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 이야기/생활, 문화

남유럽 감성의 스페인 시골집은 어떤 모습일까요?

산들무지개 2015. 7. 30. 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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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부터 북유럽 힐링 인테리어라는 말이 유행했을까요? 참 재미있는 표현이면서도 한국인의 요즘 유행하는 관심사의 한 부분이라 생각하여 더 주의 깊게 보게 됩니다. 사실 저는 스페인에 살면서 그 특유의 북유럽 힐링 인테리어는 잘 모르겠더라고요. 요즘 모든 것이 글로벌화되면서 언제 어디서나 비슷비슷한 유형의 인테리어가 적절히 우리 생활 속에 침투해와 일부러 '북유럽 힐링'이라는 말을 쓰지 않는 듯도 합니다. 그래도 스타일은 분명 존재하는 법, 북유럽과 약간은 차이가 나는 스페인 시골 감성 인테리어를 한 번 이곳에서 보여드리겠습니다. 아마 남유럽인들의 스타일이 잘 표현되었다고 보일 수도 있는 스페인의 시골집 인테리어 같은데요, 그 특유의 색감적이면서도 따뜻함이 넘쳐나는 스페인 시골집 인테리어 구경 한 번 해보시죠. 여기서 말하는 남유럽은 지중해성 느낌이 물씬 풍긴다고 할까요? 


스페인 사람들에게 집에서 가장 중요한 공간을 뽑으라면 '부엌'이라고 합니다. 

물론, 현대 사회에서는 도시형 아파트가 보급되어 부엌이 그다지 훌륭한 역할을 하지 못하긴 하지만, 아직 스페인 곳곳의 시골집에서는 모든 생활이 부엌을 중심으로 돌아가기 때문에 시골 사는 사람들은 부엌에서 가장 많은 시간과 일을 하고 있답니다. 다음은 제가 아는 세 친구의 시골 부엌의 한 모습입니다.  


▲ 소노로와 마티의 부엌


▲ 프랑스인 친구 마리암의 부엌(스페인 남편과 결혼하여 정착하여 살고 있습니다.)


▲ 초등학교 선생님인 멜리사의 부엌입니다. 


타일 도자기로 유명한 스페인답게 부엌이 알록달록 타일로 장식되어 있습니다. 가우디의 구엘 공원에 장식된 그 유명한 도마뱀도 알록달록 타일을 부수어 만든 조형물이지요. 이처럼 스페인 사람들은 1세기 전부터 타일로 부엌 장식, 화장실 장식, 바닥 장식, 심지어 건물 장식(특히 발렌시아 해변 도시에서는 소금기와 바닷가 습기를 막기 위해 타일로 전 표면을 장식하기도 한답니다.) 등으로 분위기를 새롭게 해왔답니다. 


부엌 하나하나가 비슷하면서도 개인의 취향이 잘 살려있습니다. 

대리석 개수대와 싱크대를 사용하는 것이 큰 특징입니다. 이곳 사람들은 '인조, 인공'을 별로 좋아하지 않기 때문에 스테인리스 개수대와 싱크대는 대중화되어 있지 않습니다. 저 무거운 대리석을 새로 구입하거나 안 쓰는 물건을 물려받아 사용하는 큰 특징이 있습니다. 가공은 했지만 최대한 자연과 가까운 물건을 선호하는 듯합니다.  


수납함은 나무문을 사용하여 따뜻한 느낌이 나며, 집안 곳곳에 재활용한 흔적이 보이는 서까래와 소품 하나하나가 돋보입니다. 


다음은 소노로와 마티가 사는 시골집의 모습입니다. 

이 부부는 농촌으로 귀농하여 농사를 짓고 사는 젊은 부부입니다. 정말 말 그대로 농사만 짓고 사는 집인데 참 잘 꾸미고 사는 것을 보면 대단한 생각마저 든답니다.  


▲ 스페인 시골집의 파티오(Patio)입니다. 


대문을 열고 들어가면 한국으로 치자면 마당 같은 공간이 나옵니다. 대문과 현관문 사이에 높은 담으로 둘러쳐진 공간이랍니다. 이곳에서 빨래를 널고, 화단을 꾸미고, 바베큐, 파에야 파티 등의 야외 활동을 주로 한답니다. 위의 사진에서 보는 것처럼 마당도 개인의 취향이 돋보입니다. 


자갈돌을 주워와 마당에 박아 문양을 냈습니다. 이것도 전통적인 한 방법으로 '엠페드라도(empedrado)' 테크닉의 한 방법입니다. 



암벽 경사를 따라 세워진 집입니다. 돌을 부수어내지 않고 그대로 돌(암벽) 위에 지어진 집이지요. 그래서 경사따라 4층 집이랍니다. 벽 장식품이 곳곳에 붙어있어 보는 재미도 솔솔 했습니다. 창문과 문의 문미 장식도 참 특이합니다. 구불구불한 결이 살아있는 나무를 문미로 쓰고, 아치형으로 문미 장식을 하니 참 운치가 새롭습니다. 



화단에서 자라는 덩굴 식물은 해를 거듭할수록 벽을 타고 올라가고 있습니다. 각종 장식품이 벽에서 빛나고 있으니 심심한 벽을 채워주어 색달랐습니다. 



스페인 사람들의 골동품 사랑은 어딜 내놔도 줄지 않습니다. 

이렇게 이제는 그 기능을 다 하고 볼품까지 없는 물건들을 벽에 걸어두니 아주 운치가 더하고 장식 효과가 뛰어났습니다. 



제가 앞서 스페인 사람들은 '인조, 인공'적인 것들을 싫어한다고 이야기했죠? 

유기농 채소를 재배하는 이들 부부의 모종판을 봐도 그렇고, 채소밭에 가봐도 그렇고 최소한의 플라스틱 제품을 줄이려고 꽤 노력하고 있습니다.


어느 환경 다큐 프로그램에서 보니 플라스틱 물병에서 자란 달팽이는 생식에 큰 문제가 있었고, 수명도 짧아졌다고 합니다. 우리는 알게 모르게 플라스틱 물건에 심하게 노출되어 있어, 채소밭에 가도 플라스틱 검은 비닐에 싸여있는 밭을 볼 수가 있습니다. 플라스틱 비닐이 알게 모르게 뿜는 환경호르몬은 우리 땅을 얼마나 죽일지 잘 모르지만...... 이들은 최소의 플라스틱을 사용하려 노력하고 있답니다. 플라스틱 비닐을 사용하면 편하지만, 의식적으로 사용하지 않습니다. 


(이번에 한국에 갔을 때 본 채소밭 풍경은 검은 플라스틱 물결이었는데 스페인과는 상당한 차이가 있더라고요. 스페인에서는 아직 큰 대형 채소밭이라 해도 플라스틱 물결은 이루지 않아 어쩌면 다행은 아닌가 싶더랍니다)



▲ 부식토 발효공간과 말들



화단의 꽃들......

옛 기와를 이용하여 꾸민 화단이 인상적입니다. 



지금은 쓰지 않는 자전거......

한쪽에서 장식품처럼 놓여있습니다.


입구입니다.

아라베스크 양식의 환기구입니다. 

 


주인장의 취향이 보이는 공간......

음악과 축제를 사랑하는 주인장의 음악 기구들과 아이들 놀이 공간입니다. 

시골 사는 사람들이라도 이런 취미활동은 없는 법이 없지요. 


뒤로 보이는 벽면 장식도 타일을 잘게 부수어 한 트랜카디즈(trencadis) 양식입니다. 



벽에 튀어나온 암벽도 부수지 않고 집안 일부로 승화했습니다. 



농촌에 산다고 운동이 다 되는 것은 아니지요? 

밭에서 일하려면 몸이 단련되어 있어야 한다고 이들 부부는 집안에서 운동도 한답니다. 



계단

스페인답게 쨍쨍한 햇살 받아 도망가는 도마뱀이 연상됩니다. 



여름에 시원한 물을 보관하는 보티호(botijo)가 창에 대롱대롱 달려있습니다. 

또한, 옛날에 사용하던 저장 용기 티나하(tinaja)도 새롭게 변신하여 화분이 되었습니다. 



주인장의 서재



시골집의 거실 

시골집이지만 모던한 느낌이 나는 것은 무엇 때문일까요? 

아이 몸에 맞는 의자도 특이합니다. 



1남 1녀를 키우는 이들 부부의 거실도 아이들 장난감이 곳곳에 보입니다. 

우리 아이들이 놀러 갔을 때 참 좋았어요. ^^*



작은 공간에 빛이 들어오게 유리벽돌을 붙이고 파란색으로 포인트를 줬습니다. 

스페인 시골집에서 자주 발견할 수 있는 파란색으로 페인트한 창문 포인트입니다. 



울퉁불퉁 돌로 지어진 집답게 회벽칠을 피해간 돌이 보입니다. 



회벽칠을 피해간 원형 장식~! 

스페인 전통 시골집은 거의 돌과 벽돌로 지어지는데 

어떤 곳은 이렇게 회벽칠을 반듯하게 하여 돌의 모습을 숨기기도 한답니다. 

그런데 위의 사진에서는 주인장의 센스가 보입니다. 

원래 벽의 모습을 원형으로 포인트하여 보여줍니다. 



장작 난로 

큰 바구니에 장작을 보관하며, 옆의 양동이로 재를 치웁니다. 



한가한 흔들의자



누리와 집안 구경하다 밖에 나갔더니 오~! 사라가 어느새 친구를 사귀었네요. 

같은 나이의 이 집 장남...... ^^* 

신나게 흔들 그네를 탑니다.

이 의자도 망가진 다리 부분을 떼어내고 줄을 달아 만든 그네랍니다. 



바구니에 옹기종기 잘 보관된 장난감.



자, 여러분 어떠셨어요? 

밖에서 보는 스페인 시골집과 

안에서 보는 스페인 시골집이 참 특이하게 보이지 않습니까? 

전통과 현대의 조화가 아주 적절히 어우러진 요즘 스페인 젊은 세대의 시골집이랍니다. 

스페인 사람들의 삶의 한 부분, 재미있게 보셨나요? 

그럼 오늘도 즐거운 하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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