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 나바라(Navarra) 지방의 피레네산맥 여행을 다녀왔답니다. 이곳도 풍성한 숲과 높은 협곡, 아름다운 계곡과 풍경에 감탄사가 끊이질 않았답니다. 이렇게 아름다운 여행을 계획한 사람은 다름이 아니라 우리 스페인 시부모님이셨답니다.
그런데 결과적으로는 시댁 식구 모두가 다 함께 모이게 된 여행이 되었답니다. 발렌시아에서 오차가비아(Ochagavía)까지는 자가용으로 쉬지 않고 달리면 6시간이나 걸린답니다. 그 긴 시간을 참으면서 여행에 동참하게 된 시댁 식구들이 저는 아무리 봐도 신기했답니다.
여행의 시발점은 이렇답니다.
어느 날, 시어머니께서 전화를 걸어오셨습니다.
"얘들아, 우리가 5박 6일 피레네산맥의 단풍 구경을 하려고 하는데 산드라(만8세의 큰딸)를 데리고 여행할 수 있어. 산드라가 할머니, 할아버지와 함께 여행하고 싶다면 우리가 잘 보살펴줄게." 이러십니다.
역시, 손녀 사랑이 넘쳐나십니다. 그런데 아마도 시부모님께서는 적적하신가 봅니다. 그런데 남편이 이런 적적함을 알아챘는지 이런 말을 합니다.
"엄마~! 그럼 우리도 휴가 내서 같이 방갈로 잡아서 여행해요!"
그렇게 여행 계획이 시작되었답니다. 시어머니께서는 기쁜 마음으로 방갈로를 예약했습니다. 하지만 8인용 방갈로이기 때문에 침대 하나가 비게 되었답니다.
이 빈 침대가 아까우셨는지, 아니면 다른 시댁 식구들 생각이 났는지, 산똘님 여동생인 아가씨에게 이런 제안을 하십니다.
"있잖아. 우리 5박 6일 피레네 단풍 여행을 하기로 했는데, 침대가 하나 비게 되었어. 이쁜이(둘째, 아가씨의 만5세 딸 가명)가 원하면 우리가 같이 데리고 갈게~!"
그러자, 우리 아가씨는 그럽니다.
"아~! 그렇다면 나도 휴가를 내서 같이 동행할게요. 차는 발렌시아에서 제가 모는 것으로 할게요."
오! 덕분에 시부모님께서는 차를 직접 몰고 오시지 않아도 되었답니다. 그렇게 우리는 [참나무집]에서 출발하고, 시부모님과 아가씨는 발렌시아에서 출발하기로 했답니다.
그런데 막내인 서방님이 안타까우셨는지, 시어머니께서는 이런 말을 하셨습니다.
"우리 다 함께 여행하게 되었는데, 정말 미안하다. 네가 갈 수 없으면 그곳에서 원하는 특산물 사 오마~!"
하지만 서방님은 국제적인 미팅 및 회사 일로 갈 수가 없었습니다. 그렇게 우리는 세 가족(시부모님 + 우리 가족 + 아가씨 가족)이 함께 여행하게 되었답니다.
그런데 바로 피레네로 출발하는 날 아침, 서방님이 갑자기 전화를 걸어오기 시작합니다.
"얏호~! 일이 미뤄져서 휴가 낼 수 있어요! 우리가 갈 수 있으니 방갈로 한 채를 더 빌리도록 해요!"
이렇게 하여 우리 시댁 식구들 전부가 여행을 함께 할 수 있게 되었답니다. 귀찮아 보이는 여행인데 다들 즐거운 마음으로 동참하는 게 참 보기 좋았네요.
게다가 끼니마다 다 함께 모여 요리하고 음식 먹는 모습이 참 스페인 사람들답구나 싶었답니다.
이거 은근히 스페인 시부모님께서 가족을 다 함께 모이게 하는 방법을 알고 계시구나! 하고 느꼈는데, 여러분은 어떤가요? 강요하지 않고 자식을 품는 방법이 저는 참 좋습니다. 항상 이런 태도를 저도 배우면서 살고 싶네요.
저는 이 여행에서 참 즐거운 추억을 만들었답니다. 좋은 풍경과 에피소드에 한참을 같이 웃기도 하고, 그렇게 공통된 추억을 쌓는 게 매우 즐거웠답니다. 커피 좋아하는 시아버님과 서방님, 나........ 에 관한 커피 에피소드와 피레네산맥을 넘어 프랑스 피레네, 우리가 머문 캠프장 방갈로 등 곧 이야기보따리 풀어드릴게요.
그럼 오늘도 즐거운 하루 되시고요, 화이팅!!!
블로그에서는 하지 않은 맘껏 수다방으로 놀러 오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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