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에는 새롭게 다짐하고, 새 출발을 위한 계획을 여러분은 한 번쯤 세워보셨을 겁니다. 이번 해에는 한 번쯤 이런 일이 일어났으면 좋겠네~, 이번 해에는 다이어트로 살 좀 뺐으면 좋겠네~, 이번 해에는 원하는 직장에 꼭 들어갔으면 해~! 이번 해에는 좋은 짝을 만났으면 좋겠어~! 등등등...... 크고 작은 소망들을 꿈꾸면서 계획을 세우고, 지우고, 수정하고, 한 발짝 그 앞으로 다가가는 일들을 생각해 보셨으리라 봅니다.
저도 크고 작은 일들이 제 마음속에서 하나둘 보글보글 끓어오르고 있답니다. 그런데 한두개만 지금은 끓게 두고 있습니다. 한꺼번에 많은 것들이 표면에 드러나면 그 즐거움이 가장 빨리 증발할 것 같아 말입니다. ^^*
이번 해에는 블로거로서 이런 생각을 했습니다.
꾸준한 글쓰기, 마치 테니스 선수처럼......
제가 좋아하는 스페인 테니스 선수가 라파 나달(Rafael Nadal)입니다. 한 번은 세기에 기록될 만한 게임을 본 적이 있었습니다. 누구나 보기에 라파 나달이 질 것 같은 경기였습니다. 이제 지겠지? 라면서 그냥 보고 있는데, 라파 나달은 동요되지 않고 꾸준히 경기에 임했습니다. 아주 길고, 손에 땀을 쥐게 하고, 시간히 흐를수록 라파 나달은 득점을 해 누가 누구를 이길지 모를 그럴 막상막하의 경기를 진행했습니다. 당연히 게임은 아주 길어졌습니다. 그런데 제 마음은 저 사람이 반드시 이겨야 해~ 하는 강박 관념으로 변했습니다. 그런데 정작 라파 나달은 관중에 동요되지 않고, 차분히 공(정성)을 들여 경기에 임했습니다. 마치 세상에는 착실하고 성실한 테니스 선수밖에 없는 듯 말입니다. 비록 라파 나달은 졌지만, 그 경기 자체는 저에게 큰 경이로움을 주었습니다. 한 사람이 저렇게 노력하는 모습이 얼마나 큰 울림으로 보였는지요~!!! 그래서 저는 목적보다는 그 과정을 주시하는 사람이 되었답니다. 얼마나 열심히 했느냐 그것이 가장 중요한 관점이라고 말입니다.
작년에 저는 좌절을 맛본 블로그 시기가 있었습니다. 작년 7월부터 제 글이 다움 메인에 온통 오르지 않는 것입니다. (아마도 몇 년 지난 블로그는 신생 블로그보다 더 값을 쳐주지 않는 것 같습니다.) 블로그로 성공하기 위해서는 독자들에게 인기 있는 블로거가 되거나, 다움 편집자들이 원하는 글을 써서 어필하는 두 길밖에 없어 보였습니다. 제 마음에는 동요가 일었습니다. 왜 내 글은 안 되는 것일까? 왜 안 알아주는 것일까? 실망하고 또 실망했는데요, 그 동요가 바로 저를 불안하게 했습니다. 그러면 안 되지~ 블로그는 1인 미디어라는데, 실망하지 않고 꾸준히 글을 쓰면 언젠가는 알아주는 때가 올 거야~ 하면서 말입니다.
그래서 저는 동요하지 않고 글을 쓰기로 했습니다.
누구의 기준에 의해 이슈가 되고, 확 떠오르는 글이 좋을 수도 있지만, 꾸준히 읽힐 수 있는 글도 언젠가는 빛을 보게 될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아니나 다를까, 제가 사용하고 있는 빙글 커뮤니티에서는 제 글의 클립 수(누군가에게는 제 글이 아주 큰 도움이 되었다는 소리이니까요)가 높아져 정말 다행이었습니다. 누군가는 공유하고 내 글이 좋다는 표현은 결국 블로거에게 큰 힘이 되니 말입니다.
그러다 잡지사에서 연락이 오고 연재까지 하는 영광을 누리게 되었습니다. 좀 더 차분히 글 쓰고, 화려한 외부가 아닌 내부의 잔잔한 일상이 어떤 이에게는 소소한 기쁨이 된다는 것을 그때 느꼈답니다. 제가 올해 바라는 블로그 생활은 다름 아니라 동요되지 않으면서 글쓰기입니다. "안정된 환경에서의 글쓰기"라는 것은 외부가 안정을 시켜주는 것이 아니라, 바로 나 자신이 임하는 자세였습니다. 제 마음이 바로 안정된 환경이 되기로 했습니다.
자랑할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한국에 계신 독자님들은 이제 잡지를 통해서 우리 [참나무집] 삶의 모습을 보실 수 있답니다. 위의 사진은 [전원생활]의 한 꼭지입니다. 스페인 고산의 소소한 먹거리와 일상, 그리고 이웃과의 모습을 다룹니다. 그 밖에도 미국에 계신 한인들께서도 볼 수 있게 [내고향] 잡지에도 싣고 있답니다.
저는 초등학교 가기 전에 크게 깨달은 인생관 하나가 있답니다.
산골에서 할머니, 할아버지와 살았었는데요, 그만 산골 집을 뒤로하고, 온 가족이 기차역이 있는 읍내로 나오게 되었답니다. 그때 저는 처음으로 또래의 친구들을 사귀었습니다. 그런데 그 읍내에는 큰 강이 있었고, 강 위에는 출렁출렁 이는 다리가 있었습니다. 구멍이 송송 뚫려있어서 저는 혼자서는 절대로 건널 수 없는 다리였지요.
그런데 동네 아이들은 강을 건너 놀이터에 놀러 가자고 합니다.
"난 무서워서 강을 건널 수가 없어~!"
아이들은 하나같이 그럽니다. 같이 강을 건너고, 올 때는 "꼭 같이" 손잡고 집까지 데려다준다고 말입니다.
그래서 저는 무사히 강을 건너 놀이터에서 신나게 놀았습니다.
그리고...... 해가 기울어가고 이제 할머니 집으로 돌아가야 하는데...... 아이들은 삼삼오오 뿔뿔이 흩어져 버리고 제 주위에는 아무도 없었습니다.
어떻게 돌아가야 하지?
그때 만6세가 되지도 않았을 텐데 말이지요. 돌아갈 수 없어 출렁다리 앞에서, 할머니집이 바로 보이는 출렁다리 앞에서 건너지 못하고 하염없이 울었던 기억이 납니다.
해가 저물도록 건너지 못 하고 다리 앞에서 하염없이 울었답니다.
어떻게 집으로 돌아갔는지 전혀 기억나지 않는데요, 확실한 건 그때, 내가 한 말에 책임지는, 특히 사람과 사람과의 관계에서 책임지는 사람이 되겠다라고 다짐한 것이지요. 내가 나 좋아, 사람을 이용하지 않는 사람이 되겠다고 다짐한 것입니다. 아휴~! 정말 성숙했었죠? ^^
저는 블로그를 하면서 소통을 바랍니다. 믿음가는 소통, 마음을 여는 소통, 즐거운 소통~
그래서 저를 많이 응원해주시면 고맙겠습니다.
앗~! 또 하나의 이야기는요, 요번 주 토요일에 대구 MBC에서 비스타베야에 촬영하러 오십니다. 헉? 이것은 또 무슨 소리여? 하하하~! 이것은 차츰 이야기할게요. 다큐멘터리 협조를 하기로 했는데...... 어쩐지 아주 흥미로울 것 같아요. 흥미로운 이야기는 조만간 이야기하겠습니다.
저는 2016년도 어김없이 (이제는 동요 없이) 꾸준히~ 멋진 글을 쓰는 블로거가 되기로 했습니다. 마음의 양식까지 덤으로 보글보글 키우고 싶은 마음입니다. 그리고 목표보다는 그 과정이 즐거운 삶을 살기로 했습니다. 그 과정~! 여러분도 명심하세요~! 과정~
그럼 주시해주세요, 고맙습니다.
'소소한 생각' 카테고리의 다른 글
CCL이 나에게 준 딜레마 (7) | 2016.04.11 |
---|---|
나 세 아이 엄마, 먼지 쌓인 공방을 보면서.. (22) | 2016.04.08 |
서양 나이로 생일 맞았어요 (33) | 2016.01.12 |
2015년을 뒤로 하고...... (36) | 2015.12.31 |
스페인 남자들이 좋아하는 한국 아이디어 상품 두 가지 (15) | 2015.11.3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