뜸한 일기/자연

아이들과 함께 가꾼 6월 우리 집 텃밭

스페인 산들무지개 2018. 6. 15. 0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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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 중순, 또 싱싱한 세계로 한 발짝 더 나아가고 있습니다. 녹음이 무척 짙어지는 요즘입니다. 한국은 벌써 무더위로 고생한다는데, 해발 1,200m의 스페인 고산평야는 이제야 추위가 완전히 물러나고 슬슬 더위가 바짝 다가오는 것 같습니다. 

6월의 우리 집 텃밭도 활력을 받아 조금씩 채소가 성장의 폭을 넓혔습니다. ^^


 

우리 집 텃밭의 샘에서 본 고산평야의 풍경이지요. 

샘이 있으니 구유가 있고, 구유가 있으니 채소에 물을 댈 수 있는 수조도 있습니다. 

[참나무집] 가족에게는 아주 전형적인 일상인데 여러분께는 상당히 이국적인 풍경이지요? 

양치기 아저씨가 양 떼를 몰고 가는 풍경, 참 평화롭습니다. 

 

 

그런데 우리의 고산에 몇 주 전부터 계속~ 비가 왔기 때문에 이렇게 자잘한 풀들이 자라나고 있었습니다. 

 

 

 

요즘 큰 아이는 필라테스와 피아노 과외 활동을 하기에 쌍둥이들만 계속 데리고 오게 되었네요. 이 작은 마을에 학원은 없지만, 엄마들이 가르쳐주는 재능기부 수업이 있어서 하게 되었습니다.  

우리 쌍둥이 아이들은 풀 뽑기에 나섰습니다! 

헉?! 누리는 낫을 사용하게 해달라고 졸라서 엄마의 보호 아래 낫으로 풀을 자릅니다. @.@

 

 

 

그리고 그날 방울토마토 모종을 심기로 했지요. 

재미있게도 두 아이가 척척 모종을 심습니다! 아이들이 계속 엄마와 함께 텃밭에 온 보람이 있습니다. 이렇게 알아서 척척 해내는 일이 참 신기하더라고요. 씨 뿌릴 때부터 모종 심을 때까지 아이들이 다~ 도와줘서 정말 한결 수월했습니다. 

땅을 파고 누리가 물 주면 그곳에 사라는 모종을 놓아 흙을 덮어 꾹꾹 심어줍니다. ^^ 

 

 

풀도 어느 정도 뽑고 방울토마토도 심었으니 이제 물 주는 일만 남았겠죠? 

스페인 고산에서는 수조의 물을 열어 밭으로 끌고 와 물을 댑니다. 

 

 

호박, 열무, 빨강 무, 고추, 상추 등이 폭을 넓게 하면서 잘 자라고 있습니다. 

 

 

방울토마토 모종을 심은 후 풍경 ^^ 조금더 자라면 대를 받쳐줘야겠지요? 

쌍둥이 아이들 둘이 얼마나 각별히 신경을 쓰던지, 학교 끝나면 어서 텃밭 가자고 성화입니다. 

"왜 가고 싶니?" 하고 물으면, 방울토마토 잘 자라게 물을 줘야 한다네요. 

 

 

 

방울 토마토 심고 난 후 아이들은 딸기 수확에 들어갔습니다. 

엄마는 수조의 물을 열어다 물을 주고 있고요. 

 

 

짜잔~ 아이들이 딴 딸기. 

딸기를 따자마자 바로 샘에서 씻어 먹어 사실, 집에 가져가는 딸기는 별로 없답니다. 

하지만, 텃밭에서 가장 큰 추억을 주는 딸기는 아이들의 특별 간식이 아닐 수 없습니다. 

 

 

6월의 우리 집 텃밭 풍경 참 멋지죠?! 해 지는 오후의 역광을 받아 더 빛나는 저녁의 풍경입니다. 

딸기, 얼갈이배추, 쌈 채소, 고추, 상추, 빨강 무, 열무, 방울토마토, 맥주에 쓴 맛을 주는 덩굴식물인 홉스(hops), 오이 등등.

이제 막 자라나는 모습이 정말 신선하네요. 

 

 

텃밭에는 각종 허브도 있는데, 오레가노도 풍성하고, 위의 개박하(캣닢)도 풍성하게 자라납니다. 

너무 풍성해서 풀처럼 자라나 가끔 손질을 해주지 않으면 밭 전체를 덮습니다. ^^; 

 

 

한국식으로 올해는 상춧잎을 하나하나 따서 먹는 데 정말 좋더라고요. 

스페인에서는 상추가 다 자라면 뿌리째 뽑아먹거든요. 그런데 한국식으로 하니, 필요할 때마다 상추를 뜯어 먹을 수 있어 엄청나게 좋습니다

 

 

텃밭의 꽃은 환상이죠! 풀은 다 뽑지만, 꽃은 잘 안 뽑는 산들무지개.

그녀가 사랑하는 꽃, 개양귀비꽃입니다.

텃밭 가장자리에는 지금 한창 개양귀비꽃이 시야를 아름답게 밝혀줍니다. 

 

 

논에 물 대는 것처럼 이렇게 물을 대니 대지는 흠뻑 젖어 들어가 정말 식물이 잘 자랄 것 같습니다. 

 

 

이제 집으로 돌아갈 시간, 저는 상추 및 쌈 채소를 잔뜩 수확하여 가고요, 아이들은 이렇게 놀다간 흔적을 남기고 갑니다. 

 

 

얼마나 재미있게 놀았는지, 그 흔적에서 아이들의 열정이 보입니다.


 

그렇게 집으로 돌아가려는데, 으악! 뱀! 

하고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습니다. 하지만, 이곳의 물뱀은 독이 없다는 사실을 알기에..... 

방방 뛰지는 않았습니다. 대단한 발전을 하고 있는 산들무지개. 전 같았으면 징그럽다고 근처에도 못 갔을 텐데 말이지요.

지금은 사진까지 찍는 이 대담함. 아마 환경에 적응한다는 말이 이 일화를 두고 하는 말이 아닌가 싶습니다. 

 

 

어차피 우리는 자연, 동물과 공생하는 생태계의 한 부분이니 말입니다.

저 뱀에게는 우리 인간이 참 위협적인 존재일 테니 말이지요. 각자의 영역을 존중하며 공생하는 게 최고죠~!

우리는 물뱀을 뒤로하고 텃밭에서 수확한 6월의 신선한 채소를 들고 집으로 돌아왔습니다. 

자연의 소소한 이 일상이 6월의 햇살처럼 우릴 포근하게 하네요. 

여러분, 오늘도 즐거운 하루 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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