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 이야기/생활, 문화

의미를 상상할 수 없었던 '한국' 관련 스페인어 단어

산들무지개 2015. 10. 9. 0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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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인에서 정착해 살면서, 스페인 현지인들도 저와 친해지기 위해 '한국' 관련된 관심을 보이는 경우가 참 많았답니다. 나름대로 다양한 그룹의 사람들을 만났는데요, 어떤 사람은 한국 음식에, 어떤 이는 한국 드라마에, 어떤 이는 한국말에, 어떤 이는 한국 관광에, 어떤 이는 정치적 사건 등에 관심을 두고 대화를 하기도 했답니다. 이런 대화는 참 반갑고 즐겁기까지 하답니다. 어떤 때는 목소리 높여 화를 내기도 했지만, 대부분은 서로를 알아가는 즐거운 대화가 되었지요. (앗! 목소리 높여 화를 낸 경우요? 정치적 문제나, 선입견 등에 관련된 일이랍니다)


그런데 한국에 대해 바삭한 정보를 갖고 있지 않은 세대나 시골 사람들을 만났을 때는 사실, 한국 관련된 대화하기가 좀 어렵기도 하답니다. 그런데도 그 중, 재미있게도 거의 고정화되는 한국 관련 단어가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어 좀 신기한 면이 있기도 했답니다. 


그래서 오늘은 그런 단어 몇 개를 소개해드리겠습니다. 


처음 이런 단어를 이야기했을 때 저는 상상력을 발휘해야만 했던 것들이랍니다. 


자, 자~! 이태리에는 없는 이태리 타올 같은 스페인에서 쓰는 한국 관련 단어란~~~



한국 재킷 "chaqueta coreana"


페페 아저씨를 처음 만났을 때 이런 이야기를 해주었습니다. 

한국 재킷이 아주 마음에 든다면서 말입니다. 

"아~ 메이드 인 한국이겠죠? 한국에서 만들어진 재킷을 말하는 거겠죠?"

했더니 아니랍니다. 


과연 어떤 옷이 한국 재킷일까요? 


재미있게도 스페인에서는 '섬세한 일'을 비유하여 '중국인 일'이라고 표현할 때가 있습니다. 그것과 마찬가지로 '한국 재킷'은 특이한 형태의, 스타일의 옷을 가리켜 이런 단어를 사용한답니다. 


그날도 페페 아저씨가 자케타 코레아나를 입고 나타나 그랬답니다. 


"이 옷이 한국 재킷이야~!" 하면서 말이지요. 

 

헉? 위의 옷이 자케타 코레아나라네요. 재미있게도 80년대 스페인에서 꽤 유행했던 옷 스타일이라고 하네요. 페페 아저씨 옷과 거의 비슷한 옷을 웹에서 참고했습니다. (사진, www.trendenciashombres.com)


옷의 스타일이 저렇게 카키색과 모자에 털이 잔뜩 달린 것을 말한답니다. 처음에 저는 에스키모 스타일 옷이라고 생각했는데 페페 아저씨는 안달루시아 말라가 자신의 고향에서는 죄다 자케타 코레아나라고 했다네요. 재미있죠? 


 산똘의 자케타 코레아나



한국 이불 "manta coreana"



어머머~! 한국 이불이라니? 

처음에는 포근포근하고 가벼운 이불을 상상했답니다. 

한국에서 사용하는 가볍고 포근한 이불을 상상했었지요. 


그런데 스페인에서 말하는 만타 코레아나는 아이고~! 완전 한국에서는 거의 사용하지 않는 담요였답니다. 




 바로 요런 스타일의 이불을 "한국 담요"라고 하네요.

한국에서는 70년대 유행한 것 같은 담요 말입니다.  

재미있게도 위의 모델은 메이드 인 차이나인데, 팔 때는 한국 담요라는 이름으로 팔더라고요. 

(사진: www.es.made-in-china.com)



(사진: www.spanish.alibaba.com)


저는 처음 이 소리 듣고 이런 생각을 했었죠. 

'헐~?! 시대에 떨어진, 유행에서 한참 떨어진, 촌스러운 옛날 담요를 한국 담요라고 하는구나.'

약간의 멘붕을 겪었습니다. 



한국 공산당 "Comunista coreana"



요 단어는 비스타베야에 정착해 살 때 시골구석에서도 더 구석에 사시는 60대, 70대 할머니, 할아버지들께서 말씀해주셨습니다. 


"어릴 때 이 비스타베야까지 한국 공산당이 쳐들어올 것 같아 항상 '한국'이라고 하면 난 공산당이 생각나 무서워~" 

하셨습니다. 처음 보는 저한테 말이지요. 

역시나 세대가 다르다 보니, 한국 관련된 일화도 이렇게 다릅니다. 


스페인에서는 공산당이 그렇게 나쁜 존재는 아니랍니다. 지금도 정당에 공산당, 사회당이 있을 정도이니 무서울 것이 하나도 없었던 것이지요. 그런데 1950년대 전 세계적으로 알려진 한국 모습은 참으로 괴팍했나 봅니다. 그런 모습이 거의 한국 공산당이란 단어로 고정화된다는 사실이 놀라울 뿐이랍니다. 


저도 어렸을 때 어떤 포스터에 공산당이 늑대로 그려진 모습이 생각나 한참을 웃기도 했네요. 



이제 마지막으로 최신 유행 단어입니다. 


한국 먹이 "cebo coreano"


아~ 도대체 한국 먹이가 무엇이란 말이야? 

처음, 우리 산똘님 이모부께서 계속 한국 먹이란 단어를 사용하셨습니다. 


4년 전, 여름에 스페인 가족을 보기 위해 오랜만에 해변에 들렸을 때였습니다. 그곳에서 이모부님께서 여름마다 오셔서 취미 생활을 하셨지요. 이모부의 취미 생활은 다름이 아니라 낚시였답니다. 


저는 농담으로 한국 먹이를 낚싯대에 다는 줄 알았답니다. 

도대체 스페인이라는 나라에서 낚시할 때 한국 먹이를 달 이유가 없기 때문이지요. 


저는 이모부님께 농담하시지 말라면서 믿지를 않았답니다. 그런데 이모부께서 언젠가 사진을 보내주셨답니다. 정말로 사진에는 한국 먹이 상자가 있었습니다. 


헐~! 도대체 한국 먹이가 무엇이란 말인가...... 

그러다 이번에 대형 스포츠 매장에 갔던 일이 있었답니다. 데카트론이라는 곳인데, 프랑스 및 스페인 전역에 유행하는 대형 스포츠 점이랍니다. 그곳에서 다양한 스포츠용품을 살 수 있답니다. 그곳에 바로 한국 먹이가 있었습니다. 


 

바로 요런 것이었습니다. 

위의 사진에서도 한국 먹이라고 하는데...... 

재미있게도 선전에는 "어떤 물고기도 그냥 지나쳐갈 수 없는 먹이~!"라고 하네요. 

아마 이것은 참갯지렁이로 보입니다. 

사진: www.pescamediterraneo2.com

지중해 낚시 홈페이지 사진 참고



요즘 스페인에서 대유행하는 낚시 먹이랍니다. ^^*


여러분, 어때요? 재미있었나요? 몇 개 안 되는 한국 관련 단어이지만 이곳 현지인들에게는 거의 고정화된 단어랍니다. 스페인어 사전에는 실리지 않은 몇 개의 한국 관련인데 어쩌면 현지의 어떤 세대들은 이 단어의 의미를 명확히 알 수 있으리라고 봅니다. 뭐, 태권도, 김치 등 진짜로 한국 단어들도 현지인들도 알지만 이렇게 현지에서 한국이 들어간 단어를 사용하는 것이 재미있어 이 글을 오늘은 써봤습니다. 


 오늘도 즐거운 하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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