뜸한 일기/가족

멜론으로 만든 아빠의 즉흥 인형극

산들무지개 2015. 10. 1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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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이 혹독한 해발 1,200m의 스페인 비스타베야 고산평야에서는 월동준비를 하는 계절이 다가왔습니다. 아시는 분은 아시겠지만, 월동준비라 하여 가을에만 하는 것이 아니라, 미리미리 준비하는데요, 그래도 가을에 하는 일도 있답니다. 나무 장작 난로에 불을 피우기 전, 반드시 굴뚝 청소를 해줘야 하는 일이 그 일 중의 하나랍니다. 물론, 그 후에도 한 달에 한 번은 꼭 굴뚝을 청소해줘야 숯과 진이 쌓이지 않고 난로의 불이 활활 잘 타오를 수가 있답니다. 


그래서 우리의 산똘 맥가이버 아빠는 오늘도 지붕에 올라가 긴 청소 기구로 쓱싹쓱싹 굴뚝을 청소합니다. 물론 청소 후에는 이렇게 시커멓게 변하기도 한답니다. 물론, 사진에는 시커먼 부분이 잘 포착되지 않았는데요, 굴뚝 청소 후에는 이렇게 우리를 놀리려고 시커멓게 얼굴에 검정을 칠해 놀려주기도 한답니다. ^^*



언제나 작업복 차림의 남편은 즐거운 듯 포즈를 취해줬습니다. 

그러다 아이의 자전거 타는 모양새가 좀 이상했는지, 아이를 멈추게 하고 자전거 수리에 나섰습니다. 



한시도 그냥 지나치지 않는 꼼꼼한 아빠...... 

아이의 자전거도 수리하고, 또 엄마의 자전거도 마련해줬어요. 하하하~! 이 이야기는 좀 긴데, 어느 날 동네 루마니아 아이가 자전거가 없어서 맨날 다른 애들 뒤꽁무니만 쫓아다니니 남편이 그냥 제 자전거를 그 아이에게 선물한 것입니다. 그때 제가 임신 상태라서 자전거를 탈 수 없어 잘했다고 했지요. 그렇게 7년이 흘러 어느 날, 산책을 하려니 자전거가 있으면 참 좋겠다는 말이 그냥 나오더라고요. 

그러자 산또르(산똘)는 어디서 버려진 자전거를 구해 와 수리를 하기 시작하는 겁니다. 저한테 주려고 말이지요. 완벽하게 수리를 끝낸 남편은 "완벽하지?" 하면서 얼마나 흐뭇하게 웃는지...... 완전 새 자전거를 사주는 느낌으로 제게 선물하는 것입니다. 그래서 저는 새 (헌) 자전거가 생겨 많이 고마워했지요. 그렇게 그냥 지나치지 않고 꼼꼼하게 보살피는 전형적인 가정 남입니다.  



그 남편이 오늘은 또 아이들에게 재미를 선사하려고 즉흥 인형극을 펼쳤습니다. 

여러분도 한 번 해보세요. 

위의 사진대로 두꺼비 피부 멜론을 자르세요. 스페인은 멜론이 나는 나라이기 때문에 아주 저렴하답니다. 저 크기의 멜론이 우리 돈으로 5천 원도 안 된답니다. 정말 싸죠? 

스페인 사람들은 위의 사진 모양대로 멜론 및 수박을 잘라 먹는답니다. 



위의 글을 한 번 읽어보세요. 아주 재미있답니다. 



그런데 이번에는 잘게 잘라 아이들 앞에 멜론 그릇을 놓아줍니다. 세 아이가 먹으면서 아빠 연극을 보라면서 말이지요. 아빠는 어떤 연극을 할까요?  



아이들이 쪼르르 모여 앉아 사이좋게 멜론을 먹고 있는 사이, 아빠는 인형을 만들기 시작합니다. 

무슨 인형? 



바로 위의 사진으로 보면, 무엇일 것 같아요? 아빠는 웃으면서 아이들에게 연극을 시작합니다. 

"나는 말이야, 멜론을 아주 좋아하고 입이 아주 커~! 그리고 눈도 왕방울이야~!" 



바로 멜론을 개구리로 변신시켜 연극을 시작합니다. 


"내 입에는 엄청나게 많은 이빨이 있어. 나 무슨 괴물 같지? 입이 커서 다 먹을 수 있어~! 어쩌구 저쩌구~!" 

 


아이들은 아빠의 연극에 웃었다 화냈다 울었다 참 재미있는 표정을 보이네요. 하하하~! 

이렇게 우리 [참나무집] 가족은 오늘도 한 번 웃어주고 하루를 보냅니다. 지루할 것 같은 고산이 아이들의 웃음소리로 가득 채워지네요. 


여러분도 한 번 아이들과 이런 놀이를 해보세요. 어쩐지 즉흥 인형극이 아주 재미있게 변해버리고 맙니다. 


오늘도 즐거운 하루~! 



"앙~! 앙~! 멜론 개구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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