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 이야기/여행, 여가

꽤 매력 있는 마드리드(Part1) , 야식으로 뭘 먹지?

스페인 산들무지개 2016. 2. 23. 04: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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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달 전부터 추진해온 일이 무산되어 이날을 위해 예약해둔 호텔과 미리 마련해둔 버스표를 다 날리게 되었습니다. 한국의 모 회사의 번역 및 통역을 맡게 되었는데 5일 전에 무산되었다고 하니...... 이런 예약부도가!!! 한국의 예약부도는 식당에만 있는 일이 아니란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언제 이런 일이 사라져 버리려는지...... 아무튼, 그렇게 미리 한 예약을 나도 취소해야 하나? 의문을 갖다 그 주 남편이 속한 스페인 수제 맥주 협회의 마드리드 대회에 참여할 목적으로 그냥 마드리드 여행을 하게 되었습니다. 다행이다, 그래도 핑계가 있으니 난 예약 부도낼 필요가 없잖아?! 


그렇게 하여 우리 부부는 스페인 발렌시아에서 마드리드로 향하게 되었습니다. 어린 딸들을 시부모님께 맡겨두고 우리는 줄행랑을 또 치게 되었습니다. 오랜만에 부부 데이트라고 해야 하나요? 

밀린 일들을 마치고 금요일 밤에 출발~! 그리고 마드리드 오밤중에 도착했습니다. 


예약해둔 호텔에 체크인하고 나니 밤 1시, 우와~ 여보, 배고파. 뭐 좀 먹으러 가자~! 


밤 1시에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뭘 먹을 수 있지? 그것도 우리가 머무는 호텔 근방에 문을 연 곳은 없는 듯했습니다. 남편은 걱정하지 말라는 몸짓을 하면서 한국식으로 불타는 금요일 밤을 보내자고 꼬십니다. 


어디서? 



우리는 고야 거리의 호텔에서 나와 지하철 지도를 살펴봤습니다. 지금 우리가 가야 할 곳은 바로 솔 광장 위쪽, 그란 비아 위쪽의 트리부날(Tribunal) 지하철역과 빌바오(Bilbao) 지하철역이 양 선으로 있는 좁은 골목의 젊은이들이 모이는 곳이었습니다. 센트로 유니버르시닫(Centro Universidad, 해석하자면 대학 구역) 구역이었습니다. 여름에 오면 밤새 흥미로운 풍경을 볼 수 있는데 겨울은 어땠을까요? 


우리는 택시를 타고 그곳으로 출발했습니다. 



"헤이, 찌꼬스(Chicos, 젊은이들 사이에 친구라고 쓰이는 단어, 소년, 소녀라는 뜻), 이제 밤에 나가는 겁니까?"


마치 우리 부부를 아주 젊은 친구들로 생각하여 택시 기사가 이런 인사를 하더군요. 


"금요일인데 밤에 즐겁게 즐겨야죠. 이제 시작이잖아요?"


오~ 마드리드는 밤의 시작이 1시라는 것을 알았습니다. 도착하니 웬 사람들이 그렇게 많은지......!


전에 온 한국 친구도 마드리드에서 새벽 5시에 이동할 일이 있어 택시를 탔는데 사람들이 새벽부터 아주 많아 택시 기사에게 이렇게 물었다고 합니다. 


"오~! 스페인 사람들 새벽부터 일을 아주 열심히 하는가 봐요?"


택시 기사는 웃으면서 이렇게 대답했다고 합니다. 


"아니, 아니요. 저 사람들은 금요일 밤 내내 파티하다가 지금 끝마치고 집으로 가는 거예요."


헉?! 저는 그 말이 무슨 뜻인지 그날 밤에 알았답니다. 



도착하니 사람들이 바를 중심으로 많이들 모여있었습니다. 대부분 거리에서 흡연하는 사람들이었습니다. 실내 흡연이 모든 곳에서 금지되니 이제는 거리에서 흡연합니다. 오~ 발렌시아에서 흔히 보지 못한 광경이라 약간 충격이었습니다. 담배꽁초가 너무 많이 떨어져 있어서 말입니다. 

 


대학 구역이라 그런지 젊은이들과 외국인이 아주 많았습니다. 얼핏 보기엔 스페인 현지인듯했으나, 말투나 행동으로 보아 이곳에 적응해 사는 외국인듯싶었습니다. 또한, 밤에 거리에 나와 캔맥주를 불법으로 파는 사람들도 꽤 발견할 수 있었습니다. 젊은이들이 돈은 없고, 맥주는 마시고 싶고, 담배도 피우고 싶으니 거리에서 아마 캔맥주 사 마시면서 흡연을 하는 듯했습니다. 또한, 캔맥주를 팔면서 용돈을 버는 젊은이들도 꽤 있더군요. 동양인 여성에서부터 흑인 남성까지...... 굉장히 신기한 광경이었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이 야밤에 무엇을 먹을 수 있었느냐고요? 

길거리 음식이라도 있었으면 좋았을 것을......! 스페인서는 안타깝게도 그런 길거리 음식의 매력에 빠져들 수 없답니다. 야밤에 문을 여는 곳은 바로 유럽식 프렌차이저(?) 밖에 없으니 말입니다. ㅠ,ㅠ 



운이 좋게 우리는 그리스 음식점을 만났습니다. 테이크 아웃 형태로 이미 만들어 놓은 것을 팔더군요. 

여기서 주문하면 저 안에서 따뜻하게 데워서 준답니다. ^^



그리스식 샌드위치입니다~! 



따뜻한 시금치와 페타 치즈가 들어간 롤식의 음식이었습니다. 으음~! 맛있어요. 무엇보다도 따뜻한 음식을 먹는다는 기쁨이 컸습니다. 



그리고 발견할 수 있는 곳은 역시나 이탈리아 피자집~! 



마드리드의 밤 2시에 먹을 수 있는 피자집. 재미있게도 이탈리아노 101%의 피자집이었지요. 그런데 기가 막히게 맛있는 곳이었습니다. 



조각 하나가 2.50유로~ 싼 편은 아닌데 방금 구워내 아주 따뜻하고 맛있었답니다. 야식으로 찾는 사람들이 많아 피자는 바로바로 나가더군요. 



그밖에도 다양한 이탈리아 음식이 진열되어 우리는 골라 먹는 재미가 솔솔했습니다. 



이 야밤에 따뜻한 음식을 먹을 수 있다니 좋네~! 그런데 이곳도 테이크 아웃 형태라 주문하여 받아 길거리에서 먹으면서 돌아다녀야 했답니다. 


이 골목에서도 이런 피자집이 드문드문 보였습니다. 야식으로 피자가 굉장히 인기가 많다는 것이 입증되었지요. 



남편, 산또르 씨가 고른 음식입니다. 속에는 피자와 마찬가지로 치즈 및 토마토로 채워져 있었습니다. 남편은 돌돌 만 피자라고 우기는 음식이었습니다. 뭐 맛이 똑같으면 피자 아닌가? 

 


그런데 갑자기 저는 두 손이 빠르게 움직이는 모습을 봤습니다. 이것이 뭐지? 

오~! 직접 피자를 손수 만드는 곳이었잖아?! 게다가 이것을 화덕에 직접 굽는 모습도 보여주지 뭡니까? 



이 잘생긴 이탈리아노 오빠는 절 보더니 재주를 부려줍니다. 피자 도우를 뱅뱅 돌리면서 펴는 그 재주 말입니다. 



오~! 좋아요. 좋아~!

오랜만에 관광객 행사하면서 사진을 찍어대니 이 이탈리아노 오빠는 흐뭇한 웃음으로 보답을 합니다. ^^



그밖에 야식으로 뭘 먹을 수 있는 곳은 역시나 바입니다. 

우리는 항상 지나치기만 한 아주 오래된 바에 큰 맘 먹고 들어갑니다. 1892년에 문을 연 작은 바인데요, 이곳에는 특이하게도 수제 와인과 맥주 등이 판매되고 있었습니다. 



야식으로 배가 부른 상태에서 우린 더 야식을 시키지 않고 맥주를 주문했습니다. 오래된 바에서 주문은 최첨단으로 받는 모습이 참 신기했네요. 



이런 바에서는 간단하게 크로켓, 훈제 연어, 감자튀김, 하몽, 치즈 등의 술안주류의 야식을 주문하실 수 있답니다. 그래도 없는 것보다는 낫지 않나요? 



멋진 수제맥주 한 잔을 마시면서 소란한 바에서 저는 사진을 찍었습니다. 



손님들이 엄청나게 많아 그 틈을 빠져나와 아까 주문받은 웨이터(?)와 눈이 마주치니 웃는 얼굴로 제게 자세를 취해줍니다. 


"아~! 그렇게 자세 취하시면 영화 배우 같잖아요?"


이 말에 기분이 좋아졌는지 다른 종업원분들을 부르십니다. 



"자! 모두 다함께 찰칵!" 


친절하게 사진 포즈를 취해주시니 참 기분이 좋았습니다. 이 야밤에 이런 즐거움 때문에 다들 나가는 것인가? 


"이 사진 일본, 중국, 한국, 어디로 가나요?"

"한국요~!" 

"오~ 한국!!! 브라보!!!" 합니다. 



우리는 간단히 맥주 한 잔까지 마시고 다시 호텔로 가기 위해 택시를 잡았습니다. 마드리드의 밤은 점점 깊어가지만, 사람들은 점점 많아지는 듯했습니다. 그래서 마드리드가 대도시구나. 사람들이 이렇게 많으니...... 밤이 살아있구나~! 느껴졌습니다. 


살라만카 구역의 호텔로 돌아와 보니 새벽 3시 30분을 달리고 있었습니다. 너무 늦었어~! 우리 같은 나이에 혹사하면 안 되니 몸조심 좀 하자~! 말하기가 무섭게 쓰러져버리고 말았답니다. 


무리하면 안 돼~! 



사람 드문 고야(goya) 거리~ 


우리의 마드리드 집중 여행은 다음 날도 계속됩니다. 


그 이야기는 다음 편에...... 기대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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