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만 되면 크리스마스 선물을 준비해야 하기에 저는 가끔 스트레스를 받습니다. 뭘 해야 하고, 어디에서 어떻게 뭘 사야 할지 고민이 되기 때문입니다. 게다가 선물을 사러 대형 마트에라도 가면 워낙 복잡하여 정신이 하나도 없답니다. 그래서 차라리 미리 선물을 느긋하게 준비하는 게 낫다는 생각이 들었답니다. 그런데 저만 그런 게 아니라, 우리 스페인 식구들 전부가 같은 생각을 하고 있었습니다. 하긴, 갑자기 아이들이 6명이니 이 아이들 선물을 준비하는 게 장난이 아니란 사실을 알게 되었기 때문이지요. 그래서 우리는 11월 중순부터 아이들 선물을 준비하게 되었습니다.
문제는 아이들이 정말 원하는 선물이 무엇인지 알아내는 것이었답니다. 무조건 장난감 가게에 가서 선물을 골라 사 오는 것은 의미가 없게 느껴졌기 때문이지요. 게다가 크리스마스 전후의 소비문화에 휩쓸려가는 분위기는 정말 싫었습니다.
그래서 아이들이 산타 할아버지께 받고 싶은 물건이 무엇인지 조사를 먼저 했습니다.
산드라: 종이접기 책, 팔찌 만드는 도구, 비밀 노트, 가짜 타투 등
누리아: 첩보원 워키토키, ?
사라: ???
받고 싶은 물건이 무엇인지 첫째만 확실히 알고, 쌍둥이 동생들은 주면 받고 아니면 말고 모드로 들어갔습니다. 우리 부부가 생각한 물건은
산드라: 가방, ???
누리아: 가방, 자전거, 인라인스케이트 보호대 등
사라: 가방, 인라인스케이트, 인라인스케이트 보호대 등
우리 부부도 잘 모르고 있지만, 아이들 마음을 캐면서 점점 뭘 갖고 싶어하는지 어렴풋이 알게 된답니다. 문제는 조카 세 명이 더 있으니 그 아이들 선물까지 마련해야 하기에 서두르지 않으면 안되었습니다.
그래서 지난주 우리 부부는 오직 아이들 선물을 목적으로 도시까지 내려갔습니다. 조카 세 명 선물을 먼저 고르는데 온종일 걸렸습니다. ㅠㅠ
우리가 좋아하는 걸 사면 안 되고 아이들이 좋아하는 걸 사기 위해 시누이와 동서 등에게 전화하여 알아봤습니다. 사진을 찍어 '이 선물 어때?' 물어보기를 여러 번, 드디어 선물을 샀습니다. 휴우우~ 세 아이는 해결됐습니다. 그러면 우리 아이들은?
다행히 동서와 시누이 측에서 아이들이 원하는 물건들을 어느 정도 선물로 구입하겠다는 겁니다.
동서: 제가 아이들 팔꿈치-무릎 보호대 책임질게요~ 큰 아이 실로 만드는 팔찌 도구도 한 번 알아볼게요~
시누이: 내가 워키토키, 비밀 노트, 사라에게 줄 선물 책임질게~ 그럽니다.
다행입니다. 우리는 이제 세 아이 선물을 생각해야 했답니다. 첫째에게는 종이접기책을~ 누리아에게는 자전거를, 사라에게는 인라인스케이트를 선물로 해주기로 했답니다.
주말에 아이들과 발렌시아 도시에 간 남편이
할머니, 할아버지께 아이들을 맡기고 선물을 사러 갔습니다.
저는 일이 있어 집에 남아 남편의 보고를 받고 있었습니다.
아이들이 금방 커가기 때문에 자전거는 중고로 사기로 했습니다.
사라는 친구 딸에게서 물려받은 자전거가 있는데, 누리는 아직도 어린애기용 자전거를 사용해
이 시기에 선물로 주기로 했지요.
남편은 110유로짜리와 똑같은 자전거를 35유로에 샀다면서 아주 좋아합니다.
그리고 사라 인라인스케이트 사이즈를 저에게 물으면서 살까 말까 고민입니다.
누리와 산드라는 있는데 사라가 없으니 사라고 했습니다.
40유로라면서 남편이 드디어 샀습니다.
아~ 어쩌겠어요? 아이들에게는 큰 즐거움을 주는 크리스마스인데
선물이 없으면 섭섭하겠지요?
대신 어른들은 딱 한 사람에게만 선물을 받기로 했습니다.
추첨을 통해 마니또 놀이를 하는 것이지요.
우리 부부가 뽑은 마니또는 동서와 시어머님~
두 사람 선물은 무엇이 될까요? 이제부터 또 고민입니다.
앗! 그런데 아이들 자전거 및 선물을 포장하여 숨겨놓아야만 합니다.
어차피 시부모님댁에서 크리스마스를 보내니 그곳에 숨겨야 하겠지요?
아이들이 못 보게 남편과 시부모님은 철저한 타이밍으로 아이들을 현장에 없게 했습니다.
아이들은 덕분에 할머니, 할아버지 손 잡고 놀러 갔습니다.
아이들 보살피는 시부모님께서 전해오신 동영상입니다.
그렇게 또 한 해의 크리스마스를 준비하는 가족들의 치밀함이 톱니바퀴처럼
잘 맞추어 흘러가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그런데 우리 부부의 마니또에겐 뭘 선물하면 좋을까요?
즐거운 날 되세요~
블로그에서는 하지 않은 맘껏 수다방으로 놀러 오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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