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발 1,200m 스페인 고산의 날씨는 여전히 선선하답니다. ^^ 다른 곳과는 다르게 온도가 그렇게 쉽게 올라가지 않네요. 오히려 선선하여 식물 성장이 참 느리답니다. 그런데도 우리 집 텃밭에서 저는 첫 수확을 하게 되었습니다. 물론, 수확이라 하기에는 우스운 솎아주기였지만, 솎은 채소로 맛있는 음식도 해 먹으니 그야말로 첫 수확이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요즘에는 하루건너 하루 비가 오기 때문에 식물이 쑥쑥 성장할 것 같음에도 기온이 낮아 성장 속도는 정말 더디더라고요. 비 온 후, 나간 텃밭 풍경은 아직도 클 듯 말 듯 얼굴을 내미는 채소를 볼 수 있었습니다.
상추, 고추, 오이, 호박, 쌈 채소 등 우리 집 텃밭 작물은 여전히 이렇게 작습니다. ^^;
그런데 얼갈이배추는 우와~ 낮은 온도에서도 이렇게 잘 자라주고 있습니다.
둘째인 누리가 배추씨를 촘촘히 뿌려줘 솎아줘야만 했지요. ^^
그런데 저는 조금 더 키워서 솎아준답니다. 왜냐하면, 작아도 맛은 끝내주기 때문에 한두 번씩 솎아주면서, 먹어주면서 채소를 재배하거든요. 그래야 한 번에 수확하여 처치 곤란한 경우가 없답니다.
어느 정도 오른 배추를 잘 뽑아 바구니에 담아줍니다.
촘촘히 바구니 넘치도록 수확했는데요, 우와! 저 날 기분이 상당히 좋았습니다.
얼갈이배추라도 김치를 담글 수 있다는 생각에 말이죠. ^^*
이렇게 흙을 털어주고 다듬었습니다.
하나하나 정성껏 다듬어주는 시간이 꽤 길었음에도 그냥 기분 좋게 그 시간을 만끽했습니다.
정말 아이들이 어렸을 때는 피곤함이 꽤 몰려왔었는데, 지금은 이 시간이 정말 좋은 것 있죠?
다 다듬고 나니 엄청나게 많았습니다.
그래서 잘 씻어 헹구어 겉절이 김치를 짜잔~! 했습니다.
풋풋한 봄 향기가 느껴지는 겉절이 김치가 정말 맛있었어요.
통째로 다 묻혔는데 얼마나 풋풋한지 다음에 솎갈이할 생각에 벌써 설레어왔습니다.
스페인 남편인 산똘님도 얼마나 좋아하던지! 저 날 돼지고기를 구워 함께 먹었답니다.
엄청나게 잘 먹어줘 기뻤답니다.
숨이 죽어 양이 적어졌지만, 이렇게 조금씩이라도 만들어 먹을 수 있다는 생각에 어서 또 텃밭으로 달려가고 싶었지 뭐에요? 역시, 이런 게 텃밭 관리하는 자의 큰 즐거움이 아닌가 싶습니다.
여러분, 오늘도 즐거운 하루 되세요.
화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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