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집 고양이 볼리따가 혼자 몰래 새끼를 낳아 길러서 저에게 데리고 왔습니다. 아직 어린 고양이라 배가 그렇게 부르지도 않았는데, 벌써 새끼를 낳아 막 태어난 꼬물이도 아닌, 어느 정도 자란 애기들을 데리고 왔습니다.
아~! 어쩌다가 혼자 몰래 새끼를 낳았을까요? 처음에는 절 믿지 못해 집 나가 몰래 새끼를 낳은 줄 알고 섭섭했답니다. 하지만, 아이들을 보니 생각이 좀 바뀌었습니다.
참고로 우리 집은 고양이를 집안에서 키우지 않고 밖에서 키운답니다. 남편이 고양이털 알레르기가 있어 집안에서 키울 수 없을뿐더러, 해발 1,200m 스페인 고산의 자연에서 사는 우리로서는 동물들에게도 가둬 키우는 것보다 풀어서 자유롭게 키우는 게 더 좋을 듯했습니다. 그래서 고양이를 자연에서 놓아두고 키우고 있지요.
그래서, 집고양이와는 달리, 야외에서 활동하는 우리 집 고양이는 야생의 생태계에 적응하여 생활하고 있지요. 그 대표적인 예가 바로 암고양이가 몰래 새끼를 낳고 키워왔다는 것이지요.
왜 암고양이는 새끼를 몰래 낳았을까요?
볼리따가 데리고 온 새끼들을 보니, 잘 키워서 포동포동 살이 올라 있었습니다. 여태까지 잘 버티고 키워온 것이 참 대견하기도 했답니다. 하지만, 몰래 숨겨서 키워올 이유가 있었을까요?
암고양이는 위험이 감지될 경우, 새끼 낳을 장소를 물색하고 그곳에서 몰래 새끼를 낳아 기른답니다. 적에게 보이지 않는 곳, 누군가가 함부로 데려갈 수 없는 곳에서 새끼를 낳는 것이죠. 그런데 다른 이유도 있답니다.
사실, 우리 집 대장 고양이인 수고양이 네로가 다른 곳에서 몰래 와 우리 암고양이를 유혹하는 줄무늬 수고양이와 매번 싸우는 일이 있었습니다. 네로는 자기 영역을 지키기 위해 줄무늬와 목숨 걸고 싸워대고 있었지요.
▲ 우리 집 네로(시커먼 수고양이)
그런데 볼리따가 낳아온 새끼는 네로의 자식이 아닌, 줄무늬 고양이의 자식이었습니다. ㅡ,ㅡ
▲ 볼리따가 낳아온 두 마리 고양이 - 줄무늬(좌), 까만(우, 잘 보이지 않음) 고양이
그래서 아마도 함께 사는 볼리따가 어딘가에서 몰래 새끼를 낳은 것이지요. 고양이들 사이에는 수고양이가 새끼 고양이를 해치는 경우가 있습니다. 우리 집 수고양이 네로도 자비롭지는 않았겠지요. 자기 새끼도 잘 봐주지 않는데 남의 새끼는 더 봐주지 않는다는 것이죠. 왜냐하면 줄무늬 수고양이의 유전자를 가지고 태어난 녀석들이 아마도 비슷한 냄새를 풍기기 때문에 네로의 표적임이 확실했으니 말입니다.
볼리따는 그걸 탐지했는지 멀리 나가 몰래 어딘가에서 새끼를 낳아 길러온 것입니다.
새끼가 어느 정도 자라나니 그제야 저에게 보여주는 볼리따, 어서 보라면서 자꾸 소개해주는데 측은해졌습니다.
자신이 이렇게 혼자 키웠는데, 이제는 집주인이 먹이를 줘도 될 시간이라는 걸 가르치듯 자꾸 아이들을 소개합니다. ^^*
▲ 제게 신호를 보내면서 자신의 새끼를 보여줍니다.
▲ 그렇게 우리 앞에 데리고 온 두 고양이 새끼와 친해지는 시간을 가져야겠습니다.
그동안 얼마나 큰 스트레스였을까? 볼리따에게 측은해진 시간이었네요.
이제부터 두 아이들을 제가 더 유심히 키워야겠습니다. ^^*
그 이야기는 다음 동영상에 담아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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