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소한 생각

동양인과 서양인의 '국적 정의', 나는 아직도 아리송해요

스페인 산들무지개 2014. 9. 24. 0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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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인터넷이 오락가락하여 사진은 몹시 어렵게 올리네요. ㅠ,ㅠ (준비한 포스팅은 다음 기회로 하고.....) 


대신 국적에 대한 남편과 제 생각을 한번 여기서 정리해볼게요.


어느 날, 일본에 사는 한국 친구 부부가 놀러 왔습니다. 친구는 아들 하나를 두었는데, 남편이 묻더라고요.


"아들이 일본에서 태어났나요?"


친구의 말, "네! 일본에서 태어난 한국인이죠."


그랬더니 남편이 하는 말이, "아니, 일본에서 태어나고, 공부하고, 자랐다면 일본인이죠."


그랬더니 친구 부부는 아주 놀라면서 손을 막 좌우로 흔들면서, "아니에요! 아니에요! 일본에서 태어났지만 한국인이죠!"라는 겁니다.


스페인 남편은 이것을 도저히 이해할 수가 없었나 봐요.
그러더니 혼자 아주 많이 고민하다 저에게 같은 것을 물었습니다.


"당신 친구 아들이 일본에서 태어나고, 일본 사람들 틈에서 공부하고 성장했는데, 당신은 이 아들을 한국인이라고 봐? 아니면 일본인이라고 봐?"


전 당연히 그랬죠.


"당연히 한국인이지!!!"


그러자 남편이 전혀 이해 못 하는 표정으로, "아! 난 아직도 이 동양적 국적 정의를 이해할 수 없거든."



왜 그랬을까요?



우리 비스타베야 마을에는 루마니아에서 온 가족이 아이들을 키우며 이곳에 정착하여 사는 경우가 있답니다. 루마니아에서 온 아이들은 이곳에서 태어나고, 이곳에서 발렌시아어를 쓰면서, 그렇게 스페인 사람들 사이에서 성장하였습니다. 누구보다도 더 비스타베야 아이들이랍니다.


그래서 남편이 묻습니다.


"그럼 당신은 이 루마니아 아이들이 스페인 국적을 가진 스페인 사람이야? 루마니아 사람이야?" 전 당연히 그랬지요.


"당연히 루마니아인이지!"


"아이고, 정말 이해 못 하겠어. 그 아이들은 스페인 아이들이지! 스페인에서 태어나고 자랐는데......!"


그렇게 남편은 혈연에 의한 국적 정의를 이해하지 못했답니다. 저는 또한, 남편이 말하는 그런 국적 정의를 이해 못 했지요.


그런데 더 재미있는 사실은요,


루마니아 아이들에게 제가 물어봤어요.

너는 어느 나라 사람이니?


그랬더니......


"나는 비스타베야 출신이에요. 당연히 스페인 사람이지요!"


에잉? 아니, 요 꼬맹이 루마니아 아이가 스페인 사람이라고 하니......





역시, 이 서양인이 말하는 국적이란 개념은 우리 동양인과는 확연히 차이가 난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제 딴에는 이곳에서 자라고 났는데 이곳이 고향이라는 말이었지요. 스페인에 많은 외국인이 사는데, 이곳에 정착한 서양인들은 전부 스페인 국적을 가지고 스페인 사람이라고 하더군요.


"나는 에스빠뇰(스페인 사람)이야. 엄마는 영국인이고, 아빠는 프랑스인이지만, 난 스페인 사람이야." 하고 말입니다.


여러분은 제 이야기를 듣고 이해하시겠어요?


만약 이 환경이 동양에 적용된다면? 동양에서는 얼토당토않은 소리라고 혀를 내두를 거에요.

아무리 한국에서 몇 대를 살아도 중국인은 중국인이지, 한국인이 될 수 없다는 그런 사실을요. 또한, 아무리 일본에서 오래 살아도 일본인이 되기 싫어하는 한국 사람도 있듯이 말이지요. (이것이 동양인이 주로 생각하는 국적 의미겠지요? 아니면, 적어도 혈연에 의한 국적 정의이겠지요? 비록 법으로는 한국인이라고 인정하는 외국인이라도 한국인은 그 사람을 끝까지 외국인이라고 하지, 한국인이라고 쉽게 받아들이지는 않겠지요?)



정말 동서양의 국적 정의에 대한 차이가 확연히 느껴지네요.




아이고, 오늘은 이런 긴 글로 여러분의 눈을 피로하게 해드렸네요? ^^

예쁘게 봐주시고요, 정말 인터넷 오락가락하여 이만 소식 접고요, 오늘도 즐거운 하루 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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