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 이야기/교육, 철학, 역사

자식 교육처럼 중요한 스페인의 반려 동물 교육

산들무지개 2014. 10. 5. 0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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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이 태어나지 않았을 때 남편과 전 스페인 일주를 하게 되었답니다. 우연히 스페인에서 한국인 가족을 만나 그 집에 투숙할 기회를 얻게 되었지요. 스페인에 거주하면서 문화를 익히고 언어를 배우는 모습이 참 인상 깊게 남았답니다. 한 가족 전체가 이렇게 배우기 위해 왔다는 사실이 참 대단하다 여겨졌답니다. 


그 집에는 애완동물인 고양이 한 마리가 같이 살고 있었습니다. 


하얀색 털 많은 고양이, 누구나 한 번쯤 같이 살고 싶은 고양이였죠. 그런데 고양이를 얼마나 애지중지 키우던지요...... 산똘님이 깜짝 놀란 한 장면은 거실에서 음식을 먹는데 고양이가 식탁으로 올라가 앉아 있는 거였어요. 

'아! 식탁에 함부로 올라오면 안 되지!' 이렇게 스페인 남편은 속으로 괴성(?)을 질렀다고 하네요. 


전 애완동물이라 아하! 그렇지, 뭐...... 라는 생각만 했었고요.

'한 가족처럼 지내는구나.'


남편은 우리 둘이 있는 시간에 저한테 이런 말을 하더라구요. 


"이 집은 고양이 교육이 빵점이구나. 고양이를 식탁에 오르게 하고, 음식 있는 부엌의 식탁에 오르게 하니 말이야." 


앗? 무슨 고양이 교육? 전 그때까지 애완동물을 가져본 적이 없어서 과연 애완동물도 교육을 시켜야 하나? 하고 생각했었죠. 그런데 그 다음 날이었어요. 글쎄 식탁에서 고양이가 느릿느릿 걸으면서 사람이 마시는 물컵을 홀짝홀짝 마셔대고 있는 거에요. 산똘님 눈이 휘둥그레 지더라구요. 


산똘님은 차마 이래라, 저래라 할 수 없어 그냥 묵묵히 있었지요. 


나중에 알고 보니, 스페인에서는 자식 교육만큼이나 동물 교육을 중요시한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그래서 남의 집에 갔을 때 애완동물이 어떤 식으로 행동하는가에 따라 그 사람의 문화 수준과 생활 태도를 알게 모르게 판단하는 것이지요. 




평소에 소파에 앉아 즐기는 루니(반려견)와 찌찌(반려냥)는 시어머님의 보살핌을 받고 아주 즐겁게 생을 마감했는데요, 그 녀석들도 교육을 철저히 받았답니다. 가령, 잠잘 무렵이면 꼭 자신이 자는 곳에 가 잔다는 것! 함부로 이 아이들을 침대에 같이 하지 않고요, 이 녀석들도 자기 침대가 있다는 것을 인식해줘야 한다네요. 


그래서 잠잘 무렵은 찌찌는 부엌의 고양이 바구니에서, 루니는 서재의 루니 매트리스에서 잠을 재운답니다. 그런데 더 재미있는 사실은 잠잘 무렵이 되면 이 반려 동물들이 스스로 알아서 자기 자리를 찾아간다는 것이지요. (저는 고양이를 키우면서 같이 잔 적이 있어 아주 좋았는데 말이지요.^^)


또 한가지는 스페인에서는 사람들이 동물이 식탁에 오르는 것을 아주 꺼려하다 못해 경악합니다. 


음식을 만들고 있는데 고양이가 옆에서 지켜보는 것! 정말 경악합니다. 

교육을 못 했다고 흉을 받기 쉽습니다. 부엌에서는 식탁이든, 싱크대든 어디든 올라가지 못하도록 하는 것이지요. 또한, 함께 음식 먹는 자리에 고양이나 강아지가 옆에서 끼어서 식사하는 것도 그렇고요, 몰래 식사 도중에 음식을 던져주는 것도 이곳에서는 흉보는 일이 된답니다. 


특히 반려 동물이라고 해서 사람이 먹는 그릇이나 컵에다 입을 맞대도록 놓아두는 것도 경악할 일이랍니다. 


거리에서 산책할 때도 반려 동물 간에 오갈 때도 교육을 철저히 하고요.....


제가 제일 처음으로 키우던 사랑스런 고양이입니다. 

지금 다섯 마리의 고양이 '최초 엄마'가 되겠습니다. ^^



반려 동물은 인간에게 심리적 안정을 주는 특별한 재능을 가지고 있답니다. 그만큼 우리에게 마법 같은 치유의 힘을 주는데요, 대신 인간도 동물을 위해 규칙적인 일과와 보살핌이 필요하겠지요? 


아이고, 오늘은 여기까지입니다. 오늘은 (보통) 스페인 사람들이 특히 주의를 요구하는 반려 동물에 대한 교육 두 가지를 말씀드렸습니다. 즐거운 하루 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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