뜸한 일기/먹거리

대발견! 스페인 봄나물로 한국식 음식 차리기

산들무지개 2016. 4. 2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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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제목 간단하게 짚고 넘어갑니다. 


 한국인만 봄나물 먹을까? No~! 


스페인의 봄나물로 만든 한국식 음식 차려보니...... Good~!


한국인만 봄나물을 먹을까요? 아닙니다! 스페인 사람들도 봄이 되면 먹는 나물이 있습니다. 스페인 사람인 남편이 한국인이 봄만 되면 땅에서 먹거리를 캐내는 모습을 보고 참 의아하게 생각했습니다. 


"한국인은 봄에 먹을 것을 잘 찾아~!"


그런데 스페인 남편은 도시 사람이라서 스페인서도 봄나물이 있다는 것을 잘 모르고 있었습니다. 얼마나 봄나물이 그리웠는지, 저는 이웃 현지 할머니, 할아버지께 스페인 봄나물에 대해 알려달라고 했습니다. 그랬더니...... 


이곳 사람들도 봄나물을 캔다는 사실을 알았습니다. 


길에서 흔하게 자라는 풀이 먹을 수 있는 것이었습니다. 이곳에서 봄에 흔하게 찾을 수 있는 네 가지 나물을 알게 되었는데요, (스페인) 쐐기풀 오르띠가(ortigas), 꼬예하(Collejas, 석주 과의 풀이라네요.), 라임 데 파스톨(laim de pastol, 발렌시아어인데 양치기의 포도라는 풀이라네요), 야생 포도잎 새순 등등입니다. 


여기서는 세 가지만 잠깐 소개하면요, 



△ 스페인 쐐기풀, 오르띠가스(ortigas)입니다. 

앗~! 이 쐐기풀 만지면 부풀어 오르고 따갑고 정신이 아찔해집니다. 

만지면 정말 아파요. 그런데 먹으면? ^^

잘 삶아서 달걀부침이나 스프로 먹는답니다. 



△ 꼬예하스(collejas). 

땅에 깊이 박혀 있어 들추며 줄기를 싹둑 잘라준답니다. 

마늘을 다져 같이 볶아주면 맛있다네요. 



△ 한국의 돌나물과 비쥬얼이 비슷하지요? 라임 데 파스톨(laim de pastol)입니다. 

그런데 다육식물처럼 딱딱합니다. 이것은 새순을 뜯어다 피클을 해먹으면 정말 맛있어요. 

친구가 한 번 해서 저한테 선물했는데 맛있어서 일부러 저 식물을 우리 집 화단에 심어놨습니다. 



이런 스페인 봄나물 두 가지를 직접 채취해 저는 한국식 음식 스타일로 만들어봤습니다. 아~! 봄나물은 거의 비슷한 맛인가 봐요. 부드럽고 봄 기운 활활 넘치는...... 



쐐기풀 야채전


한국에도 쐐기풀이 있다고 하던데, 한국 쐐기풀은 독이 있다고들 하네요. 

스페인서도 쐐기풀이 아주 유용합니다. 쐐기풀을 물에 담가 썩히면 자연 농약이 되고요, 쐐기풀 새순으로 다양한 음식도 만들 수 있답니다. 그런데 손으로 만지면 절대 안 됩니다!!!


아주 따갑거든요. 알레르기가 일어서 아이들이라면 살결에 붉은 반점이 금방 부풀어 오릅니다. 


이 쐐기풀이 나오는 유명한 만화가 있지요? 백조왕자!


계모의 마법에 왕자들이 백조가 되었는데, 동생 공주는 그 마법을 풀기 위해 쐐기풀을 뜯어다 옷을 짓는 이야기 말입니다. 



△ 저러면 크게 다쳐요~! 오빠들을 구하기 위한 일라이자 공주의 희생이 돋보이는 만화입니다. ^^


 

 


그래서 저는 가위로 살짝 새순만 뜯어와 먹기로 했습니다. 아주 따가우므로 끓는 물에 한 번 데쳐내고, 다른 채소와 함께 밀가루 버무려 이제 전으로 만듭니다. 


해바라기씨 기름을 솔솔 두르고, 짜잔 치이이익~! 전이 구워집니다. 연두색 빛이 나는 맛있는 쐐기풀 야채전이 완성~!!!



어때요? 맛있어 보이나요? 스페인 남편이 보자마자 뜯어먹어 저렇게 뜯은 흔적이 있습니다. 



스페인 봄나물 비빔밥


꼬예하라는 나물은 라이문도 할아버지께서 알려주셨습니다. 

봄 들판, 밀이 자라는 들판에 자주 난다는 팁까지 알려주시며...... 

꼬예하도 잘 뜯어 마늘 총총 썰어 볶아먹으면 아주 맛있습니다. 그러나, 오늘은 밥과 함께 비빔밥으로 먹으니 더 환상이었네요!!!



라이문도 할아버지가 알려주신 데로, 저는 밀밭에 나가 풀을 찾기 시작했습니다. 아니, 나물~! 

조금만 더 따뜻해지면 금방 잎이 넉넉하게 자라나 딱딱한 잎으로 변하고 마는 풀이기 때문이지요. 어때요? 풍경 참 멋있죠? 사진 보정하지 않았는데, 하늘은 푸르고, 들판은 초록으로 물들어 있고...... 



가위로 줄기를 싹둑 자릅니다. 한국에도 이런 풀이 있는지 기억이 나질 않더군요. 사전을 찾아보니, 그냥 석죽과의 풀이라고 합니다. 



이렇게 나물을 캐다 보니 이상한 곤충도 발견하네요. 진짜 특이하고도 신비한 색 배치로 한참을 쳐다봤습니다. 



바구니에 이렇게 캐서 이제 집으로 갑니다. 양이 적게 보이지만 꽤 됩니다. 저는 저 날 이후, 오전에 한 번씩 들판으로 나가 나물을 캐옵니다. 잘 삶아서 얼리거나 말려서 먹으려고요. 


 

 


큰 그릇에 물을 담고 식초 몇 방울 뿌려놓고 이제 꼬예하를 투하 몇 분 두고 흙이며, 이물질을 제거합니다. 그리고 잘 씻어주고, 끓는 물에 데쳐줍니다. 데친 후에는 나물 무침을 합니다. 마늘 빻아 넣고, 된장과 참기름으로 간하면 끝~! 아주 간단했습니다. 



그리고 나머지 채소와 함께 비빔밥을 만듭니다. 우앙~! 맛있어요. 저 양파, 꽃상추, 당근, 달걀은 다 우리 집에서 생산해낸 음식 재료입니다. 뿌듯한 밥상이 되었습니다. 



스페인 나물이지만 한국 밥상에 올려놓아도 부족함 없는 특별한 나물이 되고 말았습니다. '대단한 대발견~!' 이라면서 남편과 둘이 흐뭇해한 하루였습니다. 


남편도 엄지를 척 올리며 그럽니다. 


"앞으로 스페인 봄나물은 한국식으로 해먹자!"


그래, 그래...... 이게 훨씬 맛있네. 


저도 스페인에 나물이 있는지, 처음으로 알게 된 요즘입니다. 역시, 살아있는 도서관, 할머니, 할아버지께 여쭤보길 잘했다! 이제 또 뭘 하지? 남편이 옆에서 그럽니다. 


"고사리 찾으러 가야지~!!!" 



여러분, 즐거운 하루 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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