다. 물론, 자세한 스페인 역사를 알 턱이 없으니 한국에서만 듣고 본 일시적인 투우 형태만 머릿속에 그릴 수 있는 것은 아주 당연하다고 생각됩니다. 스페인에 사는 저 또한 투우에 대해 모르고 있으니 말이지요.
정열과 투우의 영상을 생각하면 제일 먼저 떠오르는 나라는 당연히 스페인입니다.
올레(Ole~!스페인어의 감탄사)!
예전부터 많은 이국의 유명인사들이 주로 묘사하던 단어가 바로 정열, 그리고 투우였습니다. 그런데 현재의 스페인은 이런 모습을 그대로 유지하고 있을까요? 아니면 이 이방인들의 눈에 비친 묘사가 단지 환상에 불과했던 것이었을까요?
위의 그림은 1506년 벨기에 Jacob van Leathem이 에스파냐 (잘생긴) 펠리페 왕을 환영하기 위해 그린 그림입니다. 이 그림을 보니 비스타베야 소몰이 축제와 아주 비슷합니다. 위 그림의 장소는 벨기에랍니다. 사진, 위키페디아 참조
2015/08/27 - [스페인 이야기/생활, 문화] - 두근두근 긴장감 도는 스페인 소몰이 축제 현장
위의 링크는 며칠 전에 쓴 스페인 소몰이 축제 이야기입니다. 제가 아주 즐겁게 쓴, 현지 소몰이 축제 현장을 볼 수 있답니다. ^^*
1506년에도 이런 소몰이가 유행한 듯합니다. 현대의 소몰이는 철창을 치고 그 사이로 몸을 숨기는 안전망을 확보하는 놀이, 축제가 되었습니다. 또한, 현대의 소몰이는 덜 괴롭히는 모습을 보이기도 하고요. 그런데 괴롭히는 소들은 전혀 그렇게 생각하지 않을 거에요.
이런 숫소를 가지고 대중이 놀이한 흔적이 있는 역사적 기록은 1215년 세고비아 축제 때부터 나타난다네요. 오~! 게다가 세르반테스의 돈 키호테(Don Xijote)에도 이런 소몰이에 쓰이는 수소 이야기가 나오기도 한다는군요. (너무 길어서 돈 키호테 중간에 읽다 포기~, Sorry~!)
그런데 소몰이는 투우와 확실히 다른 민중의 놀이였던 것은 사실이고요, 투우는...... 좀 다른 형식으로 되어 있습니다. 투우는 전문적인 투우사가 일정 기간 교육을 받고 투우장에서 소와 대결을 하는 관람형식의 경기입니다.
투우는 스페인의 전통 경기이다?
스페인은 전에도 말씀 드렸듯이 다민족, 다인종, 다문화 국가입니다. 스페인 내에서만도 5개 언어가 정식언어로 채용되고 있습니다. 갈리시아어, 바스크어(에우스케라어), 까딸루니아어, 발렌시아어, 카스티야어(스페인어) 그런데 이중에서도 까딸루니아어와 발렌시아어는 거의 같습니다. 그 외의 언어는 바스크어를 제외하고 서로 비슷하면서도 다르지요. 프랑스어와 스페인어가 다르듯 그렇게 말입니다.
투우사들은 빨간 망토를 이용하는데
소가 흘린 피의 흔적을 없애기 위해서도,
망토 안에 칼을 숨겨놓기 위해서도 이 망토를 이용합니다.
(사진: 구글이미지)
이런 다른 언어를 사용하는 사람들이 같은 투우 문화를 고유하게 생각하고 있을까요?
지역마다 고유의 문화가 있는데 이 투우에 관련된 문화는 안달루시아와 중부(마드리드중심) 지역의 문화였습니다. 변방의 다른 지역에서도 이 투우를 가끔 즐기기도 하는데 순전히 축제 때에 볼거리로 제공되고 있는 것입니다. 그런데 이 투우 문화를 반대하는 사람들이 예전부터 많았다는 사실을 여러분들은 모를 것 같습니다. 아니, 스페인 내에서 투우를 반대한다고요? 라며 의아해하는 사람들도 있을 것 같네요. 우리의 관념에서는 전통을 지키며 보살피고 그 문화를 이끌어야 되지 않을까, 생각하기도 하는데 이것은 우리의 관념일 뿐이랍니다. 스페인 내에서 투우는 한 지방의 전통 축제 혹은 스포츠이지, 다른 지역의 전통은 아니었습니다. 그래서 까딸루니아 지방 같은 경우에는 이 투우에 관해 아주 예리하게 다루고 있는 것이 현 실정입니다. 그래서 바르셀로나는 투우가 금지되었습니다. 금지!
투우! 왜 금지를?
여러분들은 문화를 어떻게 생각하고 있습니까?
국립 국어원 표준 국어 대사전에 따르면 문화란,
자연 상태에서 벗어나 일정한 목적 또는 생활 이상을 실현하고자 사회 구성원에 의하여 습득, 공유, 전달되는 행동 양식이나 생활 양식의 과정 및 그 과정에서 이룩하여 낸 물질적, 정신적 소득을 통틀어 이르는 말. 의식주를 비롯하여 언어, 풍습, 종교, 학문, 예술, 제도 따위를 모두 포함한다. 라고 설명합니다.
투우는 그 나름의 물직적, 정신적 업적을 이룩해낸 고유의 문화입니다. 투우로 인해 생겨난 그 아름다운 투우사의 동작, 기교, 그리고 투우로 인해 생겨난 음악, 춤 그리고 음식까지 그렇습니다, 이것은 엄연한 문화입니다. 그런데 문화는 유동하는 것이라 언젠가는 바뀔 수 있는 것이 문화이기도 하답니다. 가령 로마 시대의 글라디에이터가 왜 지금까지 남아 있지 않았는가요? 사람을 서로 죽이고 동물이 잡아먹는 그런 싸움이 문화라는 것에서 등급이 하강하여 사라지지 않았겠어요?
투우도 마찬가지입니다. 이제 하강할 때가 되었다고 스페인 사람들의 절반은 믿고 있습니다. 동물 학대와 그 행위에서 즐거움을 찾아내는 인간의 잔인성이 과연 문화인가, 회의를 가지면서 말입니다. 그리고 이 거친 투우는 남성의 권위적인 어떤 관념과 접목되어 마쵸(남성)의 나라! 라는 선입견까지 던져준 것입니다. 스페인 내의 평범한 시민들은 이 마쵸주의를 거부하고 있습니다. 놀라운 사실이지만 스페인 사람들은 의외로 아나키즘(?)적인 성향이 있습니다. 무정부주의와 자유 그리고 대화... 권력에 대항하고 마쵸주의에 대항하며 페미니즘을 존중한답니다. 이런 사실이 이 글을 쓰는 저에게는 상당히 놀라운 일이었지요.
그런데 투우를 직접 하는 투우사의 말도 일리가 있긴 하답니다. 투우를 위해 공을 들이는 소는 정말 평원에서 자유롭게 아름답게 힘을 기르면서 생활한다고 합니다. 비록 투우장에서 최후를 맞이하긴 하지만 그의 평생은 아름다운 초원에서 한가하게 풀을 뜯는 자유 의지의 동물이었다고 합니다. 투우에 쓰이는 소는 다른 소에 비해 아름답게 살다 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라고 어느 유명한 스페인 투우사가 말을 했죠. 그의 말에도 예술적 영감이 들어간 소와 투우사의 어떤 동지애를 느낄 수도 있었습니다. 그러나 위에서 말했듯이 스페인 사람들은 문화는 변하는 것, 투우를 금지하려는 움직임을 활발히 하고 있습니다. 동물 학대를 보고 즐거워하는 야만인의 나라가 되지 않기 위해서 힘쓰는 사람들이 있다는 것이지요...
우리 문화는 아니지만, 투우가 대명사가 된 스페인이라는 나라는 과연 투우를 버릴 수 있을지 의문이 가네요......
재미없는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오늘도 즐거운 하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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