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 이야기/생활, 문화

두근두근 긴장감 도는 스페인 소몰이 축제 현장

산들무지개 2015. 8. 27. 00: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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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거리가 다 떨어져 장 보러 마을에 갔다 본 풍경입니다. 사실 마을은 지금 축제 기간이기 때문에 그 시끌벅적함을 피해 가지 않으려고 애썼는데 말이지요, 쌀이 다 떨어져 어쩔 수 없이 아이들 데리고 다녀왔습니다. 그러고 보니 제가 블로그 하면서 한 해에 한 번씩 축제 소개를 하기로 했다는 생각이 번뜩 들어서 오늘은 비스타베야 소몰이 축제에 대한 이야기를 하려고 합니다. 


스페인의 크고 작은 마을에서는 이런 소몰이 축제가 합법이며, 특히 여름 축제에 굉장한 인기를 얻는 축제랍니다. 물론 이런 축제에 반대하는 사람이 적잖이 있지만 말이지요. 


이 축제는 투우장에서 하는 투우와는 달리 작은 골목 골목을 차단하여 소를 몰고 가면서 하는 놀이랍니다. 그런데 놀이이지만 무시무시하여 다치는 사람도 있다는 것을 명심한다면 그다지 즐겁지만은 않은 축제이지요. 오히려 동물 학대니 해서 많은 이들이 반대하고 있답니다. 작년 한 해도 6만 마리의 동물이 축제용으로 학대당했다고 하니...... 즐거운 소식만은 아니지요? 


그래도 오늘은 축제 소개하기로 마음먹었으니 생생한 축제 현장의 모습을 보여드립니다. ^^* 

즐겁게 봐주세요~! 




☞ 보시기 전에 스페인 비스타베야 축제 소개 간단히 하자면...... 



공식적으로는 8월 21일부터 29일까지가 축제랍니다. 

비공식적으로는 8월 초부터 말까지 하는 축제이지요. 그래서 축제가 딱 하루 정해진 것이 아니라, 여러 축제의 다양한 모습이 있답니다. 아이들을 위한 마술쇼에서부터 초콜릿 먹는 만남까지...... 어른을 위한 똥 싸는 투우에서부터 밤에 하는 불덩이 소뿔쇼라든가...... 다양한 이벤트로 많은 사람들이 찾는 비스타베야랍니다. 


똥 싸는 투우 관련 글은 다음 제목을 링크하세요~


 스페인 마을마다 있는 이 요상한 철창은 무엇일까?


사실, 이런 식으로 스페인 전역에서는 크고 작은 다양한 축제가 마을마다 있어서 일정만 잘 맞춘다면 1년 내내 축제를 보고 여행할 수도 있답니다. (이것이 오히려 더 신기해~!)


이 소몰이 축제는 오전 12시부터 오후 2시까지 공식 축제 일정에 포함됩니다. 

오후에는 밤 11시 30분부터 약 1시간에 걸쳐 소몰이와 비슷한 소뿔에 불덩이를 달고 하는 소몰이가 있습니다.  


그럼 두근두근 긴장감 도는 소몰이 축제 현장을 함께 가보실까요? 

신기한 스페인 중세 마을(중세 시대 때는 큰 도시였음)의 골목이 웅성웅성 소와 함께 변신도 하지요. 



마을 입구에서 웅성웅성한 소리가 들려오기 시작했습니다. 무슨 소리여~? 아이들과 함께 가게 가기는커녕, 어디 구경이라도 가보자 다가갔습니다. 



어? 저기......! 저를 응시하는 양치기 라몬 아저씨, 달랑달랑 난간에서 절 보고 인사하십니다. 

그런데 남정네들이 왜 이런 컨테이너 위에 올라가 무엇을 할까요? 



이 컨테이너는 컨테이너가 아니라 일주일 내내 소들이 지낼 축제용 임시 외양간입니다. 소들에겐 축제가 아니지만, 인간들에겐 축제가 되기 때문에 요 소들은 이곳에서 먹고 지내고 보살핌(?)을 받습니다. 

 


그런데 왜 아저씨들......! 왜 자꾸 소들을 작대기로 쑤셔대고 있어요? 



왜냐하면, 이제 12시 정오를 치기 일보 직전이었거든요. 소들이 골목으로 뛰쳐나가 소몰이를 당해야 할 시간이기에 저렇게 소를 밖으로 몰고 있습니다. 이 마구간은 1번과 2번의 문을 열고 차례로 소를 밖으로 몹니다. 소들이 나가기 싫어서 음메~ 반항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저 큰 트럭은 바로 소들이 실려 온 트럭이고요. 


그렇다면 소가 나오기 일보 직전의 마을 풍경은 어떨까요? 확실히 현장에서 보는 것이 더 긴장됐습니다. 수소가 얼마나 무섭던지........ 



사람이 지나다닐 수 있는 공간은 이렇게 간신히 지나갈 수 있도록 좁게 해놓습니다. 왜냐하면, 이곳이 곧 소를 피할 피신처가 되기 때문이지요. 그래서 간신히 옆으로 몸을 돌려서 들어갑니다. 뚱뚱한 사람들은 고생 좀 해야 해...... ㅠ,ㅠ 


 

간신히 빠져나와 보니 사람들이 소를 기다리면서 웅성웅성합니다. 



우리 아이들과 함께 어디 골목 한 번 휙 돌아보자고 이런 철창 밑으로 다닙니다. 아직 소가 나오지 않았기에 가능한 일입니다. 소가 나왔다면? 어린이들은 절대로 이런 철창 사이마저도 돌아다닐 수 없게 됩니다. 어린이들이 소몰이에서 기웃거리는 것은 불법이라 부모들은 잘 보살펴야 합니다. 안전한 2층에서 관람을 하면 될까요? 이것마저 조심해야 한다고 합니다. ㅠ,ㅠ 그런데 개인적으로 아이들에게 보여주고 싶지 않은데...... 



어느 정도 자유로운 풍경입니다. 소가 나오지 않았으므로...... 

그럼 골목을 어떻게 막을까요? 남의 집 대문은 또 어떻게? 



행사가 진행되는 기간에는 이렇게 모든 집들이 철창을 박아놓습니다. 그래도 즐겁다며 들떠 있는 모습~! 해마다 저 철창을 재활용하기에 그래도 본전은 뽑는 것인가? 아무튼 신기했습니다. 



이렇게 거리에는 웅성웅성 긴장감이 넘쳐났습니다. 사람들은 각자 철창 사이에 들어가 숨죽이고 소가 나오기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난간에서 기다리는 처자들



안전요원은 필수입니다. 어디서든 이런 적십자 옷을 입은 안전요원들이 있었습니다. 



응급상황에 대비한 간호실 방향도 거리에 이렇게 걸려 있었습니다. 작은 마을에 구경 오는 소몰이꾼 관광객이 많으니 이런 대비는 철저히 해야하지요. 그런데 산 페르민처럼 축제가 크지 않아 더 떨렸습니다. 사람이 적으니 일단은 소를 볼 기회가 더 자주 있고, 아드레날린이 확 솟아오르는 것이 저는 사진 찍는 내내 떨렸답니다. 



그리고 어디선가 웅성웅성 소리가 들려옵니다. 


"소가 풀렸다~!" 




드디어 소가 풀렸습니다. 사진으로 보니 소가 아주 순하고 작아 보이는데 실제로 보면 아주 날뛰는 어린 소였습니다. 스페인에서는 축제용 소는 그해 도살을 한다고 합니다. 왜냐하면, 이미 축제를 경험한 소들은 그다음 해 더 잔인하게 날뛸 수도 있으니 그런답니다. 불쌍타~! 



소가 멀리서 달려오는 장면을 보다 놀랐습니다. 사람들이 슬슬 약 올리면서 소의 화를 돋우니 말입니다. 저 머리에 씌운 포대 자루 때문에 보는 제가 더 성가셔졌습니다. 

 


포대 자루는 소가 잘 해결했습니다. 

철창 사이에 들어간 사람들이 얼마나 약 올리면 이렇게 철창에 대고 뿔로 박습니다. 

철창에 있어도 안전하지 않은 적도 있었습니다. 작년에는 할아버지 한 분이 철창 안에서 구경하다 소뿔이 들이박아 다친 적도 있었답니다. 항상 조심 또 조심해야 하는 것이 소몰이 놀이랍니다. 



영화에서나 봄 직한 성난 소가 발을 몇 번 땅에다 큭큭 긁더니 약 올리는 사람들을 겨냥합니다. 

 



저 빨간 색 깃발로 약 올리는데 정말이지 투우가 아닌 게 다행이란 생각이 들었습니다. 투우는 투우 플라자에서 당당하게 일 대 일로 대결을 하니 말이지요. 이것은 뭐 약 올리고 철창으로 쏙 숨으면 끝~!  


그러다 저는 아이들을 잠시 동네 친구에게 맡겨두고 처음 들어왔던 입구 광장에 가봤습니다. 이미 소는 여러 마리가 풀려나 골목을 헤집고 다니고 있었습니다. 



이곳에서도 군중들이 환호와 긴장의 애타는 절규를 하고 있었습니다. 

한 용감한 청년이 광장에 나가서 한 번 시커먼 토로를 건드리고 있습니다. 콧김을 뿜으면서 달려드는 소에 사진만 찍고 있는 저는 얼마나 놀랐던지요. 한 번도 이런 장면을 본 적이 없어 사진 찍는 손이 많이 떨렸답니다. ㅠ,ㅠ 무서워~! 



이렇게 약 올리다 홱 철창 사이로 들어갑니다. 



그러면 뒤에서 또 다른 사람이 약을 올립니다. 소는 목표물을 발견, 잽싸게 사람을 향해 돌진합니다. 여기서 아마도 스페인 남자들은 아드레날린이 막 솟아오르는지 겁도 없이 그렇게 소를 겨냥하면서 자존심 대결에 들어갑니다. 내가 널 제압할 거야~! 하는 식으로. 




멋들어지게 청년이 소를 피했는지 사람들은 우렁찬 환호의 박수를 보냅니다. 

저는 이 장면만 보고 이제 돌아가야지~ 하며, 아이들을 찾아 골목을 빠져나왔습니다. 

골목을 빠져나오고 나서 한참 웅성웅성 절규의 소리가 들려왔습니다. 

아차! 소가 누군가를 찔렀습니다. 


그런데 골목을 빠져나오다 저는 그 피해자를 보았습니다. 소뿔에 맞아 머리에 피를 절절 흘리면서 두 사람의 부축을 받으며 빠져나오더군요. 오! 난생처럼 철철 피 흘리는 모습을 보고 얼마나 놀랐던지요. 



두 사람의 부축 받아 응급실로 가는 소몰이꾼(위 사진 중간)



다친 사람 얼굴 찍기도 그렇고, 피를 흘리고 가는데 무슨 전쟁터를 방불케 했습니다. ㅠ,ㅠ 



한 사람이 다치니 갑자기 놀이가 중단된 듯 웅성웅성 또 긴장감이 나돌았습니다. 아~! 정말 왜 이런 축제를 하느냐 말이야? 속에서 이런 질문이 흘러나오면서 아이들을 찾으러 갔습니다. 


이 소몰이 축제는 낮 2시간 동안(12시 - 2시)에 하는 경기인데 오늘은 사람이 다쳐서 중단했네요.

아무튼, 이 모습을 아이들이 보지 않아 참 다행이란 생각이 잠시 들었고, 이것도 전통이라며 이어나가자는 스페인 사람들이 대단했습니다. 물론 찬반이 갈려 엄청난 논쟁과 토론, 지역적 감정들이 있기는 하지만 말입니다. 스페인에서 유일하게 불법인 곳은 까딸루니아(카탈루냐) 지방인데...... 앞으로 어떻게 될지 모르겠네요. 소몰이를 반대한다면 저 많은 철창은 다 어디로 간단 말입니까? 고철상?!!! 


 여러분, 오늘도 즐거운 하루~! 

오늘은 스페인의 작은 중세 마을의 소몰이 축제를 소개해드렸습니다. 

어때요? 신기하고 재미있지 않나요? 


☞ 블로그 활성화 위해 카카오스토리 채널도 개설했어요~

놀러오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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